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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해숙 "'신과함께' 초강대왕이 되어서 日 판사들을…"

18.07.0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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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인터뷰를 하지 않던 배우 김해숙이 이번 <허스토리>를 통해 오랜만에 인터뷰 현장에 참여하게 되었다. 국민 엄마와 다양한 배역을 오가던 그녀가 이번 작품을 통해 큰 상처를 지닌 위안부 할머니 역할로 돌아왔다. 힘든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느낀 심경과 소감, 그리고 근래의 활동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처음 각본을 받았을 때의 심경은?

대부분의 위안부 작품들이 과거의 현장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현재의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개개인의 삶을 보여주면서 후반부 법정신을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대목이 이 영화의 초점이었다. 


-원래 인터뷰를 잘 안하시는 걸로 알고있었다. 

(웃음) 맞다. 내가 나서는걸 잘 못 하는 편이다. 그래도 우리 영화가 잘 돼야 하고, 개인적으로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이번 영화에 좋은 취지가 잘 알려지길 바랐다. 영화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에도 진행 중인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걸 강조하고 싶었다. 그리고 할머니들께 이 영화를 바치고 싶었다. 이 영화가 할머니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다른 법정물과 달리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모욕당하는 부분이 유심히 잡혀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을 겪었다니 상상이 가지 않았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오랫동안 숨겨 왔다가 재판장에서 자신의 아픈 삶을 이야기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재판장에서의 그분들을 강자라고 생각한다. 누구한테도 주눅 들지 않고 절대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만큼은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그러한 강인한 마음가짐이 그 연세에도 23번의 재판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캐릭터 접근이 어렵지 않았나?

그동안 한 많은 여인 캐릭터를 해왔지만, 이번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움과 두려움이 느껴졌다. 인간으로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오래전부터 겪어왔기 때문이다. 아마 이분들 만큼의 고통을 겪은 분들은 많이 없었을 것이다. 그분들이 느낀 감정에 폐를 느낄까봐 무섭기도 했다. 그분들의 마음이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개인적으로 재판장 안에 있을 때 너무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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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연기한 배정길 캐릭터의 모델은?

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이분이 누구였을까 생각하면 나만의 이기적인 생각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 생각을 버리고 철저히 영화속 배정길 캐릭터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힘들었다. 배정길은 배정길일 뿐이며, 절대로 누구를 모델로 하지 않았으며, 바탕이 되었던 할머니들도 만나지 않았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충분한 자료 조사를 해 줬기에 그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서로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지만, 서로 손을 꼭 잡아 주며 잘했다고 조용히 응원했다. 어떻게 보면 겉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마음으로 서로를 아껴 주었다. 힘든 감정 연기에 열중해서 누구 하나 쓰러지면 안 되겠다 했는데, 배우들보다는 감독님이 쓰러지셨다. (웃음) 


-개인의 감정연기만큼 분노조절장애 아들을 키운 것도 쉽지 않아 보였다. 

그것보다는 정말 이런 비극이 있을 수 있을까? 살아도 지옥이라는 걸 보여줬던 것 같다. 아들의 그런 분노 조절 장애를 볼 때마다 그 할머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 아들 연기를 하는 배우가 너무 열심히 했고, 그 연기를 하다가 정말 다쳐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내가 연기 할 때마다 조심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캐스팅을 보고 든든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나?

맞다. 다른 것 보다 모든 출연진이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감독님께서 오랫동안 준비해 두셨고, 이런 영화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힘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섬세하게 준비해 주셨기에 감독님을 믿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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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가 많은 배우들이 모인 현장이었다. 

나는 40인데? (웃음) 농담이다. 내 재판 신이 우리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그때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모두들 탈진했고, 그때 그 모습들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 배우뿐만이 아닌 모든 스태프들이 임한 것을 보고 많은걸 느꼈다. 아마 개개인이 똑같은 생각이지 않았을까?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며, 기자 시사회날 예수정 배우님은 감동하기 까지 했다. 영화가 상영했을 때 우리는 배우라기보다는 관객에 가까웠다. 내 모습을 스크린에서 확인한다는 게 너무 두려웠다. (웃음) 


-촬영하고 나서 우울증은 없으셨나?

우울증은 없었지만,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내가 울고 싶어도 김혜숙의 감정으로 연기를 하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표정만 무덤덤 할 뿐 감정은 울고 있었다. 컷이 끝날 때 감독님에게 쉬고 싶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쉬면 이 영화의 연기가 안 좋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다음 작품 구상을 함께 하면서이 캐릭터의 힘든 감정을 잊어버리려 했다. (웃음)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몸이 좋지 않아서 나중에 여행을 떠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배우님께서 다작을 고집하시는 이유는?

당연히 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쉬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정말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다. 지겹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많은 분이 사랑해 주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이왕이면 나는 내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 (웃음) 하지만 나는 내 캐릭터를 조금이라도 다르게 활용하고 싶다. <해바라기> <박쥐> <암살>을 할 때도 엄마였지만 모정의 모습은 다양하구나 라는 걸 보여주려 했다. 그래서 항상 머리를 할 때 고민을 하고 있다. "차라리 삭발을 해볼까?" 라는 생각도 가끔 한다. (웃음) 조금이라도 달라 보이고 싶은 게 내 욕심인 것 같다. 


-그 점에서 과거 작품인 <경축 우리사랑> 같은 영화에 출연하신 건 최고의 도전 이었던 것 같다.

맞다! (웃음) 세상에 이런 영화가 있나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국민 엄마였는데, 이런 파격적인 엄마가 있었나? 그 영화 보면서 알겠지만 딸의 애인을 뺐고 아이까지 낳았다. 하지만 그것에 가장 좋은 장면은 본인의 이름을 갖는 것이었다. 그게 아마도 모든 엄마의 꿈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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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러브콜이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글쎄 그것은 연기를 사랑하고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믿음을 주신분들이 주변에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직도 새로운 열정이 남아있고 내 주변에 좋은 분들이 있어서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다.


-대중분들이 김해숙을  볼때 마다 믿고 보는 배우라 하는 데 부담은 없나?

처음에는 열심히 했는데 작품 수가 늘면서 나 자신도 무서워졌다. 과연 내가 어디까지 갈수 있을까 생각도 했었다. 일단 하다보면 그러한 부담감이 무겁기만 하다. 그럴 때 마다 실망을 주는 배우가 되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 


-김해숙의 10년 후는?

아마 계속 현장에 있을 것 같다. 10년 뒤에도 현장에 있을 것이다. 


-<신과 함께>에서 연기했던 초강대왕이 문제의 일본 판사들을 만났다면?

다 죽였을 것이다. 무조건 심판이다. (웃음) 원고석이 아닌 하늘 위에서 바로 떨어뜨릴 것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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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적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시나?

나는 그냥 배우일 뿐이다. 그때 내가 여성 영화인들의 자리에 관해 이야기 한것은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영화 현장도 큰 흐름이 생길거라 봤기 때문이다. 지금은 남자 배우들 위주로 시나리오가 나와서 여배우들에게는 아깝게 다가올 테지만,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인생은 돌고 돌듯이 여배우들의 시대도 올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원래 낙천적이다. (웃음) 그래서 많이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국민 엄마로 불리는 캐릭터와 <아가씨> <암살> <박쥐>와 같은 개성 넘치는 배역 중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더 희열을 느끼는가?
 
희열보다는... 엄마역할에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 연기를 하면서 엄마는 상징이 아니며 엄마들은 여럿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었다. <하얀 거짓말>이라는 드라마를 할때 느낀것은 타인에게는 그릇된 엄마지만 내 개인에게는 진짜 엄마의 감정이라 생각했다. 그것을 하면서 엄마도 장르구나 라는 내 나름의 정의를 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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