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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는 제 2의 도가니가 될 수 있을까

11.10.27 13:42

 
 
 
 
도가니의 열풍은 대단했다. 영화와 원작소설의 모티브가 된 인화학교 학생 성폭력 사건 관련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경찰은 수사를 재개하고, 광주교육청은 인화학교의 법인인 우석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기까지 했다. 언론은 연일 인화학교에 대해, 피해자에 대해, 성폭력에 대해, 장애우들의 인권에 대해 기사를 쏟아냈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도가니가 개봉한지 어언 한달, 사회이슈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듯 닮은 듯한 완득이가 개봉했다. 완득이는 제 2의 도가니가 될 수 있을까.
 
 
 
평범한 성장영화 '완득이'
 
 
 
지난 주에 개봉한 완득이.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인 완득이는 학생과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룬 성장영화다. 아버지, 삼촌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는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완득이가 간절히 바라는 건 사사건건 간섭하는 담임 똥주쌤이 없어지는 것. 툭하면 집에 찾아와서 아버지와 술상을 벌이고 학생들이 있는 앞에서 숨기고 싶은 가족사와 사생활을 폭로해 완득이를 창피하게 만들어 가출을 계획해보지만 완득을 향한 똥주쌤의 관심을 식을 줄을 모른다. 이렇게 소심한 반항아 완득이와 오지랖 선생 똥주의 유쾌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바로 완득이다. 
 
 
유쾌함 속의 진지함
 
 
완득이는 성장영화이지만, 내용을 촘촘히 살펴보면 결손 가정과,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다. 영화 초반만 보면 10대 반항아 완득이가 좌충우돌하며 세상을 알아가는 성장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중반을 넘기면서 슬슬 본론에 다가가게 된다. 장애인 아빠를 둔 완득이, 완득이도 모르고 있던 친어머니가 알고 보니 한국으로 이주해온 필리핀 여성이었고 똥주쌤도 알고 보니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었다. 도가니가 성폭력 사건을 드라마를 가미한 재연으로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분노를 일으켰다면 완득이는 우리들의 삶을 비추고 그 안에서 사회의 문제들을 잔잔하게 비추어 냈다.
 
 
 
완득이는 제 2의 도가니가 될 수 있을까
 

관객들은 영화 도가니의 내용에, 약자들의 당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의 모순에 분노했다. 아니 분노할 수 밖에 없도록 실화가 충격적이기도 했다. 그게 비하면 완득이는 잔잔하지만 완득이와 똥주쌤이라는 친근한 캐릭터로 관객의 입장에서 친근하고 유쾌하게 영화를 보고 한번쯤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도가니보다 친근하게 다가온 완득이, 이미 박스오피스 1위를 점령하고 이번 주말이면 100만 관객을 넘본다는 데… 사회적 문제를 다룬 도가니에 열광한 관객들은 완득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혹시, 완득이는 제 2의 도가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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