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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과 함께' 이정재 "정우성과 함께 출연할 영화 기획중"

18.08.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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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시리즈 출연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 지평을 여는 데 크게 기여한 이정재. 염라대왕이라는 존재감만으로도 큰 역할을 지닌 캐릭터를 맡으며 이번 영화서 느낀 개인적 소감과 신인 시절부터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느낀 감정, 향후 계획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공을 정말 많이 들였다. 언론시사회 때 김용화 감독이 내 옆자리에서 봤는데, 계속 옆에서 "저거 어떻게 하는 거야? 이거 더 좋아졌네"라고 계속 질문하면서 봤다. 정말로 김용화 감독이 정성을 많이 들여서 작업한 흔적이 역력했다. 아무래도 1편의 1,400만 관객분들이 봐주신 것에 대한 보답으로 2편에서 더 정성을 기울인 것 같았다. 


-그동안 촬영하면서 부담감은 없었나?

사실 뭐 나는 일개 조연이지 않나. (웃음) 작은 분량이었지만 중요한 역할이기도 했고, 감독님과 제작진의 배려 덕분에 특별, 우정 출연이라는 수식어를 쓸 수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부담감은 없었지만, 이 역할을 하면서 절대 노력을 안 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리즈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탐이 났던 캐릭터는?

전혀... (웃음) 배우들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 옷을 입었다고 본다. 모든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저 사람은 저 캐릭터가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너무 잘해줘서 특별히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염라 언니'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나?

(크게 웃음) 그런 닉네임이 붙는다는 것은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애정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내 캐릭터에 애정을 표현해 주신거니 감사할 일이다. 마음에 드는 별명이다. 어느 순간에서부터 내 성대모사를 하는 사람도 늘었고, 저번에는 내가 찍은 햄버거 광고 전단에 염라 대왕 낙서를 한 것도 봤다. (웃음) 내 성대모사, 얼굴 낙서, 닉네임을 보니 내가 대중하고 많이 가까워졌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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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보기에 진짜 신(혹은 저승 속 세계 캐릭터)처럼 느껴졌던 연기자는?

(웃음) 개인적으로 이경영이 형님이 짧게 나왔지만, 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마블리의 성주신이…(웃음) 원작하고 싱크로율이 너무나 완벽했고 연기도 아주 재미있었다. 두 사람의 연기가 재미와 깊이도 있어서 훌륭한 연기라 생각된다. 


-영화속 목소리를 보면 힘이 많이 들어갔다. 표정과 모습이 인상적이다.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 듯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사실은 쉽지가 않다. 자칫 잘못하면 무섭게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톤 조절하는 것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다. 톤에 있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 나온 톤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염라대왕이라는 캐릭터 구성에서 머리를 변신하고 했다고 한다. 그런 중에서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있었나?

개인적으로 모델을 삼고 참고를 한 건 없다. 동양적인 캐릭터이기에 상상력이 많이 가미되었다. 왕을 연기한 여러 캐릭터가 있었지만, 염라대왕은 사실상 처음 선보이는 캐릭터 다. 그렇기에 오히려 자유롭게 상상할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염라대왕 캐릭터를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거기에 맞춰 캐릭터를 완성했다. 


-연예인들이 단골 성대모사로 <암살>의 대사 장면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본인이 보기에 가장 비슷한 사람은 누구라 보시는가?

다들 너무 잘해서... (웃음) 나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건데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아이돌 중 한 분이 <암살> 대사를 한 걸 봤는데 그게 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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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신과 함께> 3, 4편 혹은 TV 버전의 제안이 들어온다면? 출연 분량과 비중을 어느 정도 우선으로 두겠는가?

출연 분량은 이 정도가 딱 맞은 것 같다. (웃음) 제안이 들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신과 함께]도 슈퍼 히어로 영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정재 배우가 지닌 브랜드적인 가치도 큰데 혹시 히어로물에 관심은 있나?

염라가 만약 이승으로 내려온다면? 그럼 참 재미있는 히어로 물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개인적으로 히어로물을 잘 챙겨 보지 않지만 울버린 시리즈의 마지막이었던 <로건>이라는 영화가 정말 재미있게 다가왔었다. 명확하고 짧게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느껴졌는데, 그 점에서 <로건>은 참 좋은 영화라고 느껴졌다. 얼마 전에 본 <마녀>도 재미있게 봤다. 


-영화를 보고 나서 농담조로 저승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려면 법조 계열, 사관 학교 전공을 해야 한다고 말이 나왔다. 그러면 적어도 지옥은 가지 않고 저승차사는 할 수 있으니까. (웃음) 염라 대왕이 그쪽 계열의 사람들로 차사들을 임명하던데,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 글쎄, 아마 염라대왕은 그 사람이 그런 이력보다는 그들의 인간적인 내면을 보면서 차사직을 제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굳이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니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웃음) 


-정우성과 함께한 <태양은 없다>가 여전히 화자 되고 있다. 두 분이 회사를 함께 차리고 더욱 돈독한 모습을 보여줘서 그런 것 같다. 정우성 배우와 함께 또 작업 해볼 의향은 있으신가?

당연히 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끼리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그것도 벌써 8, 9년 전 이야기인데...지금도 틈만나면 같이 해볼 시나리오도 찾고 여러 아이디어를 내서 기획될 만한 소스를 찾고 있다. 엄청 노력은 하고 있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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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 주지훈을 비롯한 어린 후배들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았다. 소감은? 

너무 즐거웠고 앞으로도 이렇게 젊은 동료들과 함께 작업할 기회가 많았으면 참 좋겠다. 후배들 모두 놀라울 정도로 자신의 역할들을 잘 소화해냈다. 향기는 어떻게 저 나이에 차분하면서도 자기 캐릭터를 잘 유지하나 싶었다. 주지훈의 경우는 캐릭터의 익살스러움을 잘 끌고 가면서 멋있게 나올 때는 정말 멋있게 등장해서 굉장한 유연성을 가진 배우라는 것을 느꼈다. 동욱이는 단순히 잘했다기보다는 모든 감정신들을 너무나 잘 소화할 만큼 극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줬다. 지금봐도 그의 연기는 너무 놀랍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하정우라는 배우가 어린 연기자들을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한국 영화의 굵직한 블록버스터 작품들 속에 꾸준하게 출연했다. 물론 그 속에서는 흥행, 실패작도 있었지만, 그것이 지금의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본다. 신인 시절 부터 참여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부터 지금의 <신과 함께>를 돌아본다면?

지금 갑자기 떠올린 작품들은 드라마들이다. <백야 3.98> 같은 경우는 거의 1년 넘게 촬영했고, <모래시계>는 10개월 이상 찍었던 대작이었다. 그때 당시 두 작품에 출연했을때만 해도 조연급이라 많이 나가지 않았지만, 전체 횟수로 총 15개월을 촬영했다. 촬영현장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느껴지는 대목은 바로 밤샘 촬영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때 당시만 해도 스태프들이 집에도 못 갔을 정도로 현장에서 밤늦게까지 고생이 많았는데, 새롭게 개정된 노동법으로 인해 작업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덕분에 지금의 <신과 함께> 같은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 더 빨리 와야 할 시스템이었고, 더 좋은 제작 환경이 등장할 거라 생각한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돋보이는 소재와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 작품 선택 기준은?

특별히 장르를 따지지 않는다. 특별하게 관심이 있는 영화가 있다기보다는 이정재를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큰 것 같다. 사실 나도 연기 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의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캐릭터를 어떻게 변화시켜서라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런 거에 대한 아이디어가 안 나올 때가 너무 많다. 그렇다 보니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조금이라도 비슷했던 역할은 다르게 연기하든지 조금 피해가든지 그런 고민이 많이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것들 혹은 같은 직업군의 캐릭터지만 어떻게라도 다르게 보여드리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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