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바다] 리뷰: 이 영화의 평가를 '잠시 보류'하는 이유 (평가보류)
18.04.13 16:34
[그날, 바다, 2018]
감독:김지영
줄거리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8시 30분경과 8시 50분경으로 사고 발생 시간에 대한 진술은 엇갈리고,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데이터는 각기 다르게 기록되거나 사라졌다. 과학적인 분석과 자료 수집, 4년간의 치밀한 조사로 오직 팩트로만 아직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그날을 추적한다.
이 영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 날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는 당사자들을 향한 질문이자,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이다. 명확한 답은 없는 영화이지만, 과학적 검증 방식, 최초 공개되는 증거 자료, 이에 따른 여러 가설을 통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영상과 편집 방식을 구성하려 했다.
프로젝트 부가 제작한 근래의 다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 관객이라 하더라도, 이번 <그날, 바다>는 근래 그들이 보여준 다큐와는 다른 길을 걸으려 한 작품임을 눈치챌 수 있다. 전작이 지나치게 가설을 앞세워 그에 따른 이론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이번 다큐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세월호에 대한 의혹과 미스터리를 부각해 사실에 다가서기 위한 과학, 사실적 증거를 최대한 동원했다.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 신호에 대한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춘 구성을 기반으로 정부 발표와 군 자료, 그리고 세월호 침몰을 직접 지켜본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배의 움직임을 추정하는 방식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듯한 몰입도를 높여주며 서서히 그날 우리가 몰랐던 참사의 순간을 되뇌게 한다.
전작처럼 '음모론'적인 접근을 최대한 자제하고 최초 공개된 증언, 블랙박스 영상, 세월호 내의 CCTV와 같은 TV를 통해서 접하지 못한 새로운 증거 자료를 통해 가설의 신빙성을 높이려 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판단 여부는 관객의 몫이다.) 당시의 날씨, 지형과 구조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 재연과 정우성의 나래이션을 통해 관객의 이해를 높이려 한 부분도 좋은 시도였다.
그 점에서 본다면 <그날, 바다>는 '과학적 검증과 그에 관한 질문'이라는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할 수 있는 말은 다 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영화가 완벽한 정점을 찍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답을 받은 당사자들의 실질적인 증언과 정부의 실질적인 조사에 의한 검증에 대한 결론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검증과 가설로 이뤄진 다큐인 만큼 이 영화는 진실이 분명해야 그 모든 방식을 평가할 수 있다. 설령 그게 진실이 아니면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 다큐인 만큼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고 있는 '그'와 '그녀'의 진실된 답변과 검증된 사실이 나올 때 까지 이 영화의 평가를 '잠시 보류'한다. 이 영화를 진정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그날, 바다>는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작품성:평가보류
오락성:평가보류
연출력:평가보류
연기력:평가보류
총점:평가보류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엣나인필름 / 프로젝트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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