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6월 27, 28일 개봉작 별점 및 간단평 모음
18.06.29 11:12
걸크러쉬보다 더 쎈 '마녀' 크러쉬가 왔다! <마녀>
[마녀,2018]
감독:박훈정
출연:김다미,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고민시, 최정우, 오미희, 다은
줄거리
10년 전 의문의 사고가 일어난 시설에서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은 ‘자윤’.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자신을 거두고 키워준 노부부의 보살핌으로 씩씩하고 밝은 여고생으로 자라났다. 어려운 집안사정을 돕기 위해 상금이 걸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윤,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의문의 인물들이 그녀 앞에 나타난다. 자윤의 주변을 맴돌며 날카롭게 지켜보는 남자 ‘귀공자’, 그리고 과거 사고가 일어난 시점부터 사라진 아이를 찾던 ‘닥터 백’과 ‘미스터 최’까지 자신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들의 등장으로, 자윤은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데...!
간단평
<마녀>의 기본 줄거리는 음모론, SF 형태의 액션, 스릴러에서 주로 활용되는 연구소를 탈출한 개체의 이야기를 다루는 전형성을 띄고 있다. 일반적인 영화였다면 곧바로 이 일행들이 주인공의 터전을 공격하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마녀>는 다소 느린 흐름을 선택한다. 주변을 옥죄는 위기 상황과 암울한 분위기를 상징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핵심적 사건을 향해 직행하려 하지 않은 채 의문만 증폭시킨다. 이 모든 상황이 후반부를 위한 복선이라 해도 그것이 영화의 러닝타임 반이 넘도록 진행되는 거라면 장황하게 여겨질 따름이다. 액션과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는 영화라면 중간마다 볼거리와 핵심 요소를 강조하며 장르적 분위기를 이어나가야 했다. 연출 의도상 스릴러 특유의 옥죄는 긴장요소라 할 수 있지만 <마녀>의 이같은 흐름은 지루한 동어반복의 연속이다. 아쉬운 가득한 분위기는 영화의 후반부 들어서 달라진다. 베일에 싸인 자윤의 실체와 영화가 강조했던 신개념 액션에 대한 묘사가 시작되면서 답답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키게 된다. <마녀>의 액션은 뱀파이어 영화에서 본듯한 빠른 움직임에 히어로, SF 물에 등장하는 초능력, 그리고 박훈정 특유의 누아르적인 분위기가 더해져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분명 압도적 볼거리를 보여주는 대목인 동시에 신선한 소재의 액션물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분명 흥미로운 장르물로 느껴질 만하다. 신예 김다미의 열연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최우식, 조민수, 박희순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지옥에서 완성된 영화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감독:스테파노 솔리마
출연:조슈 브롤린, 베니치오 델 토로, 이사벨라 모너, 캐서린 키너
줄거리
마약 카르텔이 테러리스트들을 국경으로 수송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CIA 작전 총 책임자 맷(조슈 브롤린). 그는 가족이 카르텔에 의해 살해당한 의문의 남자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이들은 정의 뿐 아니라 그들의 룰도 버린 비밀 작전을 감행하게 되는데···
간단평
1편에서 진행된 카르텔을 향한 추적과 심판이 첩보 작전을 방불케 진행되면서, 법과 규칙 없이 악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냉혹한 처벌과 예측불허적 상황이 연달아 진행되기에 이른다. 전편보다 잔혹해진 흐름과 투박한 정서를 이어나가는 듯 보였으나,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는 이사벨라로 대변되는 아역 캐릭터를 등장시켜 시리즈의 정서적 변화와 이야기적인 부분의 보충을 채워 나가려 한다. 오락적 성향의 의도된 액션 드라마였다면 이 대목은 한 남자의 변화와 소녀의 성장이라는 따스한 여정으로 그려질 수도 있지만, <시카리오>는 이 부분마저 본래 시리즈의 정서로 흡수하려 한다. 한마디로 장르적 배신을 이어나가려 한 셈이다. 영화 속 주 배경이 천국과 지옥 사이의 연옥과도 같은 상징성을 지닌 국경지대인 만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의외의 상황이 이들에게 더 큰 위협을 가하게 된다. 스테파니 솔리마 감독과 각본을 쓴 테일러 쉐리던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살벌한 국경 지대의 드라마 속에 미국의 대외 정책과 인종 문제와 같은 사안을 체감적으로 그려내며, 영화속 잔혹한 현실이 현실 세계로 어떻게 녹아내리는지를 유심히 보여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우리가 몰랐던 그녀들의 명예로운 작은 투쟁 <허스토리>
[허스토리,2017]
감독:민규동
출연:김희애,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선영
줄거리
1992~1998 6년의 기간, 23번의 재판, 10명의 원고단, 13명의 변호인!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재판부에 당당하게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간단평
위안부 영화가 의의에 맞게 꾸준히 제작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기존의 고발 형식보다는 사회적 주체가 되는 세대가 공감해야 할 영화들로 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봤을 때 <허스토리>는 신선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단순한 피해자의 한풀이가 아닌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사건을 접근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대중에게 익숙하게 다가가야 할 정서와 흥미 요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한 탓에 산만해지는 이야기 흐름과 시간에 쫓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 완성도의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가 <변호인>의 형식과 비슷한 만큼 그에 따른 극적 효과를 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하며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려 했다면 어땠을까? 그럼에도 실제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전하려는 진심이 너무나 잘 담겨있으며, 여성 배우들이 주체가 된 구성이란 점이 신선한 여운을 가져다준다. 여성 인권이라는 메시지로 접근한 점도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에 어울릴법한 방식이라 본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외로운 중년의 일본 여성의 캘리포니아 방황기 <오 루시!>
[오 루시!,2017]
감독:히라야나기 아츠코
출연:테라지마 시노부, 조쉬 하트넷, 미나미 카호, 야쿠쇼 코지, 쿠츠나 시오리
줄거리
친구도, 가족도, 사랑도 없는 외로운 중년 여성 세츠코. 어느 날, 엉뚱한 조카 미카의 권유로 영어 학원을 등록하게 되고 그곳에서 꽃미남 영어강사 '존'에게 첫눈에 반한다. 금발의 가발을 쓰고 '루시‘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 그녀. 세츠코는 전과는 달라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시작하지만, 그녀에게 처음으로 설레는 감정을 일깨워 준 존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버린다. 상심도 잠시, 세츠코는 오랜만에 만난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과감히 미국행을 결심하는데…
간단평
외롭게 살아가는 주인공 세츠코는 지금의 도쿄이자 자본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의 이면을 상징한다. 세츠코의 존을 찾아 나서는 여정은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한 과감한 도전인 동시에 욕망을 향한 처절한 갈구임을 느끼게 한다. 영화는 이러한 과정을 흥미로운 모험물이자 미국 문화 체험기 처럼 그려내 흥미로운 일탈 극으로 완성하며, 묘한 '썸'과 같은 복잡한 관계를 재미있게 조절한다. 그 뒤에 찾아오는 처절한 장면을 통해 현대인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전하는 메시지도 인상 깊게 전달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괴짜적 상상력이 돋보인 영화, 너무 괴짜 스러운게 단점 <나와 봄날의 약속>
[나와 봄날의 약속, 2017]
감독:백승빈
출연:김성균, 장영남, 김학성, 이주영, 김소희, 송예은, 강하늘
줄거리
지구 종말을 예상한 외계人들이 네 명의 인간들을 찾아가 벌이는 생애 마지막이 될 쇼킹한 생일파티에 초대합니다!
1st PARTY.
“우리 같이 드라이브 갈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팍한 옆집 아저씨 ‘김성균’ & 친구가 필요한 열 여섯 왕따 소녀 ‘김소희’
2nd PARTY.
“언니는 우리의 영웅이에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대학교 후배 ‘이주영’ & 남편과 육아에서 벗어나 일탈이 필요한 주부 ‘장영남’
3rd PARTY.
“내일 당장 죽더라도 그런 질병 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여대생 ‘송예은’ & & 로맨스가 필요한 마마보이 교수 ‘김학선’
4th PARTY.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영화의 BIG FAN 야쿠르트 판매원 ‘이혜영’ & 작품 없이 10년, 아이디어가 필요한 영화 감독 ‘강하늘’
간단평
저예산 독립영화 방식에 어울린 설정과 개성파 배우들의 출연이 재미를 더해주기에 충분했다. 발랄한 상상력, 다양한 장르적 정서, 그에 따른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설정이 가져다준 특별함만 돋보일 뿐, 그 어떤 에피소드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스토리, 편집, 흐름이 기본기가 부족한 탓에 개성만 강한 영상미만 잔뜩 나열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단편 영화라면 흥미를 갖고 볼 부분이지만, 옴니버스 형식에 일체형 이야기를 지향한 극장 개봉 영화라면 대중이 쉽게 이해하거나 흥미를 갖고 볼 수있는 구조가 되어 있어야 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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