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 낚였다! 최악의 영화들
13.06.04 11:20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그 영화를 볼까 말까 판단하는 기준은 포스터와 예고편, 배우 라인업 정도입니다. 그 중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것이 바로 '포스터'인데요. 포스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노출이 쉬우므로 많은 사람이 보게 되죠. 대다수 사람들은 포스터를 보고 어떤 장르의 영화인지 판단하고 주연 배우가 누구인지 확인합니다. 또한, 포스터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기도 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무비라이징이 준비해 봤습니다. 너무 멋진 포스터에 낚시 당한 영화들, 지금 시작합니다.
6. 쇼걸 (1995)
1995년 작 쇼걸의 포스터는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보기에도 도발적이고 섹시합니다. 검은색 커튼이 교묘하게 여성의 가슴과 다리를 드러내고 있지요. 가히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포스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내용은 최악이었다는 평입니다. 영화의 노출 빈도와 수위는 정말 높았는데 단지 이슈를 위한 노출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반면 스토리와 로맨스 라인은 포스터 속의 검정 커튼만큼이나 평형하고 무미건조하다는군요. 이 영화는 한 해 최악의 영화에 수여하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5. 나는 누가 날 죽였는지 알고 있다 (2007)
제목부터 매우 긴 영화입니다.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며 개봉 당시 린지 로한의 연기 변신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포스터 역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요. 검정색 배경에 얼음같이 새파란 장미 한 송이. 그리고 그 장미 속에 숨어있는 린지 로한의 얼굴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짐작게 했습니다. 포스터가 기대를 불러모았던 것과는 달리 영화 평은 좋지 못했는데요. 복잡한 스토리라인과 맥빠지는 전개로 인해 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영화는 2008년 골즌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영화상, 최악의 여자조연상, 최악의 영화 속 커플상, 최악의 리메이크/ 패러디상 등 총 9개 분야에 노미네이트 되는 굴욕을 맛보았습니다. 일부에서는 린지 로한의 퇴보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4. 해프닝 (2008)
나이트 샤말란 감독 주이 디샤넬, 마크 월버그 주연입니다. [식스센스] 이후 크게 주목받은 작품이 없었던 감독이 절치부심해서 만든 영화로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포스터는 음산한 배경의 고속도로와 널려있는 차들, 사람 하나 없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초자연적 현상 때문에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그 힘을 잃습니다. 특히 모호한 방식의 결말을 통해 상업영화의 재미와 볼거리는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영화를 본 후 극장에서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방향감각이 상실되고 할 말이 없어질 정도로 언어능력이 없어지는 것을 경험했다는군요. 최근 윌 스미스와 함께 [에프터 어스]로 돌아온 나이트 샤말란. 과연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3. 수퍼맨 리턴즈 (2006)
20여년만에 수퍼맨이 돌아왔습니다. 원조 슈퍼히어로 수퍼맨은 세대를 아울러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히어로입니다.2006년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는 그동안 수퍼맨에 대한 애정을 심심치 않게 드러냈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을 맡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는 심지어 수퍼맨을 위해 [엑스맨 3]의 연출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속 수퍼맨은 이전과는 달리 인간적이고 나약한 모습들을 보입니다.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라기보다는 가족과 고향별을 잃은 외로운 청년이고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한 남자이지요. 이 때문에 영화는 절대 악인 렉스 루터(케빈 스페이시 분)와의 대결보다는 연인 로이스 레인(케이트 보스워스 분)과의 관계에 더 포커스를 맞춥니다.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실망으로 다가왔던 것은 인간적인 면에 초점이 맞춰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수퍼맨 리턴즈]를 시리즈화 할 생각으로 이 영화에서는 배경, 인물 설명에 치중한 것 같지만 아쉽게도 후속편은 제작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14일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로 새로운 수퍼맨이 돌아옵니다.
2. 레이디 인 더 워터 (2006)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두번째 등장입니다.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여성은 뭔가 모를 신비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냉기를 느끼게 하는 차가운 파란색 배경의 포스터와 거칠게 엉켜있는 머리. 이야기를 가득 담은 듯한 눈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개봉 후 영화는 혹평을 피하지 못하는데요. 아시다시피 영화의 시작은 한국인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설화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설화가 존재하지 않죠. 이를 두고 한 평론가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한국산 온라인 게임 마니아일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었습니다. 아무튼, 논리적인 설명은 사라지고 이야기는 허술할 정도로 엉성하며 결말은 미지근하다는 평입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보실 만합니다.
1. 맥스페인 (2008)
마크 월버그의 두번째 등장입니다. 아내와 아이가 무참히 살해되고 복수를 위해 살인자 추적에 나선 경찰 맥스페인(마크 월버그 분). 그가 수사과정에서 도시 속 거대한 어둠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에 맞선다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게임을 원작으로 해서 개봉 전부터 원작 팬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반응은 더욱 처참합니다. 일부 게임 팬들은 스토리와 음악, 캐스팅 무엇 하나 원작 수준으로 된 것이 없다는 평을 대체로 합니다. 평론가들의 의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어떤 평론가는 마크 월버그라는 단단한 배우와 음습하고 괴기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프로덕션디자인 정도가 이 영화의 위안거리라고 평가했습니다. 마치 무심하게 그려진 거리의 예술처럼 멕스페인을 그린, 창의적인 포스터와는 다소 다른 내용의 평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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