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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웃사이더를 사랑하는 그녀… '소공녀'의 이솜

18.03.3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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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를 통해 국내 영화서 보기 드문 캐릭터인 미소를 연기한 이솜. <마덤 뺑덕> <범죄의 여왕>부터 지금 영화 속 캐릭터를 보자면 아웃사이더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세상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당당한 아웃사이더의 모습이 바로 그녀의 진짜 모습일까?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영화는 배우 스스로가 각본을 읽고 마음에 들어서 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어떤 점이 끌렸나?

내가 원래 광화문 시네마의 팬이다. 제작사의 전작인 <범죄의 여왕>의 마지막 쿠키 영상인 <소공녀> 예고편을 보고 큰 흥미를 느꼈다. 쌀을 흘리며 걸어가는 여자 캐릭터의 모습이 묘해서 호기심이 갔었고, 캐스팅 전 단계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관심을 표하게 되었다. <소공녀>의 주인공이 술담배를 좋아하는 30대 여성이며, 비슷한 나잇대의 배우가 캐스팅 될 거라 들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범죄의 여왕>의 인연으로 시나리오가 들어오게 되었다.


-첫 단독 주연작이나 다름없는 작품이다. 그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이 작품은 정말 즐기면서 했다. 그래서 그런 부담감은 없었다. 지금의 <소공녀>를 관객들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우선이었다. 


-미소와 본인의 닮은 점이 있다면?

내가 생각했을 때 미소는 참 멋진 친구다. 현실에 없는 캐릭터다. 그 점에서 봣을때 내가 참 부족하다. (웃음) 닮은 점이라면 미소처럼 우정과 사랑, 여유가 있다는 것 정도다. 


-캐릭터의 상황과 행동에 공감이 갔었나?

미소를 이해하기 위해 의문점을 많이 두지 않았다. 캐릭터 분석을 했을때, "이 친구는 왜 집을 나왔지?"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여러 번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던질 때 마다 끝이 없으니 나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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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는 게 있다면?
 
집을 버릴 만큼 좋아하는 것을 정하기가 참 어렵다. (웃음) 아직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  평소 내가 뭐를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을때,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 하루 한 잔은 꼭 마시고, 영화를 좋아해서 무조건 영화관서 영화를 보는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것...이 세 가지는 포기하지 못할 것 같다. 


-미소의 지병에 흰머리 설정이 들어간 이유는? 

그건 그냥 미소가 좀 아팠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생각이었다. (웃음) 아마도 미소가 지출하는 것 중에 꼭 해야 하는 것을 넣고 싶으셨던것 같다. 


-미소의 유니크힌 패션 센스가 인상적이다. (웃음) 가난한 와중에도 패션 센스는 포기하지 않는 캐릭터인데, 어떻게 설정했나?

집을 나오기 때문에 따뜻하게 껴입는 것을 고려한 것 뿐인데, 아무래도 의상 팀에서 스타일링을 잘해줘서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웃음) 내 의견이 들어간 옷도 있었지만, 의상팀에서 잘 믹스해 준 것 같다. 


-흡연 신이 굉장히 많았는데, 직접 연기할 때 어렵지 않았나?

아무래도 미소가 집을 버릴 만큼 좋아했던 거여서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전 작품에서 담배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해서 어렵지는 않았는데, 흡연 신 한 번 찍을 때 마다 다양한 각도서 촬영해야 해서 연달아 피웠던 게 조금 힘들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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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과의 커플 연기는 어땠나?

재홍 오빠는 몇 년 전 부터 함께 호흡하고 싶은 배우였었다. <족구왕>때부터 봐왔고, <마담 뺑덕>으로 영화제 신인 후보로 올라았을때 함께 후보에 올라서 여러번 뵙고 인사드렸다. 서로 긴장하고 어려운 상태에서 오빠가 먼저 인사를 해주었고, 특유의 인간미와 농담으로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광화문 시네마의 페르소나였고, 한솔역으로 먼저 떠오른 사람도 재홍 오빠여서 꼭 같이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다행히 오빠가 함께한다 해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실제로 호흡했을 때도 워낙 연기를 잘해서 그런 인간미가 묻어난 것 같았다. 


-손바닥 장면은 아프지 않았나?

안재홍 오빠의 인간미가 거기서 드러났다. (웃음) 오빠의 손이 실제로도 굉장히 크고 두꺼웠다. 영화 속 장면이 실제 손바닥 때리기 게임이었는데, 사전 연습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현장에서도 너무 자신감 있게 했는데, 오히려 그게 화근이었다. 오빠가 진짜 세게 때려서 손에 멍이들 정도였다. 그래서 오빠가 촬영 끝나고 나서 너무 미안해했다. 


-전작인 <마담 뺑덕> <범죄의 여왕> 영향 덕분인지 아웃사이더 성향의 캐릭터와 잘 맞는것 같다. 본인도 그런 캐릭터에 끌리는 편인가?

아무래도 그렇다. 내가 좀 그런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화장을 거의 안 했다고 들었는데?

맞다. 거의 안 했다. 주근깨가 보이게 했고 되도록 30대처럼 보이려고 했다. 촬영했을 때 부터 외모를 내려놓아서 망가지는 건 감수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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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주변인들에게 부재가 된 것을 채워주는 우렁이 각시 같은 존재다. 미소의 주변인들에게 공통으로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글쎄... 아마도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워 했던 게 무엇인지를 한 번쯤 생각나게 하는 것의 미소의 역할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미소는 그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들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평소에도 주변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편인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오히려 그 반대다. 내 고민을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하는 걸 즐긴다고 할까? 그런데 <소공녀> 촬영하고 나서는 앞으로는 내가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전고운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내가 감히 말하자면 좋았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를 가장 중점 있게 보셨고, 즉흥적인 연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셨다. 아무래도 시나리오를 직접 쓰셔서 그런지 본래 의도에 맞게 잘 맞추신 것 같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블랙 코미디 설정이다 보니 그에 어울리는 센스있는 유머들도 잘 담긴 것 같아 좋았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의견에 귀를 잘 기울여 주셔서 소통할 줄 아시는 연출자였다. 감독님이 앞으로도 잘 되셨으면 좋겠다.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한솔이가 사우디 간다고 했을 때 미소가 화가 나서 닭꼬치를 버리는 장면이었다. 한솔이는 그걸 보고는 다시 자기 비닐 봉지에 넣는다. (웃음) 그게 참 귀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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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실제 남친이 한솔이라면? 

내 개인적으로는 사우디로 간다 했을때, 뜯어말리려 할 것이다. 근데 자신이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고 안되니까 내린 결정이어서 존중을 해줄 수 있을 거라 본다. 나 역시도 한솔이를 기다릴 것이다. 


-한솔과 미소가 부딪치는 대목은 사실 현실에서 연인들이 흔히 싸우는 대목 중 하나다. 이상과 경제적 현실의 싸움인데... 이솜 본인의 지향은 무엇인가?

나는 반반이다. 하고 싶은것을 살아야 하면 이상적인 것도 있지만, 어쩔수 없이 오는 현실적인게 있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거는 하면서 사는 편이다. 


-미소는 한솔을 어떻게 알았고, 미소는 한솔의 어떤 점을, 한솔은 미소의 어떤 점을 좋아했나?

미소는 한솔이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좋아해준 그 부분이 참 크다. 왜냐하면 미소도 가진것이 없고, 한솔도 가진게 없다. 단지 '좋아해서'가 전부였다. 그리고 어떻게 만났냐면은...(의미심장하게 웃음) 같은 회사 아니면 공장에 있었을 수도 있었고, 같은 학교에 나온 게 아닌가 싶다. 


-회사의 임원인 정우성 이사와 평소 이야기를 나누는 편인가?

사실 많은 이야기를 내가 안하는 편이다. 선배님은 말은 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잘 아는 편이시다. 선배님은 회사의 이사 시기에 매니저 분들과도 잘 소통하는 편이다. 선배님 외에도 두 분의 이사님도 계셔서 (이정재, 하정우) 그분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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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 인생을 돌아본다면?

지금까지 내 청춘을 봤을 때는 다들 그렇듯이 굉장히 치열하게 살았다가 느슨하게 살고 있다. 그걸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사회 초년생의 성장통을 그렸다면, 이 영화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세대의 고민을 담았다.  우리 세대의 주요 고민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무래도 내 친구들의 고민은 직장 생활인 것 같다. 그리고 결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너무 빡빡한 생활이다 보니, 현실에 치우쳐 직장 생활에 치여있는 모습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 반면에 20대 초반의 결혼한 친구도 있다. 애기가 둘인데..그 친구는 그 친구 나름대로 고민이 있다. 


-미소는 도시의 영혼 같은 존재다. 상처받았지만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도시를 떠나지 않는 모습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미소를 단순한 개인 캐릭터가 아닌 상징적인 요소로 정의하자면 무엇이라 보는가?

나는 처음 미소를 마주하면서 이 캐릭터는 비현실적인 존재라 생각했다. 어떤 분들은 미소가 천사가 아닌가 생각하시는데, 나 또한 그런 존재가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에 비해 그녀의 친구들은 굉장히 현실적인 데다가, 너무나 대비 되었다. 그 점에서 본다면 이 캐릭터는 현실에 대한 반영이자, 약간의 판타지가 들어간 영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미소처럼 도움을 받거나 재워 달라고 요청을 하는 편인가?

나는 반대로 사람들을 재워주고, 함께 놀아주는 편이다. 내 집에 오는 사람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웃음) 


-이 영화는 이솜에게 어떤 영화로 남겨질까?

요즘 청춘, 청년들이 공감할 영화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영화를 볼 때 잔잔하지만 소소한 영화들이 참 좋다. 우리 영화도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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