[퍼시픽림:업라이징] 리뷰: 길예르모를 버리고 中 자본을 택한 처참한 댓가 ★★☆
18.03.22 17:53
[퍼시픽 림:업라이징, 2018]
감독:스티븐 S. 드나이트
출연:존 보예가, 스콧 이스트우드, 케일리 스패니, 아드리아 아르조나
줄거리
전 세계를 초토화시켰던 전쟁 이후, 지구 종말의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 더 강력하게 진화한 적들의 공격이 인류의 재앙을 불러오고 최정예 파일럿과 업그레이드 된 거대 로봇 ‘예거’ 군단은 사상 최대의 반격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적의 등장으로
인류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데…
전작인 <퍼시픽 림>을 재미있게 본 관객의 입장에서 후속작인 <퍼시픽 림:업라이징>을 소감을 말하자면, 대체 왜 길예르모 델 토로를 하차시켰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물론 <퍼시픽 림>은 각본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영화에 개연성과 같은 구조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는 법. 공포 영화속 악령이 사람을 괴롭히는데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바보 같은 기준을 둘 수 없듯이, 괴수와 거대 로봇의 격돌에 초점을 맞춘 <퍼시픽 림>과 같은 영화에 각본의 완벽함을 잣대로 둘 수 없는 법이다. 적어도 1편은 영화가 지닌 초점이 방해받지 않은 선에서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를 유지한 편이었다.
어차피 괴수와 로봇이 싸우는 것이 메인이기에, 그 외의 이야기는 메인을 보조하는 정도면 된다. 길예르모 델 토로는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고, 1편의 이야기를 단조롭게 구성해 후반부의 볼거리에 모든 요소를 집약시켰다. 제작진은 길예르모의 퇴출사유였던 개연성을 우선으로 한 이야기 완성에 집중하며 그가 완성한 각본의 중요 요소를 전부 수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변경된 내용에는 이 영화의 대주주인 중국 자본을 고려한 내용들이 추가되었으니...여기까지 이야기한다면 이번 시리즈의 심각한 문제가 무엇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수정된 <퍼시픽 림:업라이징>의 이야기는 그러한 완성도를 높인다는 미명하에 여러 요소들을 덧붙이게 되었고, 그로 인해 완성된 이야기는 산만하기 그지없게 되었다. 원래 이야기는 1편의 주인공 이었던 롤리 베켓(찰리 허냄)과 마코 모리(키쿠치 린코)를 다시 메인에 세우는 것이었지만, 스탁커 펜테코스트(이드리스 엘바)의 아들 제이크(존 보예가)를 메인에 내세우게 되면서 전작의 연계성을 무시하게 된다. 그로인해 롤리 베켓의 행방과 마코 모리가 왜 예거가 아닌 지휘관이 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한 기본마저 무시된 채 완성된 이야기는 여러 개의 사건을 대입시켜 개연성을 높인 것처럼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쓸때없이 늘어진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 요인에는 이번 영화의 핵심적인 배경인 중국 회사와 인력, 자본에 대한 언급이 정면으로 등장한면서 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예거를 공격한 새로운 예거에 대한 미스터리는 카이주와 대결해야 할 이 영화의 핵심을 벗어난 채, 새롭게 합류한 중국인 캐릭터들을 부각하는 요소였다. 이 캐릭터들이 극 중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인 만큼 악역과 같은 캐릭터로 밀고 나갔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후반 들어 이들을 선역으로 변경하는 황당한 일을 저지르기에 이른다. 이렇게 되면 그렇게 큰 비난을 받았던 1편의 이야기가 나았음을 깨달을 것이다.
결국, 길예르모 델 토로가 하차한 것은 중국 자본에 의해 넘겨진 제작사의 횡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각한 중국 요소에 대한 부각으로 인해 전편보다 더한 이야기의 난립이 진행되었고, 그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을 포기하고 빠른 편집에 의존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영화의 핵심인 카이주와 예거 군단의 격돌은 후반부에 잠시 등장할 따름이며, 이때까지 인간과 인간이 싸우고 분쟁하는 기대하지 않은 엉뚱한 내용만 오갈 따름이다.
영화를 살린 것은 길예르모 델 토로가 남긴 유산인 카이주와의 격돌이 이뤄진 마지막 전투 장면이었다. 우려되었던 <트랜스포머> 식 액션 보다는 전작이 보여준 거대 로봇의 움직임과 파괴력 속에 한층 진화된 카이주 무리의 공격까지 더해지면서 나름의 볼거리가 완성되었다. 이 장면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면 <피시픽 림:업라이징>은 극장에 절대 걸리지 말았어야 했다.
쿠키 영상을 통해 3편을 예고하고 있지만, 현재의 완성도를 봤을때 지금의 연출진과 제작진을 교체한 상황에서 진행되는게 옳다.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버리고 원작자인 길예르모 델 토로를 복귀 시키거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투자 구성과 제작진의 역량을 봤을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길예르모 델 토로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로봇 액션물이 아류작으로 전락할 것 같아 더욱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퍼시픽 림:업라이징>은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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