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리뷰:지옥에서 완성된 영화 ★★★★
18.06.26 11:10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감독:스테파노 솔리마
출연:조슈 브롤린, 베니치오 델 토로, 이사벨라 모너, 캐서린 키너
줄거리
마약 카르텔이 테러리스트들을 국경으로 수송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CIA 작전 총 책임자 맷(조슈 브롤린). 그는 가족이 카르텔에 의해 살해당한 의문의 남자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이들은 정의 뿐 아니라 그들의 룰도 버린 비밀 작전을 감행하게 되는데···
수많은 시쳇더미의 등장과 갑작스러운 폭파 장면이 이어졌던 1편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의 충격적 오프닝 만큼 후속편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역시 그에 걸맞은 오프닝을 보여주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알리게 된다. IS의 민간인을 향한 테러 장면이 등장하는 오프닝은 음지에서 진행된 전쟁이 서서히 양지의 세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폭력과 복수의 순환이 현실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준다.
분노를 통해 완성된 정의는 음지의 심판자인 맷과 알레한드로 콤비를 양지로 불러들이게 되는 계기로 이어지게 된다. 1편에서 진행된 카르텔을 향한 추적과 심판이 첩보 작전을 방불케 진행되면서, 법과 규칙 없이 악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냉혹한 처벌과 예측불허적 상황이 연달아 진행되기에 이른다. 전편보다 잔혹해진 흐름과 투박한 정서를 이어나가는 듯 보였으나,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는 의외의 인물을 등장시켜 시리즈의 정서적 변화와 이야기적인 부분의 보충을 채워 나가려 한다.
작전을 위해 카르텔 거대 조직 보스의 딸 이사벨라를 납치하게 되는데, 이사벨라의 아버지가 바로 주인공 알레한드로의 복수대상자였던 것. 영화는 알레한드로가 원수의 딸과 함께하는 과정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다루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진행해 나가려 한다. 알레한드로는 이사벨이 원수의 딸임을 알고도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이사벨은 알레한드로의 냉혹함과 인간적인 모습을 바라보는 동시에 음지에서 진행되는 잔인한 현장을 목격하는 대상이 된다.
오락적 성향의 의도된 액션 드라마였다면 이 대목은 한 남자의 변화와 소녀의 성장이라는 따스한 여정으로 그려질 수도 있지만, <시카리오>는 이 부분마저 본래 시리즈의 정서로 흡수하려 한다. 한마디로 장르적 배신을 이어나가려 한 셈이다. 영화 속 주 배경이 천국과 지옥 사이의 연옥과도 같은 상징성을 지닌 국경지대인 만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의외의 상황이 이들에게 더 큰 위협을 가하게 된다.
낙후된 환경 속에서 마약 밀매 현장에 투입되어 시카리오의 길을 선택하는 소년들, 카르텔에 매수된 경찰들의 배신, 눈치 빠른 조직원들과 거대한 그들의 정보망, 잔혹한 카르텔의 심판 등 예측불허의 위협이 시종일관 긴장감을 높여준다. 스테파니 솔리마 감독과 각본을 쓴 테일러 쉐리던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살벌한 국경 지대의 드라마 속에 미국의 대외 정책과 인종 문제와 같은 사안을 체감적으로 그려내며, 영화속 잔혹한 현실이 현실 세계로 어떻게 녹아내리는지를 유심히 보여준다.
<시카리오>는 현실 세계에서 직접적으로 접할 일이 없을 국경 지대의 냉혹한 현실과 카르텔과의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오프닝 장면이 말해주듯이 음지에서 발생한 분노는 언제든 우리의 현실을 위협할 수 있다. 그것은 극 중 불법 이민을 방치하고 관여하는 평범한 미국인 주부의 모습에서 그려지듯이 음지를 착취해 양지의 세계를 유지하려는 현재의 자본사회의 부패가 만들어낸 잔재임을 말하고 있다.
<시카리오> 만의 정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알레한드로의 과거에 대한 일부 언급과 작전을 주도한 맷의 고심하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비추려 한다. 심판을 위해 선까지 넘은 그들이었지만, 결국 그들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선을 넘지 않으려 했음을 보여주며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인간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전작 <시카리오:암살자들의 도시>와 비교하자면 상당한 호불호를 불러올 작품인 것은 분명하다. 1편의 주인공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한 캐릭터가 가져다 준 존재감을 생각해 볼 때, 그녀가 없는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는 투박하면서도 피에 물든 폭력적 정서에 의존한 작품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이자 누구보다 음지의 현실을 잘 알고있는 알레한드로와 맷으로 상징된 두 인물이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정서일 것이며, 그것이 바로 <시카리오>가 추구하고자 한 진정한 철학일 것이다. 복수와 분노, 냉혹한 심판같은 정서가 생명을 유지하게 만드는 곧…바로 현실속 지옥인 <시카리오>의 세계이자 우리가 몰랐거나 외면한 현실의 모습이다.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는 6월 27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코리아스크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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