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할리우드의 짐승남 데이브 바티스타
18.07.26 11:50
처음 이 프로레슬러가 배우로 전향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더 락'(드웨인 존슨)이 아니고서야 미치지 않고는 이런 선택을 한 것은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했다. 드웨인 존슨의 성공 이후 헐크 호간, 스티븐 오스틴, 트리플 H, 존 시나, 더 미즈 등 인기 프로레슬러들이 연기에 도전했지만 대부분 단발성 출연에 그쳤고, 질적으로 낮은 B급 액션물만 찍고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렇기에 WWE에서 'The Beast'(야수)로 불리며 야만스러운 괴력과 인상을 자랑했던 그의 배우 진출 또한 같은 절차를 받게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할리우드의 A급 영화의 주요 캐릭터를 연기하는 동시에 마블 영화에서는 히어로 캐릭터로 등장하며 없어서는 안될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개봉한 <호텔 아르테미스>에서는 수간호사 에베레스트로 등장해 베테랑 배우 조디 포스터와 의외의 '케미'를 선보이는 호흡을 보여줘 감정 연기도 자연스럽게 해내는 안정성을 보여주며 연기자로서의 제 2의 삶을 무난하게 키워나가고 있다. 그의 이름은 데이브 바티스타다.
본명:데이빗 마이클 바티스타 주니어 (David Michael Bautista Jr.)
생년월일:1969년 1월 18일
출생지:미국 워싱턴 D.C.
신장:193cm
어린 시절의 데이브 바티스타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왔다.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이혼으로 경제적 가난과 정서적인 방황기를 맞이한 소년은 9살이 되던 해에 살인사건에 연루되는 불운을 겪었으며, (이후 무혐의로 풀려남) 13세에는 자동차를 훔치고 달아나다 경찰에 체포되었다. 17세가 되던해에는 금전이 필요해 클럽 경호원으로 일하게 되었지만, 이후에도 여러 폭력 사건에 연루돼 경찰서를 들락날락 해야만 했다. 1990년 초 첫 번째 아내 글렌다와 결혼해 두 딸을 나으면서 부터 생계 유지를 위해 안정된 생활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보디빌딩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오늘날 바티스타의 인생을 바꾸게 되었다.
큰 체격을 지닌 만큼 보디빌딩에 재능을 보인 바티스타는 우람한 몸짓을 자랑하는 보디빌더가 되어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바티스타 보인도 보디빌딩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고 회상하며, 당시 운동으로 인해 긍정적 목표를 갖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운동 선수로서의 행보를 이어가던 바티스타는 프로레슬링계의 합류 제안을 받게되고, 90년대 후반부터 레슬링 체육관을 다니며 훈련에 매진하게 된다. 2000년 세계 최고의 프로레슬링 단체 WWE(당시에는 WWF) 산하의 인디단체 OVW의 일원으로 합류해 '리바이어던' 이라는 네이밍의 레슬러로 활동했다. 이 당시 그의 활약상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인기 프로레슬러 '스톤콜드' 스티븐 오스틴과 케인의 지원으로 WWE로 이적하게 된다. 당시 그의 나이는 31세로 늦은 나이에 데뷔한 셈이다.
▲WWE 프로레슬러 시절의 바티스타
▲WWE 시절 바티스타의 활약상 모음
바티스타는 WWE 첫 데뷔에서 조연급의 캐릭터로 활동하다 2003년 트리플 H, 릭 플레어, 랜디 오턴 등 당대 최고의 전설적인 레슬러들과 함께 팀을 이룬 '에볼루션' 이라는 악역 단체의 일원에 가입해 특유의 파괴력 넘치는 레슬링과 기술을 선보이며 존재감 있는 스타로 키워지게 된다. 이후 2005년 로얄럼블 우승으로 자신을 도왔던 트리플 H를 꺾고 월드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게 되면서 WWE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후 메인 이벤터로서의 인기를 오랫동안 구가하다 이종격투기에 도전하는 등 레슬링 외의 행보를 이어나가게 되었고, 2011년 모든 인기 프로레슬러들의 관례인 액션 영화 출연 기회를 잡게 된다.
▲영화 <라이징 썬> (2011)
▲영화 <리딕> (2013)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영화 <블레이드 3>에서 인상 깊은 조역으로 출연한 도미닉 퍼셀이 조연을 맡은 <라이징 썬>에서 전직 경찰이었지만, 교도소에서 복역한 이후 나이트클럽의 기도로 살아가고 있는 레이를 맡아 특유의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인상적인 데뷔작은 아니었지만, 바티스타가 지닌 체격과 스타성을 인식한 할리우드 관계자들은 그에게 끊임없이 조연 제안을 하게 되었고, 바티스타 역시 이때부터 연기에 매력을 느끼며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행보를 이어나가게 된다.
드웨인 존슨을 제외한 여타의 스타들이 B급 액션의 주인공을 고집했던 것과 달리 바티스타는 단역 흑은 조연 역할이라도 사양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빛낼 수 있는 역할이라면 배역 비중을 따지지 않았다. 2013년 빈 디젤이 주연을 맡은 SF 액션 <리딕>의 용병 캐릭터로 출연해 존재감을 보이던 그는 2014년 배우 인생에 있어 행운과도 같은 최고의 인생작을 만나게 된다. 그 작품이 바로 마블 스튜디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였다. 전직 프로레슬러다운 체격이 부각된 분장부터 예상치 못한 개그 연기에 이미지와 상반된 모습까지 보여줘 바티스타의 드랙스는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무엇보다 영화의 주제가 개인이 아닌 가족같은 팀원들의 단합을 이야기한 작품이었기에 모든 출연진과 함께 동등하게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2018)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한 마블 유니버스에서의 출연은 바티스타의 할리우드 진출기를 완전히 바꿔놓게 되었다. 거대한 덩치에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반전된 이미지까지 거부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할리우드의 대형 제작사들은 그를 눈여겨보게 되었고, 전설적인 프랜차이즈 시리즈 '007 시리즈'의 24편 <007 스펙터>에서 제임스 본드를 상대하는 악역 '미스터 힝스'를 맡아 강력한 악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
▲영화 <007 스펙터> (2015)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이후 또 한 번의 예상치 못한 작품과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 바로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레플리컨트 캐릭터였다. 영화의 프리퀄 단편과 오프닝에만 등장하던 단역이었지만 주인공 케이를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에게 큰 영향을 주는 기폭제와 같은 캐릭터로 짧지만 강렬한 무게감을 전해주는 중요한 역할이었다. 바티스타는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한 이 장면에서 특유의 파괴력 넘치는 액션과 함께 체구에 어울리지 않은 섬세한 감정 연기를 훌륭하게 선보여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 덕분에 바티스타는 주연급 캐릭터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드웨인 존슨과는 대조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는 조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 (2018)
▲영화 <이스케이프 플랜 2:하데스> (2018)
▲영화 <엽문 5> 촬영장에서
덕분에 이후 개봉 예정작과 출연작들도 줄을 잇고있다. 올해 개봉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호텔 아르테미스>에 이어 <어벤져스 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를 비롯해 실베스타 스탤론,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함께 출연한 <이스케이프 플랜>의 후속작 <이스케이프 플랜 2:하데스>와 3편의 의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 되었다. 이밖에 피어스 브로스넌, 레이 스티븐슨과 함께 호흡을 맞출 <파이널 스코어>와 중국 영화 <엽문 5>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늦은 나이에 레슬링와 연기 데뷔를 하게 되었지만, 나이에 굴하지 않고 차근차근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이기에 조만간 할리우드에 큰 족적을 남길 스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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