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리뷰_ '감시'를 소재로 한 잘 만든 영화
13.06.20 19:52
자,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하기 전 게임 하나를 해 보겠습니다. 아래 다양한 사진들을 보아두었습니다. 이 사진들을 1분간 보세요. 멍하니 보지 마시고 최대한 집중해서, 어떤 사진들이 있었는지 기억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말이죠.
1분이 지났습니다. 이제 사진에서 눈을 떼시고 각 위치에 어떤 사물이 있었는지 한번 적어보세요!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면 그림을 그리셔도 좋습니다. 기억나는 만큼 쓰셨다면 이제 정답을 체크 해 보세요. 참고로 8개에서 12개면 보통, 13개에서 15개면 우수, 16개에서 20개면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눈만큼 화질이 좋고 우수한 카메라는 없다고 하죠. 그러나 온전히 기억에 의지하는 만큼 왜곡될 가능성이 높은것도 바로 눈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감시자들] 리뷰를 '보고' 계십니다. 6시가 되면 퇴근하며 사람들을 '보고' 인사하겠죠. 회사를 나서며 계단을 '보고' 내려가실거구요. 친구들과 연락하기 위해 휴대폰을 '보실'겁니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장면들을 매일 목격합니다. 그러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 두 눈으로 보는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임무는 감시를 통해 범죄자를 뒤쫓는 것입니다. '감시반' 소속의 이 사람들은 대상의 앞과 옆과 뒤에서 범죄자들의 행동 반경을 관찰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경찰'인 그들이 결코 검거를 위한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인내하고, 감시하며 결정적 순간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찰의 이야기를 다룬 적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감시팀'을 소재로 한 것은 이 영화가 처음입니다. 특히 나날이 강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감시라는 주제는 그 어떤 것보다 시의성을 지니고 있다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다뤄진 적 없는 참신한 소재를 스크린화 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대중에게 낯선 소재'라는 한계를 잘 짜여진 스토리로 극복했다는 겁니다.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부분에서는 코믹한 장면들을 삽입하며 완급조절을 능숙하게 해냅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유독 배우들의 눈을 집중해서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은데요. 이 장면들은 감시반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눈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관객으로 하여금 스크린 속 배우들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효과도 줍니다. 아마 영화를 보시는 여러분들께서도 어느 순간 감시반과 함께 현장에 잠입해서 범죄자들을 감시하고 계실겁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습니다. [공공의 적] 시리즈에서 이미 형사를 연기한 바 있는 설경구씨는 이번에도 완벽한 감시반 반장으로 분했습니다. 제임스 역의 정우성씨는 설경구씨의 포스에 뒤지지 않는 악역으로 출연하는데요. 영화를 보시면 그의 잔인함에 치를 떠시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한효주씨 역시 드라마 [동이]의 진실을 찾아가는 모습과 영화 [반창꼬]의 털털한 모습을 잘 조합하여 훌륭한 캐릭터를 만들었죠. 많은 분들이 가장 걱정(?) 하셨을 2PM이준호씨의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연기력을 논하기에는 이른 단계지만 적어도 이번 영화에서는 맡은 역할을 잘 표현했다는게 대다수의 평입니다.
이제 슬슬 결론을 내 보겠습니다. 만일 누군가 제게 이 영화가 어떻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영화 참 괜찮더라'라고 얘기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두 시간여의 러닝타임동안 손에 땀을 쥐면서 몰입할 수 있었으니까요. 설정 부분에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재미' 부분에서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6~7월 극장가 의외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 영화의 마지막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합니다. [감시자들]의 원작은 중국 유내해 감독의 영화 [천공의 눈]인데요. 이 영화에서 감시반 반장 역을 맡았던 임달화가 카메오로 출연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영화 [도둑들]의 중국인 리더 '첸'역할로 잘 알려져 있죠.
평점:★★★☆
TV.VOD 평점:★★★☆
(별 다섯 만점을 기준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별 다섯 만점을 기준으로 수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