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리뷰: 당신도 당할 수 있는 섬뜩한 스릴러 ★★★
18.08.09 22:12
[목격자, 2018]
감독:조규장
출연: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줄거리
모두가 잠든 새벽, 비명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간 ‘상훈’(이성민)은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신고를 하려던 순간,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 ‘태호’(곽시양)와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운이 없게도 살인범과 눈이 마주쳤고, 그 살인범이 결국 우리 집까지 올라와 호시탐탐 나를 노린다. 문이 열리는 순간, 그놈이 나를 향해 달려온다면…도시 전설 같은 이야기지만 아파트와 도시 같은 집단화된 공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일상의 한 부분처럼 다가오는 이야기 같다.
<목격자>는 괴담처럼 느껴지는 도시 전설을 일상에 대입시킨 설정에서부터 흥미를 가져다준다. 그 때문에 이 영화는 의외로 시각적인(?) 부분에서 스릴러적인 재미를 만들어낸다. 살인범과 눈이 마주치고 층수를 새는 장면에서부터 소름을 불러오더니 복도형식의 구조를 지닌 아파트를 배회하다 목격자들의 흔적을 밟아가는 과정을 통해 긴장의 강도를 높인다.
아파트의 우편물, 전화번호, 애완동물의 이름 같은 개인 정보가 살인범의 범죄를 위한 단서가 되고, 이를 통해 서서히 상훈을 압박해 나간다. 아파트 문의 틈새가 벌어진 틈을 타 복도의 끝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살인범의 모습은 익숙한 구조속에 살고있는 일반 관객에게 섬뜩한 여운으로 남겨질 것이다.
이러니 영화가 묘사하는 주인공의 상황은 사냥감에 쫓기는 먹잇감과 같다. 제보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만, 눈이 마주친 살인범에 대한 공포와 어렵게 구한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지 않은 심리적 두려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훈의 처지가 애달프게 느껴질 따름이다. 때로는 그 모습이 관객으로 하여금 답답함을 불러오게 하지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자문 형식의 여운을 남기고 있어 약간의 공감의 여지를 남기기에 이른다.
그러한 공포로 인해 방관과 이기적 행동을 반복하는 상훈의 행동은 처절하면서도 무너져 가는 목격자의 애달픈 심리를 상징한다. 혼란 속의 주인공에게 살인범은 갑작스러운 기습과 가족을 향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물리적 충돌이 더해진 서스펜서물의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이른다.
이처럼 사냥감과 먹잇감이라는 '먹이 사슬'의 관계를 유지하며 추격과 대결의 구도를 이어가면서, 제 삼자인 형사 재엽(김상호)을 등당시켜 수사물의 형태까지 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형사의 등장은 방관과 집단 이기주의 속에서 살인범의 배회를 묵인하는 보이지 않는 현대사회의 공포와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만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대결과 긴장감을 통한 스릴러물 특유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현실 공감적인 메시지를 전하려 한 영화의 의무도 유지하려 한다.
물론 장르 영화, 특히 스릴러와 서스펜서가 결합한 영화에 지나치게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려다 보면 그것이 장르의 특성과 개연성을 방해하는 자충수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점에서 <목격자>의 이러한 메시지 전달에 지나치게 집착한 설정이 일반 관객에게 있어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으로도 다가올 수 있다. 살인범의 범죄에 방관하고 이기적으로 대하는 집단의 태도와 캐릭터들의 방관적 태도에 모두가 공감하기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설정을 부각하기 위해 일반인과 경찰을 다소 무능하게 그린듯한 묘사와 정의를 강조하려는 후반부의 설정도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 따라 호불호를 불러올 것이라 본다. 전자서 언급한 대로 이 부분에 대한 당위성을 높이기 위해 살인범의 무차별적인 범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기에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영화를 보는 시각은 제각각일 것이다. 그 점을 제외하고 도시 스릴러물의 관점에서 영화를 즐기려 한다면 충분히 흥미를 갖고 볼 수 있는 영화임은 틀림없다. 특히나 이런 무더위에 조금은 섬뜩한 작품을 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추천한다.
<목격자>는 8월 1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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