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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Z] 리뷰- 좀비 VS 브래드 피트의 '월드워 매치'

13.06.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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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Z.2013]
감독: 마크 포스터
출연:브래드 피트,에릭 웨스트,미레일리 이노스,매튜 폭스
 
 
 
줄거리
의문의 항공기 습격, 국가별 입국 전면 통제, 국경선을 둘러싼 높은 벽, 세계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체불명 존재들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군인 출신으로 전시 경험이 풍부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UN 소속 조사관 제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가족들과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이제껏 본적 없는 인류 최대의 위기 앞에 대재난에 맞설 최후의 적임자로 지목된다. 마침내 제리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정체들과 직면하게 되고, 그들의 끊임없는 공격에 맞서 필사의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맥스 브룩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월드워Z]는 헐리웃의 TOP 프로젝트 이자 역대 좀비를 다룬 영화소재중 엄청난 스케일을 예고하고 있는 작품중 하나였다. 아마도 원작 소설을 본 팬들과 예고편을 본 관객들은 엄청난 숫자로 몰려오느 좀비떼가 보여준 '스케일적 시각화'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그러한 기대감에 부합한다. 제리의 가족이 살고있는 필라델피아에서 뉴욕,워싱턴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좀비떼들의 '어느날 갑자기'식 역습은 광장 공포증을 불러올 정도로 심도깊은 공포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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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를 두가지 분류로 나눈다면 뛰는 좀비와 걷는 좀비가 주는 공포는 남다른데 원작소설이 좀비들을 걷는데 비유한것과 달리 영화는 맹수처럼 뛰어다니는 좀비들로 방향을 선회한다. 하지만 [월드워Z]의 좀비들은 일반 좀비영화에서의 육식본능을 넘어선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에서 좀비로 변화되는 과정은 [엑소시스트]와 같은 오컬트식 언데드를 연상시키게 만들어 지옥에서 온 악마들을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예고편에서 화제가 되었던 군대개미식 인간탑은 '경이로운 공포'를 뛰어넘는 '소름'을 느끼게 만든다.  거대한 스케일 이후에는 비행기와 빌딩 건물과 같은 폐쇄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폐소 공포증'을 불러오는 호러물로 전환된다. 외부로 탈출하기 힘든 상황에서 막힌 공간에 살아남기 위해 생존본능을 발휘하는 인간들의 모습에서는 엄청난 긴장감과 스릴을 선사하기에 이른다.

인간의 정신병적인 측면을 심도있고 수준높은 촬영과 연출을 통해 최대의 공포를 스크린으로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부제는 '공포의 총집합(Sum of All Fears)'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제목에 '월드'라는 단어가 붙여진 것처럼 이 영화는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제리의 이야기에 중점을 둔다. 원작소설의 주인공도 UN 조사원중의 한명이지만 소설의 배경은 좀비와의 대규모 전쟁이 끝난후 주인공이 전세계를 돌며 생존자들을 인터뷰해 질병의 근원과 위기에서 발휘되는 인간의 생존본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이와달리 제리는 급박하게 벌어지는 실시간 상황에서 질병의 원인인 '숙주'를 찾기위해 고군분투를 해야하는 '인류의 희망'과도 같은 '히어로'로 그려진다. 어찌보면 진부한 헐리웃식 영웅만들기 이야기지만 흥행성을 고려했을때 어쩔수 없는 방식이었을 거라 생각된다.(제작비가 2억달러 였으니까...)
 
어쨌든 영화는 초반부 오프닝을 통해 글로벌화가 불러온 여러 문제들(전염병,경제문제,국가간 분쟁)을 언급하며 이같은 세계화의 문제를 좀비 바이러스로 묘사화 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과 비슷하면서도 차별점을 두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제3세계 국가들이 질병의 근원지로 언급되고 암시하는 부분에서는 선진국가들의 무관심이 적용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크 포스터 감독의 전작 [007 퀀텀 오브 솔러스]와 [머신건 프리처]가 남미의 가뭄과 아프리카의 독재를 알고도 무시하는 선진국의 이면을 언급한 것처럼 [월드워Z]는 그러한 현실적 문제의 종합이라는 것을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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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가 인류를 위해 위험지역 세계중 주요배경으로 선정된 곳은 아이러니 하게도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이다. 이 두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정치적 민감성을 생각해 봤을때 영화는 은연중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아쉽게도 전지역적인 배경은 생략하고 평택 미군기지만 등장하며 북한에 대해 언급을 하는 부분이 나온다. 북한의 현상황을 섬뜩하게 언급한 이 부분은 원작소설에서도 묘사된 부분인데 외국언론의 북한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적 시선이 담겨진 하나의 풍자처럼 그려졌다. 세계의 위험한 화약고로 언급된 이스라엘의 경우 좀비사태로 철저한 대비를 준비하면서 앙숙인 중동,팔레스타인과 분쟁을 하지않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그려진 부분이 흥미롭다. 원작에 나온 수많은 국가들중 이 두나라를 주요배경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아마도 그러한 이유였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좀비 영화보다는 국가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 정치영화처럼 느껴져서 그런지 사뭇 진지한 느낌이 영화의 전체를 지배한다.  
 
영국의 록밴드 '뮤즈'가 참여한 OST도 남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그래서 인지 영화의 또다른 느낌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전염병에 대해 결론을 내린 모호한 영화의 결말과 어울린 분위기 였다고 본다.
 
But, 문제는 후반부…
사실 [월드워Z]는 두번의 재촬영을 한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완성도에 만족을 하지못한 제작사의 밀어붙이기 였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그 이유가 약간은 느껴지기는 했다. [월드워Z]가 기대작 이었던 이유는 원작이 보여준 좀비물 역사상 가장 스케일 있는 공포를 실사화 한다는 점이었다. 영화는 초반,중반까지 그러한 임무에 충실했지만 후반부는 그러지 못했다. 제리의 원래 목적은 바이러스의 창궐지를 찾아내는게 우선이었지만 어느새 상황이 악화되어 목표는 수정되면서 이야기 전개와 기대감은 하락하기 시작한다. 애초 목표대로 창궐지로 진입해 스케일적 공포로 마무리를 지었다면 더욱 의미있는 공포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잔뜩 큰 기대감을 마주하게 만들던 초반 설정과 달리 후반부의 상황은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미완성적 여지를 남긴 결말도 조금 아쉽기는 하다. 게다가 이 영화가 정말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전자에 이야기한 세계화와 관련된 부분을 영화는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암시만 하고 있어 왜 배경을 '세계'로 했는지에 대해 '의문'만 느끼게 할 뿐이다.

[월드워Z]는 애시당초 목표인 공포물로써의 매력을 잘 살려낸 작품이며 스케일적인 측면에서도 영화사상 보기드문 장면을 만들어낸 성과를 이루었다. 슈퍼맨,괴물,히어로물의 유행 사이에서 좀비물의 존재감을 알린 [월드워Z]는 그점에서 충분히 제역할을 한 작품이다. 결말을 봤을땐 후속작이 예상되지만 충분히 시리즈화 해도 괜찮은 좀비 프랜차이즈 물로 만들어 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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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TV.VOD 평점:★★★☆
(별 다섯 만점을 기준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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