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인과 연' 리뷰: '신과 함께'가 너무 달라졌어요 ★★★☆
18.07.25 13:10
[신과 함께-인과 연, 2018]
감독:김용화
출연: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이정재
줄거리
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그들도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강림(하정우)은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자신들의 마지막 귀인으로 정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저승법 상 원귀는 소멸되어야 마땅하나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 삼차사에게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염라의 조건은 성주신(마동석)이 버티고 있어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허춘삼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간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 하지만 성주신의 막강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중 우연히 그가 천 년 전 과거에 해원맥과 덕춘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스로도 기억 못 하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과 거래를 시작하는데…
"후속편에서는 정말 달라질 것이다" 1편 <죄와 벌>의 논란이었던 신파와 개연성에 대한 기자들의 지적에 김용화 감독은 인터뷰 자리에서 2편의 완벽한 변화를 자신있게 예고했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미 완성된 결과물을 편집 한 번으로 쉽게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이번 시사회를 통해 '진짜로 그 일이 일어났음'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전편의 신파적 정서와 결별한 결과물로 김용화 감독의 전작에 담겨진 휴머니즘적인 유머와 드라마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2편은 1편의 기본적인 문제였던 산만한 이야기 구성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편이 김자홍의 재판과 갑작스러운 악귀가 된 수홍의 폭주, 어머니의 슬픔, 군 의문사 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몰두했다면, 2편은 수홍의 재판, 차사들의 과거 사연이라는 두 개의 기본 테마를 가지고 간다. 한층 간결해진 구성으로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져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표현이 가능해졌다.
<신과 함께-인과 연>의 재미는 바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엮인 상황적 설정과 인물 간 관계에 있다. 1편에서 원귀가 되어 현실과 저승 세계를 어지럽힌 수홍을 귀인으로 만들어 환생시켜야 하는 설정은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 같은 불가능한 임무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강림의 고군분투와 계산에 호기심이 절로 생기게 된다. 염라대왕과의 약속으로 노인 허춘삼을 데려오기 위해 성주신과 맞붙은 혜원맥과 덕춘은 맥을 추지 못하고 당하게 되고, 그와 함께 노인 가족을 도우며 과거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게 된다.
전편의 지옥 투어와 같은 어드벤처적인 볼거리가 많이 줄어든 편이지만, 이번 2편은 두 개의 이야기에 각각의 팀을 이룬 인물들의 관계와 변화에 집중해 긴장감과 흥미를 높였다. 강림과 수홍, 성주신과 두 차사(해원맥, 덕춘)들은 이번 영화에서 한 팀이자 가족과 같은 구성원을 이루며 자신들만의 험난한 미션을 수행해 나간다. 대립하고 조심하던 사이가 시간이 흐르며 정감가는 사이로 발전하듯이 영화 또한 그러한 무난한 흐름을 이어나간다. 특히 성주신과 두 차사가 허춘삼 노인과 손자와 함께 지내는 이야기는 가족 영화를 보는듯한 여운을 남겨 의외의 흥미로운 조합을 완성했다.
특히나 이 부분에서는 시종일관 덩치에 어울리는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오가는 마동석 특유의 유머가 장점으로 활용돼 이번 영화의 중심축이 된다. 그 과정에서 차사들의 숨겨진 과거 사연이 회상 형식으로 등장해 이들의 만남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인연이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인연이 악연일 수 있다는 여운을 남겨 예측불허의 여운을 전하게 된다.
단순한 구성 속에 세밀한 이야기들이 동시적으로 진행되지만, <신과 함께-인과 연>은 현재 진행 중인 수홍의 재판, 허춘삼 노인과 손자의 행복이라는 메인 스토리에 차사들의 과거 사연의 진실을 기승전결 형식으로 일치시켜 드라마의 공감도를 높여주는 편이다. 촘촘한 이야기 구성과 편집이 이를 뒷받침하며 무난한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표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지나치게 긴 드라마 구성과 필요 이상의 장면들이 다소 아쉬울 따름이며, 공룡이 등장하는 시각효과는 지나칠 정도로 <쥬라기 월드>를 의식해서 만든 장면이란 점에서 독창성이 결여된 듯한 인상만 남겼다. 인연을 강조하는 요소들도 아쉬울 따름이지만 극의 흐름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어서 무난하게 넘겨도 괜찮을듯싶다.
후반부에 들어서 실사 버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던 원작 팬들을 의식한 듯 새로운 희망을 전해줄 쿠키 영상과 힌트는 <신과 함께>의 장기적인 프랜차이즈화 가능성을 전해준다.
<신과 함께-인과 연>은 8월 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덱스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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