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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리뷰: 연쇄살인 사건을 이렇게 착하게 다룰 줄이야…★★★

18.10.0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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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2018]
감독:김태균
출연: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

줄거리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태오의 추가 살인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사건. 형민은 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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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이라는 실화를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암수살인>에는 흔하게 느껴질 만한 자극적인 시각화와 거친 대사가 없다. 마치 이 사건을 최초로 알린 '그것이 알고싶다'의 재연 버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철저히 현실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다루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건은 이미 과거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스릴러라면 실시간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을 바탕으로 형사와 범인의 두뇌 싸움을 전개시키지만, <암수살인>은 벌어진 사건 속에서 두 사람의 대립을 심리적으로 다루는 데 집중한다. 그러한 설정이 이 영화의 제약인 동시에 독특한 여운을 불러오게 한다. 

주인공 형사는 살인 용의자와 오랜 시간 동안 만남을 가지며, 그가 말한 장소를 방문해 사건의 흔적과 증거를 찾으려 한다. 미해결된 사건과 관련한 유력한 증거를 찾게 되면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사건에 협조적이었던 용의자가 발뺌하게 되면서 <암수살인>만의 심리전이 펼쳐지게 된다. 

증거 없는 살인사건임을 부각해 무사히 감옥을 빠져나오려는 범인의 지능에 형사는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과 용의자들의 주변인을 만나게 되고, 그들로 인해 인간적인 고뇌와 착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암수살인>은 사건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범죄 드라마다. 살인범 강태오의 실질적인 살인을 과거 회상을 통해 보여주지만, 살인 장면과 잔혹한 시각화를 완전히 배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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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나마 사건을 추적하는 김형민의 시선과 감정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 살인사건이 경찰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강태오로 대변되는 살인자가 어떻게 이 사회에 등장하는지를 보여주며 다양한 만감을 교차시키게 한다. 실화를 소재로 한 만큼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위로와 살인에 대한 완강한 입장을 지닌 시선을 통해 냉철하게 살인사건을 정의하려 한다. 그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동시에 인간적인 형사를 연기한 김윤석을 통해 정점을 찍게 된다. 

역대 전작에서 보여준 잔인하고 거친 남성미를 벗어난 채 외롭고 인간적인 형사를 연기한 김윤석의 모습은 그의 정적인 연기를 좋아한 관객에게는 반갑게 다가올 것이다. 완벽한 부산 사투리와 다양한 감정을 오가며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모습을 재연한 주지훈의 연기는 이 영화의 장점이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다소 과하게 느껴질 만한 단점으로 적용된다. 그럼에도 근래 그가 보여준 연기 중 가장 인상적인 동시에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연쇄살인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칭찬할 만 하지만 스릴러 영화다운 장르적 기준에서 보자면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기, 승, 전, 결의 과정 없이 일관적으로 흘러가는 듯한 심심한 전개와 사건 중심에서 느닷없이 인물이 부각되는 흐름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진행돼 영화의 초점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형사물과 스릴러 영화의 흥미를 기대했다면 다소 기대감을 낮추며 이 영화의 정서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한다. 

<암수살인>은 10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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