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개척단' 리뷰: '그 아버지'와 '그 딸'에게 전하는 불편한 진실 ★★★
18.05.24 12:12
[서산개척단, 2018]
감독:이조훈
출연:정영철, 하용복, 유니숙, 정화자, 이상범, 손연복
줄거리
1961년 박정희 정권은 ‘대한청소년개척단’의 이름으로 전국에서 청년과 부녀자들을 납치해 개처럼 다뤘다. 이들은 매일 맞고, 무임금으로 일하면서 오직 분배될 땅만 생각했다. “고생은 땅으로 보상한다”는 국가의 약속을 믿고 청춘을 바쳤다. 황무지가 옥토로 바뀌자 국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바꾼다. “서산개척지는 국가의 소유다”라는 기막힌 통보.
새마을 운동과 유신 활동에 가려진 박정희 정권의 치부가 현시대가 되어서야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그것은 박근혜 前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여파로 '신화'로 점 칠 된 박정희 정권의 이면이 낱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산개척단>은 박정희 정권의 수많은 치부 중 하나이자 동시에 우리 정부가 외면한 현대사의 부끄러운 민낯에 관한 이야기다.
고발성 다큐를 통해 드러난 서산개척단은 사실상 국가의 민간인 납치이자, 인권탄압에 가까운 행각으로 그려진다. 증인이자 피해자인 당사자들의 증언과 박정희 정권의 업적을 칭송하기에 바빴던 당시 언론의 보도 영상이 묘한 대비를 이뤄내면서 시대에 외면당한 피해자들이 뒤늦게나마 진실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의미심장하게 담아낸다.
장기간의 군생활에 가까운 집단생활, 인권 유린, 강제 결혼 등 충격적인 증언과 내용이 연이어 등장하고, 개척지를 국가 소유로 인정하게 되었다는 후반부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 정도다. <서산개척단>은 진실 추구와 고발을 목적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는 남겨진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
이미 여러 번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인 탓에 새로운 구성과 접근 방식은 보이지 않지만, 피해자들의 시선과 증언에 최대한 할애하려는 진정성이 담긴 접근 방식이 돋보인다. 이를 통해 여전히 박정희에 대해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세대와 '그 후예' 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전하는 동시에 외면했던 우리에게 관심을 촉구한다.
<서산개척단>은 현재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인디플러그/훈프로)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