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이 영화 주목] 이병헌이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고?

13.06.24 17:40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들 및 국내 대형 배급사들을 통해 배급되는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상영관을 확보하기 쉽습니다. 다양하게 홍보되고 예산도 많이 배정되어있는 만큼 쉽게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요. 그러나 독립영화들은 이와는 반대로 상영관 및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못되고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이 두둑한 편도 아니지요. 심지어 1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디영화들의 축제 '인디 포럼' 역시 재정부족으로 한동안 행사가 진행되지 못할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독립영화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닌데요. 안타까운 것은 독립영화가 활성화 되지 못한다면 한국 영화 산업 전체의 발전도 침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비라이징이 준비했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인디영화들과 상영관을 소개합니다.
 
 
1 힘내세요, 병헌씨
 
17.jpg
 
18.jpg
 
이병헌씨가 영화 감독으로 데뷔합니다! 이렇게 놀라운 소식이 왜 아직도 매스컴을 통해 보도된 적이 없냐구요? 여기서 말하는 '이병헌씨'는 우리가 생각하는 '1000만 관객 배우' 이병헌씨가 아니기 때문이죠. 신인감독 영화 준비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로 한 방송국 제작진이 병헌씨를 밀착 취재합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병헌씨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표본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시고 꼼지락 거리며 노트북을 켜는데만 1시간이 걸립니다. 우여곡절끝에 노트북을 켰으면 시나리오 작업을 헤야하는데 영화 제목 글씨체 바꾸는 데만 또 1시간이 걸립니다. 아직 데뷔 못 한 병헌씨 덕분에 PD 범수와 촬영기사 승보, 배우 영헌도 영화 촬영을 못하고 있습니다. 병헌씨를 포함한 이 한심한 친구들을 지켜보다 못한 제작진은 급기야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데요. 과연 병헌씨는 헐리웃 스타 이병헌을 넘어 감독으로서 자신의 명성을 떨칠 수 있을까요?
 
영화감독 지망생의 파란만장 데뷔기를 그린 이 영화는 2013 전주 국제영화제 국내 경쟁부문 매진되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 시대 청년이라면 누구든 해봤을 '짓'들을 '병헌씨'는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짓'들에는 다양한 행동들이 포함됩니다. 가령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도 밀려오는 잠을 이겨내지 못해 한숨 자고 일어나서 다시 고민과 걱정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술로 현실을 털어버리는 행위 등이 포함되지요.
 
올 여름 한국 독립영화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힘내세요 병헌씨]는 이미 많은 관객들에 의해 입소문이 파다한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미흡한 부분들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모든 단점들을 스토리와 웃음이 커버해주고 있다는 평입니다. 실제로 [힘내세요 병헌씨]는 시나리오 작가였던 이병헌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데요. [과속스캔들] [써니] 등 재미있고 유쾌한 작품들을 많이 집필했던 감독의 작품이니만큼 재미와 유쾌함부분에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병헌씨]는 오는 27일 개봉 예정입니다.
 

2 잠 못 드는 밤
 
19.jpg
 
20.jpg
 
아직도 연애하듯 알콩달콩 애틋한 결혼 2년차 커플 주희와 현수는 소소하지만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요가강사로 일하는 주희와 멸치공장 직원 현수. 쉬는 날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파트 공원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밤이면 자전거를 타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남 부러울 것이 없어보이지요. 그러나 그들 부부에게 처음으로 '현실'이라는 문제가 다가옵니다. 주희가 말합니다. "우리 아이가 있으면 어떨까?" 현수는 말을 돌립니다. 두 개의 마음으로 차마 잠 못 드는 밤. 이 밤 그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현실을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잠 못 드는 밤]은 결혼 2년차 커플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두 주인공을 담담하게 담아냈습니다. 결혼을 앞뒀거나, 이제 막 가정을 이룬 커플이라면 한번쯤은 고민 해 봄직한 임신, 출산, 비정규직 문제들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다뤄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 영화는 최근 개봉한 [비포 미드나잇]처럼 커플의 진실한 대화가 영화의 주를 이루는데요.[잠 못 드는 밤]도 사전에 제작된 시나리오 없이 스토리의 틀만으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장건재 감독과 김수현, 김주령 두 주연배우가 끊임없이 대화하며 영화를 완성했다고 하네요.
 
가장 현실적인, 그래서 가장 스펙터클한 영화 [잠 못 드는 밤]은 지난 5월 30일 개봉했습니다. 현재 상영관은 서울 상상마당 시네마(홍대), KU씨네마테크, KU씨네마트랩(이상 건대), 인디플러스(광화문),인디플러스(신사동)과  강원 강릉독립예술극장신영, 전라 광주극장, 경북 대구동성아트홀, 부산 부산국도가람예술관이 있습니다.
 
 
3 그녀의 연기
 
그녀의연기_001.jpg
 
그녀의연기_005.jpg
 
[만추] [가족의 탄생] 메가폰을 잡은 김태용감독이 공효진, 박희순과 함께 독립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여자 영희가 제주남자 철수의 애인 행세를 하기 위해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철수는 자신의 결혼을 바라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3류 연기자 영희를 고용하고 가짜 피앙세 역할을 부탁한 것이죠. 철수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영희는 프로처럼 그들의 연애 스토리를 세팅하지만 철수는 시큰둥한데요. 드디어 삼자 대면의 시간입니다. 철수와 그의 아버지 사이에서 영희의 엉뚱아지만 몹시도 우아한 거짓말이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영화 러닝타임이 2시간정도가 되는 것과 달리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단 26분40초입니다. 짧은 러닝타임인 만큼 철수와 영희의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화는 짧은 시간에 그들의 이야기를 발단, 전개, 위기와 절정, 결말까지 알차게 담아냅니다.
 
특히 많은 평론가들은 공효진의 연기력에 대해 입을 모아 칭찬했는데요. 한 평론가는 [그녀의 연기]는 공효진이 펼치는 몇 겹의 연기에 바치는 헌사 같은 제목이라는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평론가는 26분여의 짧은 시간동안 남녀가 만나 이동하고 대화하는 장면만으로도 강력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게 놀랍다며 귀엽고 깜찍한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녀의 연기]는 지난 6월 13일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단독 개봉되었으며 7월 13일까지 한달간 관객 여러분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사진=인디스토리)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