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VEL vs DC]2탄, DC코믹스 완전 정복!
13.06.12 15:00
어제 미리 예고한 대로 오늘은 'DC코믹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DC코믹스는 마블코믹스와 함께 헐리웃 코믹스 무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인데요. 흥행에 있어서야 마블이 앞선다지만 역사와 전통면에서는 DC가 한 수 위입니다. 영화를 제작할 만한 캐릭터를 고르는데 있에서도 DC는 마블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DC코믹스의 영화는 모두 워너브라더스에서 제작 해 왔는데요. 워너브라더스가 만든 출판사가 DC엔터테인먼트이고 여기에서 만화책 출판을 맡은 곳이 DC코믹스이기 때문입니다. 즉, DC코믹스는 워너브라더스의 자회사인 셈이죠. 반면 2009년 디즈니에 인수되기 전까지 마블은 영화 한 편을 제작할 때 마다 각각의 소니, 폭스, 콜롬비아 등 다양한 스튜디오와 개별적으로 제휴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작권과 판권을 판매하기도 했고요. [어벤져스]에서 마블의 효자 '스파이더맨'을 볼 수 없는 것도 이와 맥락을 함께 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이를 두고 마블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이산가족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영웅들과 탄탄한 재정적 기반, DC코믹스 특유의 스토리들은 2015년 개봉할 [저스티스 리그]를 기대하게 합니다. 과연 [저스티스 리그]는 [어벤져스]의 흥행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DC코믹스 개요
1) 개요: 진지하고 심각한 슈퍼히어로, 세상을 구하다!
DC코믹스의 탄생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30년대 어지럽던 세상에서 딱 한명의 주인공을 내세운 슈퍼히어로 코믹스는 소위 '잘 먹히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60년대 이후 시대상이 변하며 대중의 취향도 달라집니다. 초월적인 히어로보다는 마블의 친인간적 히어로가 대중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것이죠. 위기에 빠진 DC의 선택은 '과감함'이었습니다. 1986년, 스탠 리에 대항할만한 천재 '프랭크 밀러'와 함께 DC는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수십년간 사랑받아온 배트맨을 과감하게 재탄생시키죠. 이전까지는 긍정적이고 밝은 수퍼히어로였던 배트맨은 프랭크 밀러의 손을 거치며 음울하고 철학적인 인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DC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사의 캐릭터들에 진지하고 심각하며 약간은 충동적인 성격을 불어넣는데요. 복잡한 내면세계를 가진 히어로들에게 대중은 공감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보냅니다.
마블의 히어로들이 평범하게 받아들여지는 것과는 다르게 DC의 히어로들은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깁니다. 브루스 웨인은 성공한 사업가이고 클라크는 데일리 플래닛사의 기자일 뿐이죠. 그러나 밤이 되면 그들은 슈퍼히어로로 변신합니다. (스파이더맨 역시 원작 코믹스 후반부분에는 대중에게 자신의 정체를 인정합니다)
2) DC의 자존심, 수퍼맨 그리고 배트맨
수퍼맨, 착한남자에서 고뇌하는 '수퍼히어로'로 거듭나다
수퍼맨은 배트맨에 비하면 조금 밝은(?) 영웅입니다. 크립톤 행성에서 온 이 '존재'는 이름 그대로 못하는 게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내면적으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죠. 고민의 주제 역시 다양합니다. 가장 비중이 큰 고민은 역시나 자아에 대한 것입니다. 자신의 출생 배경을 모른채 인간 부모 밑에서 키워진 클라크는 곧 자신이 친구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평범한 삶과 수퍼히어로로서의 고독한 삶 사이에서 그는 결국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깨닫습니다.
1930년에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인 최초의 영웅 수퍼맨은 미국 문화의 상징이자 히어로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잘생긴 외모에 착하고 순한 성격, 몸을 던져 지구를 지키는 의리까지. 그는 가히 모든 수퍼히어로들의 표본인데요. 같은 출판사의 배트맨이 음울한 '나쁜남자'라면 수퍼맨은 '착한남자'에 가깝습니다. 착하다 못해 바보처럼 보인다는게 흠이지만 말이죠.
개봉을 앞둔 [맨 오브 스틸]은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을 맡았고 [300]의 잭 스나이더가 연출했습니다. 이전의 수퍼맨들이 지구를 지키는데 급급했다면 놀란의 색체가 입혀진 수퍼맨은 좀 더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기적을 만들기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기적을 만들도록 돕는 존재라고 하네요. 조금 더 심오해진 수퍼맨을 기대 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트맨, [다크나이즈]를 통해 인간에서 영웅으로 거듭나다
배트맨은 마블의 아이언맨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캐릭터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돈이 많은 후천적 영웅'이라는 것입니다. 전편에서 소개 해 드렸지만 토니 스타크는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무기 회사, STARK의 CEO입니다. 브루스 웨인은 웨인 엔터프라이즈라는 거대 기업의 대주주죠. 대기업 오너답게 두 사람 모두 엄청난 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두 사람은 모두 후천적인 영웅입니다. 즉, 초능력도 없고 외계인도 아닌 평범한 인간이 필요에 의해 슈퍼히어로가 된 경우죠. 그런데 비슷한 배경을 가진 두 사람에게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베트맨 비긴즈]에서는 브루스 베인이 배트맨이 된 계기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피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그때부터 복수의 꿈을 키우는데요. 악을 물리칠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베인이 세상을 유랑하는 동안 고담시는 부패와 범죄로 점철됩니다. 마침내 고담시로 돌아온 베인. 검정 가면에 검정 망토를 쓰고 배트카를 타는 이 남자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숨겨진 '악'을 몰아냅니다.
배트맨은 지금까지 7번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4명의 배우가 베트맨으로 출연했습니다. 이 중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시리즈는 단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베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3부작인데요. 특히 [다크나이트]는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에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정의에 대해 물음표를 던집니다. 또한 한 사람, 사람이 대중으로 모였을 때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지도 함께 보여주는데요. 사람들은 배트맨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는 이유로 그를 몰아내려고 합니다. 이는 아이언맨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장면이죠. 아이언맨은 대중이 사랑하고 언론이 칭찬하는 수퍼히어로니까요.
이 과정에서 배트맨은 음울의 끝을 보여줍니다. 시종일관 목을 조여오는 조커, 냉혹한 대중의 시선, 이제는 자신의 옆을 떠난 사랑까지.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해 그는 너무나 외롭고 힘든 싸움을 계속합니다. 배트맨 시리즈를 보시며 [아이언맨]의 가벼운 웃음을 기대하셨다면 분명 실망하실겁니다. 그는 일당백의 슈퍼히어로가 아니니까요. 단지 영웅이 되어가는 한 인간일 뿐입니다.
3) [저스티스 리그]? 글쎄......
사실 [저스티스리그]는 이미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로는 생소한 게 사실이죠. 마블이 자신들의 영화에 끊임없이 세계관을 주입했던 것과 달리 DC의 영화들에는 DC코믹스의 세계관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가령 관객들은 마블의 '쉴드', '블랙위도우 요원' 등을 통해 별개의 영화 주인공인 아이언맨과 헐크, 토르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배트맨, 슈퍼맨, 그린랜턴에는 그러한 연결고리가 전혀 없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다른 영화 속 히어로들이 어느날 갑자기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것에 불과한 거죠. 특히 배트맨의 경우 [다크나이트]시리즈에서의 존재감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리부트를 받아들일 수 있을 지부터가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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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접근을 위해 DC코믹스는 2011년 [The New 52]라는 만화를 통해 모든 히어로들을 리부트하며 DC코믹스의 세계관을 새롭게 구축했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그린랜턴, 플래시, 아쿠아맨 등 히어로들이 동시대를 살고있다는 내용의 이 만화는 2015년 개봉할 [저스티스 리그]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됩니다.
DC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 성공 여부를 결정할 가장 큰 열쇠는 얼마나 일관된 느낌의 영웅 대 서사시가 탄생하느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마블의 영화에서는 감독의 개성이 부각되지 않습니다. 자사 컨텐츠를 철저히 통제하고 직접 리디자인 하면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각 영웅의 스토리를 부각하는 게 마블의 방식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DC는 조금 다릅니다. DC코믹스에서는 감독의 개성을 존중하며 자유로운 재해석의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감독의 성향에 따라 영화의 내용이 이전과 전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로 DC 코믹스의 영화는 감독의 역량에 따라 대 성공을 하기도 했고 완전히 망하기도 했습니다. 각기 다른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성향의 영웅들을 어떻게 하나로 조합해 낼 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전 세계 팬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