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바람] 리뷰: 철없는 성인들의 코미디 VS 동물(?)의 세계 ★★★
18.04.03 14:04
[바람 바람 바람, 2018]
감독:이병헌
출연: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줄거리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은 SNS와 사랑에 빠진 여동생 '미영'(송지효)의 남편 '봉수'(신하균)를 ‘바람’의 세계로 인도한다. 하지만 세 사람 앞에 나타난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제니'(이엘)의 등장으로 네 사람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 가고...
이병헌 감독의 전작 <스물>을 재미있게 봤다면, <바람 바람 바람>의 코미디적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과 같은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수다스러운 대사의 향연, 재기 넘치는 장면 전환은 그가 연출하는 코미디에서 즐길 수 있는 흥미 요인이다. 다른 점이라면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인물들에 있다. <스물>이 이제 막 성인이 된 철없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았다면, <바람 바람 바람>은 여전히 철없는 '다 큰' 성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결혼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뤘지만, 자신 안의 욕구를 위해 '바람'이라는 일탈을 저지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애 어른'에 가깝다. 영화는 바람을 피게 되는 인물들의 특수한 처지와 각자의 상황을 부각하며 그들의 일탈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다. 부부 관계의 안정과 설레임, 외로움에 벗어나기 위해 일탈을 하게 되었고, 그 알 수 없는 '짜릿함'이 지속적인 바람에 불을 지피게 한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바람 바람 바람>이 말하고자 한 이러한 일탈의 정의를 이해하고 공감할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가 활용하고자 한 인물들의 일탈은 현실 속 성인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단순한 흥미 요소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바람에 의해 얽히고설킨 관계이다 보니, 이를 통해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난잡해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을 지속해서 연출하려 한다.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내기보다는, 단순한 농담 적인 요소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바람 바람 바람>은 그러한 근본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로 대변되는 배우들의 재치 넘치는 대사, 유머 연기는 시종일관 영화의 활력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엄청나게 빠른 속사포 같은 대사의 흐름 속에 재치있게 받아치는 과정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대사의 장점이 돋보이는 부분이지만,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며 흐름에 맞춰 슬랩스틱과 감정 연기를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기 할 수 있는 것은 이 네 배우들만이 할 수 있는 재능이다.
소재 활용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과 대사의 향연만으로 웃겨줬다는 점에서 연출과 연기만으로도 만족감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바람 바람 바람>은 4월 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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