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연휴에 뭐 볼까? 9월 19, 20일 개봉작 별점, 간단평 모음
18.09.20 18:31
우려를 위대한 승리로 바꾼 조인성의 대역전극 <안시성>
[안시성, 2018]
감독:김광식
출연: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설현, 박병은, 오대환
줄거리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태종은 수십만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의 변방 안시성을 침공한다. 20만 당나라 최강 대군 VS 5천명의 안시성 군사들. 40배의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전사들은 당나라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간단평
단점을 먼저 언급하자면, 긴 러닝타임의 대서사격 작품에서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그대로 안았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드라마의 분산은 자연히 발생하고, 시대적 상황이라는 제약 탓에 액션과 묘사에서는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영화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의 문제점이지, 기본적인 관람요소에는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능글맞으면서도 권위를 내려놓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인간적인 리더의 면모를 보인 조인성의 양만춘은 가벼움과 역사적 진지함 사이에 놓인 이 영화의 정서와 어울림을 보여준다. 그외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구성과 이를 신념과 성장물의 형태로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는 <안시성>의 메시지로 연결되어 인상적인 드라마로 완성된다. 압권은 네 번의 전투씬이다. 시각적인 완성도와 함께 한편의 교향곡 처럼 각 전투 마다 패배, 승리, 위기, 결말의 테마를 담아 기, 승, 전, 결의 형태로 완성한 방식은 극적인 재미를 불러오게 한다. 진일보된 CG 기술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화면으로 독창적인 전투씬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긴 러닝타임의 서사시를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냉정히 말해 독창적인 전투씬과 볼거리라 할 수 없지만 제작, 출연진의 노력과 정성이 그 어느 때 보다 깊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건 바로 조인성의 양만춘이 실패가 아닌 성공으로 보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명의 병사들과 주변 인물들이 영웅 양만춘을 만들어 냈듯이, 조인성의 돋보이는 활약도 그렇게 완성될 수 있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현빈, 손예진의 로맨스…가 아닌 정통 스릴러 <협상>
[협상,2018]
감독:이종석
출연:손예진, 현빈, 김상호, 장영남, 장광, 이주영
줄거리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던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은 긴급 투입된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 모두 사망하는 사건을 겪고 충격에 휩싸인다. 그로부터 10일 후, 경찰청 블랙리스트에 오른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가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그녀를 협상 대상으로 지목한다.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와 그를 멈추기 위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협상가 ‘하채윤’ 남은 시간 12시간,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협상이 시작된다!
간단평
<협상>은 조금 특이한 방식과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원 생중계 방식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벼랑 끝 전술과 같은 돌발적 상황을 통해 모두를 당황케 하는 악역의 존재는 긴장감을 절로 불러일으키게 한다. 요구사항을 말하지 않은 채 명확한 이유도 없이 특정 인물을 인질로 삼고 있는 인질범의 심리를 간파하기 위해 특수장비와 심리전을 통해 단서를 잡아가는 협상가의 모습과 이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게 되고, 이로 인해 협상가와 인질범의 관계는 대립에서 협력의 관계로 이어지는 방식이 흥미롭다. 하지만 이후부터 지나치게 감성적인 캐릭터의 모습과 이를 자극하는 감정적인 설정이 긴장감 넘치게 진행된 이야기에 답답함을 불러오게 만든다. 그 때문에 괜찮았던 스릴러가 후반부에 들어서는 추리와 거리가 먼 전형적인 신파 형태의 모습을 띠게 된다. 지나치리만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한 중압감 탓인지 마지막은 미진하게 마무리 짓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연기도 좋고, 소재도 흥미로운데…왜 이렇게 심심하지? <명당>
[명당, 2017]
감독:박희곤
출연:조승우, 지성, 김성균, 백윤식, 문채원, 유재명
줄거리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뜻을 함께하여 김좌근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되는데…
간단평
<관상>의 성공 포인트였던 실제 역사와 연계시키는 전략과 역학적 요소가 일상과 역사에 영향을 주게 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았다. 여기에 조승우, 지성, 김성균 등 안정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무난한 사극 연기도 일품. 하지만 너무나 직선적인 흐름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말해주듯이 오로지 '땅'과 '야망'에만 집착하는 인물들의 모습만 담은 전개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이 열일해서 흥미로웠던 사극.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역대 <컨저링> 시리즈중 가장 안 무섭다 <더 넌>
[더 넌, 2018]
감독:코린 하디
출연:타이사 파미가, 데미안 비쉬어, 조니 아론스, 조나스 블로켓
줄거리
루마니아의 젊은 수녀가 자살하는 사건을 의뢰 받아 바티칸에서 파견된 버크 신부와 아이린 수녀가 수녀원을 조사하면서 충격적인 악령의 실체와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간단평
이 영화가 <컨저링> 시리즈로 부터 계승한 게 있다면, '깜놀' 공포와 무섭게 묘사된 시각효과 정도. 조용하고 심심한 장소를 배경으로 둔 상태에서 공간적 위치를 활용한 호러 연출과 이야기를 구성했다면 <컨저링> 시리즈가 지닌 장점을 충분히 계승했다고 할 수 있지만, <더 넌>은 인물들의 사연 설명과 한 시퀀스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 구성에 시간을 낭비한다. 역대 시리즈중 가장 무서운 <애나벨:인형의 주인>이 화면 구성과 시점 변화를 통해 신선한 방식의 이야기를 보여줬던 것과 달리 <더 넌>의 화면은 평면적이고, 지나치리만큼 시각효과에 의지하는 장면과 모호한 영상미만 선보이는 지루한 실험적 행태만 반복한다. 역대 <컨저링> 시리즈 중 가장 심심하고 무섭지 않은 지루한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결혼식이 이별식이 된 사연은? <체실 비치에서>
[체실 비치에서, 2017]
감독:도미니 쿡
출연:시얼샤 로넌, 빌리 하울, 에밀리 왓슨, 사뮤엘 웨스트
줄거리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지인 ‘체실 비치’에 도착한 플로렌스와 에드워드.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서툴렀기에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상처만 남긴 채 헤어지고 만다. 그리고 서로가 알지 못했던 사랑의 비밀이 오랜 기다림 끝에 밝혀지는데…
간단평
전반부를 회상 방식을 도입시켜 연인이 사랑의 감정을 키우는 방식을 애틋하게 그리던 영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불화의 감정을 갖게되는 과정을 유심히 담게 된다. 순간적인 불화의 원인에는 인물의 과거 트라우마, 신념, 집안의 차이 등 다양한 배경이 언급되며, 이를 포옹하지 못한채 헤어지게 되는 연인의 모습을 지극히 냉정한 시각으로 담아낸다. 남녀 캐릭터의 시각을 동등하게 포착해 보는이에 따라 캐릭터의 상황을 공감하게 끔 만들었다. 후반부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회상이 섞인 장면은 극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못한 정서일 수도 있으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려는 일부 정서적 요소들이 아쉽게 느껴진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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