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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리뷰: 두 남자의 치열한 대결!…이 아닌 정신분석 싸이코 드라마 ★★☆

18.03.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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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2018]
감독:추창민
출연:장동건, 류승룡, 송새벽, 고경표

줄거리
인적이 드문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최현수’. 가족이 지낼 사택을 보러 가는 날, 안개가 짙게 깔린 세령마을 입구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중 갑자기 뛰어나온 여자 아이를 쳐 교통사고를 낸다. 너무 놀란 ‘최현수’는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호수에 아이를 유기한다. 아이의 실종으로 마을은 발칵 뒤집혀 수색 작업이 시작되고,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보자 광기 어린 분노에 사로잡힌, 마을 대지주이자 아이의 아버지 ‘오영제’. 사고가 아니라 사건이라고 판단한 그는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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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라고 말한 '스파이더 맨' 피터 파커 삼촌의 말처럼, 유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영화화하는 것에도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영화로 공개되기 전 부터 수많은 애독자들의 기대치를 한몸에 받는 만큼, 이에 못지않은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부담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잦은 개봉연기로 완성도에 대한 불신을 불러왔던 <7년의 밤>이 드디어 실체를 공개했다. 연기력과 흥행성을 보장한 스타급 배우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완성도와 흥행을 모두 잡은 추창민 감독이 참여한 만큼, <7년의 밤>은 그 기대에 부응했을까?

사실 <7년의 밤>의 애독자로서 원작의 영화화 소식에 대해 살짝 불안감을 느꼈다. 영화화 할만한 요소는 다 갖춘 작품임은 분명했지만, 원작의 구성이 인물의 심리묘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서사성을 전제로 진행되어야 할 영화가 이 부분을 잘 살려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애석하게도 <7년의 밤>의 영화 버전은 그 우려를 극복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영화가 다르게 정의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지만, 영화가 자신 있게 강조한 스릴러라는 장르적 관점에서 봤을 때 그리 매력적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쉬움의 여운이 큰 작품이었다. 

원작이 네 남자의 엇갈린 운명과 갈등을 유기적인 관계로 그려내 긴장감을 형성했다면, 영화는 두 아버지 최현수와 오영제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곧 원작과의 차별을 두면서 실사화 과정으로 인한 전개의 산만함을 조기에 막고자 한 의도였다. 덕분에 영화가 의도하고자 한 최대 장점이 드러나게 되었다. 장동건이 연기한 오영제의 싸이코패스적인 면모가 원작에서 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그려졌으며, 류승룡의 최현수, 송새벽의 안승환, 고경표의 최서원등 캐릭터의 입체적인 성격이 강화되었고 선역,악역의 구분 없이 캐릭터들의 행동에도 그럴듯한 명분이 생기게 되면서 강렬한 시너지가 담긴 남성적인 드라마가 완성되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배우들의 열연을 칭찬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스릴러의 구도가 분명하게 그려져야 했지만, 어째서인지 영화는 스릴러로서의 두 남자의 대립보다는 두 남자의 심리 묘사에만 치중하고 있다. 오영제의 성격과 두 여자의 부제로 인해 극단으로 치닫는 싸이코패스적 성격의 부각과 최현수의 죄책감이 불러오게 되는 파장이 깊이 있게 그려졌지만, 과연 이것이 원작 팬과 일반 관객이 보고 싶어 한 장면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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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은 영화가 아닌 정신분석 영상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올 정도로 두 캐릭터의 방황, 집착, 분노를 담아내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캐릭터의 면모와 작품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원동력이 되지만, 과도한 캐릭터의 묘사와 정서적 분위기 강조는 본래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방해가 된 것은 이미 여러 팬의 한국 스릴러가 보여준 큰 실수 중 하나였다. 

인물의 행동 이유와 대립적인 관계가 분명하게 그려진 설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7년의 밤>은 이것을 장르적으로 가져가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비슷한 형태의 스릴러 <살인자의 기억법>이 원작자 김영하의 내면 묘사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이야기 중심의 각색을 했던 것처럼 (물론 그 과정에서 장단점이 발생했지만, 적어도 스릴러다운 이야기는 살았다.) <7년의 밤>도 그러한 과정을 참고했어야 했다. 세령마을이라는 한정적 공간과 7년의 시간이라는 시점적 설정을 생각해 봤다면 원작보다 더 매력적인 스릴러로 탄생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다. 

이번 영화가 이야기적인 부분에 있어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증거는, 극 중 최현수의 아내로 등장하는 문정희의 행방이 분명하지 않게 마무리 되었다는 것에 있다.(원작에는 짧게나마 언급된다.) 편집상 실수인지, 의도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흐름과 치밀함에 관심을 두었다면 이 부분을 허투로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더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던 추창민 감독의 전력을 생각해 본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추창민 감독은 오영제와 최현수 두 사람을 다른 생각을 지닌 아버지로 정의해 그들만의 정의가 담긴 드라마를 완성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관점에서 영화를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영화적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너무나 큰 아쉬움이 남는다.

<7년의 밤>은 3월 28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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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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