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제2의 천우희, 한예리가 될 전여빈
18.09.13 20:09
사실 이 배우는 조연으로 분류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영화의 인상적인 조연으로 출연하며 존재감만큼은 확실히 드러내 왔기에 이 칼럼을 통해 이 배우의 이름을 알리려 한다. 여러 주요 영화의 눈에 띄는 조연으로 출연한 그녀는 13일 개봉하는 <죄 많은 소녀>를 통해 처음으로 메인 주인공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주목받은 시기가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천우희, 한예리, 박소담과 같은 선배격 배우들이 걸었던 모범 케이스를 따르며 영화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질 연기파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오랫동안 쌓아둔 연기 내공을 서서히 드러내며 영화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2018년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르게 될 그녀의 이름은 전여빈이다.
본명:전여빈
생년월일:1989년 7월 26일
신장:166cm
그녀가 배우의 꿈을 갖게 된 시기는 다소 늦은 스무살 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의대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입시 준비를 했지만, 그녀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혹하게 실패했다. 너무나 큰 절망감 탓에 본인 스스로를 미워했던 그녀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된 것은 성경책(종교)과 영화였다. 중학생 때 감명 깊게 읽었던 소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영화 버전을 뒤늦게 본 스무 살의 여빈은 영화의 명대사인 "카르페 디엠!"의 말처럼 단 한 번뿐인 인생에 있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녀가 선택한 그 일이 바로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해 영화와 연기에 대해 배운 후,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젊은 배우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워크숍에 합류해 연극과 같은 연기의 기본기를 더 쌓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학로 연극 스태프까지 자처하며 어깨너머로 선배들의 연기를 연구하고 따라 했다. 그러한 인고의 노력 끝에 전여빈에게 큰 기회가 찾아온다.
배우 문소리의 첫 감독 데뷔작인 <최고의 감독>(세 편의 단편을 묶은 장편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의 마지막 에피소드)에 그녀가 캐스팅된 것이다. 문소리는 전여빈과의 첫 만남부터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한다. 평양냉면 집에서 냉면을 먹은 뒤 카페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다 영화 대본을 건sp게 되었는데,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당차게 대본을 읽는 모습을 보고 단번에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한다.
▲영화 <최고의 감독> (2015)
▲영화 <간신> (2015)
▲영화 <망> (2015)
당시 전여빈은 문소리의 합격 통보를 전화로 받게 되었다고 한다. 하필 그때가 낮잠을 자고 있을 때여서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하다가 받게 되었는데, 전화 속 목소리가 문소리임을 확인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한다. 존경하는 선배의 합격통보를 받은 그때는 그녀 인생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남겨졌다. 한 감독의 부음을 듣고 장례식장을 찾은 배우들이 하나씩 찾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최고의 감독>에서 전여빈이 맡은 역할은 고인이 된 감독에 깊은 애정을 느껴 장례식장을 찾아온 신인배우였다. 등장하자마자 감독의 영정사진 앞에서 소리를 내며 울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선배들 앞에서 능청스럽게 수다를 떨다 소동의 원인을 제공하는 모습은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존재감 넘치는 데뷔로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전여빈은 장진 감독이 연출한 TV 영화 <바라던 바다>의 조연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 영화에서도 고두심, 박건형과 같은 선배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줘 신예답지 않은 능숙함을 선보였다. 장진 감독은 “열정이 진실된 친구.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스스로 맹렬하게 움직이는 배우. 찍은 사진을 보면 바라보는 것 자체가 좋은 배우.” 라며 전여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의 연기적 재능이 가장 돋보였던 영화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29분짜리 단편 영화 <망>이다. 죽은 남편의 시체를 힘들게 끌며 먼 길을 건 여인이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도를 올리다 불사의 존재와 만나게되는 이 작품에서 간절함, 처절함, 공포가 서린 다양한 표정 연기를 선보여 영화의 정서와 분위기를 단번에 표현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녀만의 내면 연기가 빛났던 순간이다.
▲<망> 예고편
이렇듯 여러 편의 독립영화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이게 된 그녀는 <우리 손자 베스트><여자들><예술의 목적><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등의 독립 영화에 연달아 캐스팅되어 독립영화계의 기대주이자 여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여기에 <간신><밀정><인랑>과 같은 대작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하며 틈틈이 얼굴을 알렸다. 지금의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작품은 OCN 드라마 <구해줘>로 잠입취재를 위해 1년 전부터 구선원에 들어온 홍소린 기자를 맡았다. 작품의 전환점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은만큼 등장만으로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영화 <여자들> (2016)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2017)
▲영화 <구해줘> (2017)
▲영화 <죄 많은 소녀> (2018)
드라마 출연 이후 이름이 알려지며 여러 작품의 출연 쇄도를 받고 있는 만큼, 전여빈에게는 이번 2018년이 진정한 시작이자 데뷔라 해도 무방하다. <죄 많은 소녀>는 그녀의 존재감을 영화계에 더욱 널리 작품으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과 43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 스타상의 영광을 안긴 첫 인생작이 되었다. 괴물과도 같은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관계자들과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만큼 전여빈은 2018년 한국 영화계의 최고의 발견이자 이후의 영화계를 이끌 라이징 스타가 될 것이라 장담한다.
▲전여빈 주연의 단편 웹드라마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들] 강릉편'
▲이동휘와 함께 출연한 '[MV] 2018 월간 윤종신 3월호 - 이별톡'
자료참조
연기의 희열을 배우다 - <씨네 21> 2016년 2월 1일 기사
<죄 많은 소녀> 무비라이징과의 인터뷰 - 조만간 업데이트 예정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제이와이드 컴퍼니,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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