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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레슬러]의 유해진,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인생 캐릭터는?

18.05.0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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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택시운전사><1987>로 흥행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한 유해진. <레슬러>를 통해 새로운 행보를 이어가며 원탑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려는 그와 영화와 인생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결과물 본 소감은?

이번 영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다. 좋은 부분도 있었고, 안 좋은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만족한다.  


-그동안 조그만 자녀들만 등장했는데, 이번에는 청춘의 아들이 생겼다. 기분은 어땠나?

그게 참...(웃음) 크게 와닿았다. (웃음)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었나 보다. 만약에 그게 어색하거나 했다면 "말이 안된다라고 했을 텐데..." (웃음)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아 하더라 그게 참 서운했다. (웃음) 작품을 통해서 나이 먹는걸 느꼈던 것 같았다. 그렇다고 어색하지 않았다. 민재와도 부자간으로 나오지만, 촬영장에서는 형 동생 같은 기분이었다. 만약 민재가 나에게 아빠라고 했다면...이상했을 것이다. (크게 웃음) 어떤 기자분은 그 설정이 좀 찐하게 느꼈다고 한다. (웃음) 아마 내가 20대 초반에 결혼했다면 지금쯤 민재같은 아들이 생겼겠지? 아...아마도 20대 후반에 했어도 가능했을 것 같다. (웃음)


-예전 유해진과 관련한 후배들의 증언과 인터뷰를 들어보니 가르침을 아끼지 않은 선배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랬나? 가르친 건 없었는데...(웃음) 그랬다기보다는 의견을 많이 나눈 것 밖에 없다. 어떤 기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너라면 실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니?"라는 토론식의 대화를 많이 나눴던 것 같다. 어쨌든 연기라는 게 주고받는 형식이니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이번에는 민재와 레슬리 경기에 대한 부분에 대해 많이 토론했다. 솔직히 연기에 대해 가르칠게 뭐가 있나? 연기에 공식은 없다. 아마도 보편적으로 느껴지느냐 아니냐여서 그런것 같다. 


-김민재 배우가 좋은 어른 같다는 말을 했다. 유해진 선배는 돌아보면 잔상이 남는다고 했다.

(쑥쓰러운듯..) 그랬나 고맙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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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장면에서 온몸으로 말하는 유해진의 모습이 떠올랐다. 몸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민재만큼의 현역 선수가 아니고 나는 전직 레슬러이기에 막상 흉내라도 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레슬링은 매우 힘든 운동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사람 몸을 붙잡고 힘까지 더해 든다는 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나야말로 흉내만 냈을 뿐이며 민재가 진짜 레슬링을 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한체대에서 선수들하고 잠깐의 훈련을 했는데 땀이 엄청났다. 나도 평소에 운동을 거르지 않는 편이어서 잘 할 줄 알았는데 정말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잠깐이라도 한 거고 민재가 정말 몇 달 동안 고생을 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열심히 하라는 응원뿐이었다. 


-그래서 민재 배우가 든든했겠다.

맞다. 어리지만 정말 든든한 친구다. 젊지만 참 든든함을 준다라는 걸 느꼈다. 영화와 현장에서도 그렇게 느꼈다. 오히려 나는 민재가 나를 불편해할까 생각했는데, 함께 하면서 배려도 있고 친해치려고 다가오려는 게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런데 정말 민재는 어떻게 느꼈을까? (웃음) 


-부자간 이야기인데 이성경 배우의 비중이 크다. 

나문희 선배가 나를 야단 치는 부분은 사랑이고, 나 역시 민재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사랑이며, 성경이가 나에게 다가오는 부분도 사랑의 한 종류다. 즉 짝사랑 적인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전체적으로 이게 외사랑이라 생각했다. 동시에 아들과 아버지의 성장 이야기라 생각한다. 나문희 선배님에게 투정 부리는 모습을 보면 이 영화가 한국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라 생각했다. 그 점이 참 깊이 있어 보였다. 흉내일 뿐일 수도 있지만, 내 스스로 부모 입장을 생각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극 중 '삼차원 여의사'인 황우슬혜하고 의외의 케미가 좋았는데...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웃음) 사람이 이상하지 않은가? (웃음) 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실제로 그런 여자가 있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근데 그런 부분이 참 사랑스러웠다. 황우슬혜씨가 실제로 엉뚱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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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모든 여자를 반하게 하는 옴므파탈적 매력이 있다. 

(웃음) 이런 인터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당황스럽다. 나는 내가 매력 있게 그려졌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귀보가 그렇게 옴므파탈적으로 다가온 것은 없었다고 본다. 아까 누가 귀보의 매력은 뭐라고 물었는데, 나는 그냥 영화는 영화라고만 생각했다. 만약 이게 매력적인 옴므파탈의 영화라면은 나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웃음)


-부성애를 표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내가 아버지가 아니니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결국, 그냥 이아기에 충실해야 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주위에 아버지들을 많이 봤어요?" 라고 물을수도 없고...(웃음) 그냥 나는 이 이야기속에 충실했다. 간접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그런 입장이 되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자식 키우는게 쉽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러다 극중 엄마인 나문희 선배님으로부터 "나는 너 40년째 키우고 있다!"라는 대사를 들으면서부터 정신 차리게 되었다. 


-일상에서 '아재'로 대변되는 동네 형, 동생들과 술자리를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일상적인 고민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주변에도 이렇게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가?

당연히 있다. 물론 동네 사람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선후배들과 그런 모임을 가진다. 아무래도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나에게는 위안과 힐링이 된다. 막말하고 술 취해도 되니까 나에게는 매우 편안한 시간이다. 


-가족이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네... (웃음) 있어서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도 든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에게 잘해야 한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했다. 그러면서 마음 한구석으로 '내 곁에 계시지' 라고 하고 잇는데...그러고 보면 나는 참 못된 자식인것 같다. 한편으로는 평소처럼 건강하게 잘 지내주셔서 감사드릴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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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두 편의 출연작(<택시운전사><1987>)에 출연해 관객들을 울리는 중요한 역할을 선보였다. 

그 두 작품은  출연한 모든 배우의 열연으로 인해 큰 울림이 완성되었다고 본다. 나는 그 중의 한 명일 뿐이다. 나도 참여하는데 큰 의미를 두었고, 그런 역을 제안해 주신 것에 감사드릴 뿐이다. 어떻게 보면 두 인물다 숨어있는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런 인물을 나에게 맡겨 준 것에 대해 너무 고마웠다. 


-비슷한 소재의 인도영화 <당갈>이 개봉 중이다. 그 영화도 레슬러 출신의 아빠가 두 자녀(딸)를 코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아빠가 시킨 대로 해서 잘된 케이스이다. 극 중 귀보도 아들의 미래를 위해 레슬링을 시켰듯이, 만약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어도 레슬링을 시켰을까?

귀보 입장에서 <당갈>의 주인공은 매우 좋은 롤모델 이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 아이가 레슬링 하는걸 좋아하고 해서 레슬링을 시켰던 것 뿐이다. 글쎄, 만약 딸이었다면 레슬링을? (크게 웃음)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 쉽게 답을 못하겠다. (웃음) 


-귀보가 용기와 관련된 글이 써있는 현판을 활용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유해진 배우의 인생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한 것이 있다면?

그 현판은 우연히 복도에 있었던 글이어서 차용했다. (웃음) 아무래도 연기를 했던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위험을 무릅쓰고 한 행동이라 본다. 연극을 했을 때만 해도 외모로 평가받던 시기였다. 그래서 나의 용기가 필요했던 때였다. 그 연기를 한다는 게 참 좋았던 시대였다. 


-브랜드 평판 CF 순위에서 인기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소감은?

(또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글쎄...굳이 소감을...(웃음) 그저 고마울 뿐이다. 그래도 이게 한때라고 생각한다. 일련의 잘되었던 작품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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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실제 본인하고 가장 닮았던 캐릭터는? 

닮은 건 잘 모르겠고 애착이 갔던 캐릭터는 <타짜>의 고광열 이었다. 그동안 이 캐릭터가 그렇게 애정이 갔는지 몰랐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고광열 때문에 사람들로 부터 관심을 받고 참 좋아했던 것 같았다. 대부분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수다를 잘 떠는 편이었는데, 내가 혼자 있을 때는 그러지 않아서...(웃음) 


-요즘 취미는?

자전거 타는 게 참 좋아졌다. 바이크는 위험해서 동네에서 타고 다닌다. 요즘 현장 갈때도 한다. 어제는 부천 갈 때도 갔다. 다음에는 파주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속 뱃속 은 본인 뱃살?

맞다. 뱃살은 아무리 운동해도 안 빠지는 뱃살이 있지 않은가? (웃음) 


-애창곡은?

스탠바이미가 참 좋다. 마침 그때 배순탁 작가님이 오셨고..그때 그걸 물었길래 바로 그걸 얘기했었다. 나는 그 간주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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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작, 단독 흥행작도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배우로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아직 잘 모르겠다. 내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와서 이 정도로 내가 사랑받을 줄 몰랐다 배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내가 이 정도로 꾸준히 발전할 줄 몰랐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이 인기와 위치를 지킨다기보다는 극장에 찾아와주신 분들에 대한 보답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클 뿐이다. 내 자리야 언제든 바뀌길 마련이다.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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