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독전' 각본까지 수정하게 만든 쎈 여자! 이주영
18.06.14 20:04
주연진과 조연진의 최상의 조합으로 연일 화제를 불러오고 있는 영화 <독전>. 보령으로 출연해 강인한 인상을 남긴 진서연에 이어 분장과 표정 연기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 또 다른 조연진이 있었으니, 극 중 김동영과 함께 마약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청각장애 남매로 분해 블랙 유머적 정서와 반전적인 재미를 전해준 그녀가 바로 오늘 칼럼의 주인공이다. 전도유망한 모델 출신이었지만 연기를 위해 성공이 보장된 런웨이를 박차고 스크린으로 진출한 그녀는 데뷔작이었던 충격적인 단편영화를 통해 충무로가 주목하는 기대주로 떠올라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빠른 연기적 발전을 이뤄내며 오늘의 강렬한 조연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녀는 바로 이주영이다.
이름:이주영
생년월일:1987년 4월 24일
키:175cm
소속사:마일스톤액터스
이주영은 배우이기 이전에 고등학생 때부터 패션모델로 활동한 십 년차 베테랑 모델이었다. 십 대때 부터 175cm의 키에 늘씬한 몸매를 지니고 있었던 그녀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동덕여대 모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졸업 후 유명 모델 에이전시에 들어가 뉴욕, 싱가포르, 밀라노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이렇게 그녀는 모델로서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꿈은 바로 연기자였다. 성공을 가져다준 모델일 이었으나, 패션쇼가 끝난 찰나의 희열이 너무 공허해 우울증까지 오게 되자 연기라는 새로운 활동을 통해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무대 앞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모델보다는 밑바닥까지 자신들 드러내는 배우라는 직업이 그녀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 장편 시나리오 두 편을 쓸 정도로 창작 활동에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이주영을 모델 활동과 연기 연습을 병행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델 활동의 장점이었던 큰 키 때문에 스스로 안 될 거라 자괴감을 느껴 첫 연기 활동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다 2014년 그녀의 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지인의 추천과 응원으로 다시 연기 연습을 하게 되었고, 여러 영화, 드라마 등의 오디션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는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단편 영화도 있었는데, 여러 도전끝에 그녀가 선택받게 된 작품이 바로 <몸 값> 이라는 15분 분량의 영화였다.
▲단편영화 <몸 값>(2015)
2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으로 연기 데뷔를 하게 되었지만, 그녀가 맞이한 <몸 값>은 뒤늦게 데뷔한 그녀를 단숨에 충무로의 라이징 스타로 만들게 해준 행운의 작품이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첫선을 보인 <몸 값>은 원조교제를 하려는 중년 남성과 그를 쥐락펴락하는 대담한 여고생의 심리전을 그린 영화로 단 한 것의 전환도 없이 전체 이야기를 한 장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한 '원 테이크' 영화였다. 파격적인 설정과 충격적인 결말도 주목받을 만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의 여고생 역할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반응을 불러오게 되었다. <몸 값>은 이후 2016년 '제10회 대단한 단편영화제'와 '제14회아시아나 단편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이주영은 이 영화제의 배우 관련상들을 연이어 수상하게 된다.
이후 이주영은 영화 <걷기왕><그것만이 내 세상>과 같은 장편 영화의 단역 출연과<채씨 영화방><나와 봄날의 약속> 같은 실험적인 작품에 주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서서히 쌓아 나가게 된다.
▲영화 <채씨 영화방>(2016)
▲영화 <나와 봄날의 약속>(2016)
그녀의 존재감을 알린 단편 영화 출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몸 값>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멸><코코코 눈!>은 '쎈' 이미지와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녀만이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출연작이 그녀의 중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작품은 아니었다. 서울 환경 영화제에 선보인 <걸 스 온탑>에서 독특한 개성과 남다른 도전 정신을 지닌 여성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어 다양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연기자임을 증명했다. 이 영화에서 천우희와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천우희와 함께 출연한 5분 단편영화 <걸 스 온 탑>(2017)
그리고 이주영은 2017년 인생작이 될 두 개의 각본을 받게 된다. 하나는 노희경 작가가 쓴 tvn 드라마 <라이브>였으며, 또 하나가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인 <독전>이었다. <라이브>에서 이주영이 맡은 순경시보 송혜리는 엉뚱하고 이기적인 성격을 지녔지만, 순수한 면모를 갖춘 캐릭터로 <라이브>의 활기와 여러 정서를 가져다준 개성 넘치는 캐릭터였다. <라이브>는 이주영이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한 작품으로 드라마 종영 이후 그녀를 알아본 사람들이 많아졌다.
▲드라마 <라이브>(2018)
▲영화 <독전>(2018)
▲<독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동영과 함께
<독전>은 오디션에 참여하다 <몸 값> 출연 이후 유심히 그녀를 지켜본 이혜영 감독의 선택으로 캐스팅된 작품. 이혜영 감독은 어떻게든 이주영을 <독전>에 합류시키기 위해 각본 수정을 하게 되는데, 바로 원본 각본의 농아 형제를 남매로 바꾸게 된 것이다. 데뷔 때 부터 남다르게 캐릭터를 해석한 그녀였기에 극 중 김동영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될 농아 남매를 새롭게 그려낼 거라 이혜영 감독은 확신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이주영 본인은 수화 연기가 부자연스러워 울면서 연기한 배역이라 말하고 있지만, 그런 고심이 담긴 연기였기에 관객과 평단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탄생될 수 있었다.
<라이브><독전>으로 대중과 한층 가까워진 그녀는 6월 말 <나와 봄날의 약속>을 통해 다시 한 번 관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를 그녀의 해로 만든 만큼 이후의 어떤 행보를 보여주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자료참조
독립영화계 여성 배우 5인 인터뷰 (3) 이주영 (중앙일보 2017년 1월 20일 기사)
[라이징 스타⑧] 이주영 - 강렬한, 잊히지 않는 (씨네 21 2018년 1월 22일 기사)
(인터뷰)이주영 “연기 늦바람…밀라노 런웨이 박차고 나왔죠” (스포츠동아 2018년 5월 31일 기사)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마일스톤액터스,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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