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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리뷰: 마블의 버린 자식으로 기억될 영화 ★★

18.10.0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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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2018]
감독:루벤 플레셔
출연:톰 하디, 미셸 윌리엄스, 리즈 아메드, 제니 슬레이트

줄거리
진실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정의로운 열혈 기자 '에디 브록'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뒤를 쫓던 그는 이들의 사무실에 잠입했다가 실험실에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기습 공격을 받게 된다. '심비오트'와 공생하게 된 '에디 브록'은 마침내 한층 강력한 '베놈'으로 거듭나고, 악한 존재만을 상대하려는 '에디 브록'의 의지와 달리 '베놈'은 난폭한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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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의 근본적인 문제는 하나로 규정된다. 바로 기획 단계에서의 실패다. 이 영화가 누구의 말대로 <캣우먼><판타스틱 4>와 같은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비유될 수준인지는 히어로 영화 팬들의 개별적인 평가로 진행되어야 할 테지만, 그런 반응이 조금이라도 나왔다는 것은 두 영화가 실수한 문제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점이다. 전자의 영화가 이야기의 시작에서 부터 꼬였음을 보여줬듯이, <베놈>도 그와 같은 유사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 초반 관객이 마주할 베놈의 실체인 심비오트는 보기만 해도 역겹고 흉악한 외계 생명체다. 혐오감을 불러오는 이 물체가 인간과 혼합되어 베놈이 되면 그야말로 괴물 중의 괴물이다. 그렇기에 이 캐릭터는 절대로 히어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소니의 제작진은 여전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여운이 그리웠는지 베놈을 어떻게든 히어로 캐릭터로 완성하려고 한다. 

베놈의 숙주가 될 인간 에디 브룩을 정의로운 기자임을 부각한 것이 바로 그것인데, 처음부터 잘 나간 이 캐릭터에 관객이 정감을 느낄수 있을까? 물론 그의 실패를 통해 그의 인간성을 부각하려 하지만, 정의와 유명세에 어울리지 않게 막무가내로 행동하고 부딪치는 이 캐릭터에 정감을 느끼기란 어렵다. 그동안의 히어로 영화가 인간적으로 나약한 인물이 히어로가 되는 반전된 상황을 통해 쾌감과 메시지를 전했던 전형적인 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베놈>의 인물 설정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 그로인해 톰 하디의 연기가 이상하리 만큼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인데, 이 모든것은 바로 베놈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매한 정의탓이다. 포스터에 영웅인가? 악당인가? 라고 묻고 있는데, 이것은 관객이 아닌 영화 스스로가 답해야 할 부분이다. 

폭스가 <데드풀>을 19금 히어로 캐릭터로 정의했듯이 <베놈> 또한 그에 못지않게 잔인하고 거친 면모를 지닌만큼 안티 히어로적인 성향을 지닌 캐릭터가 되어야 했다. 그것이 지나치게 정의로운 히어로만 등장하고 있는 코믹스 원작 영화 시장에서 이 영화가 부각될 수 있는 방식중 하나였다. <베놈>은 그러한 캐릭터가 지닌 장점을 저버린 채, 15세 관객도 볼 수 있는 수위의 액션과 이야기를 선보이는 무리수를 택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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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선보인 액션과 볼거리가 제아무리 멋있게 연출되었어도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베놈이라는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특징과 개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작에서 거대한 덩치에 특유의 잔인함으로, 사람도 잡아먹는 혐오감을 지닌 캐릭터지만, 영화에서는 그저 무서운 이빨만 드러내며 에디의 통제에 의해 사람을 가려먹는 애완 동물에 불과했다. 물론 추격신 장면에서 심비오트 특유의 외계 물질을 뿜어내며 악당들을 상대하기는 하지만 일반 액션 영화에서 등장할법한 볼거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는 요소는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이다. 전자서 언급한 톰 하디의 에디 브룩의 막무가내적 행동은 그의 상대인 칼튼 드레이크에게도 적용된다. 악역이 지닌 카리스마 대신에 그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인간적인 행동만 저지르는 모습에서는 아무런 설명과 당위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에디의 전 여자친구로 설정된 앤 웨잉도 마찬가지다. 안타깝게도 이 캐릭터는 없으리 만도 못한 존재로 굳이 이 영화에 왜 등장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결국 제작진이 그녀의 위치마저 애매하게 설정한 탓에 그녀가 등장할 때 마다 이야기가 끊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주요 인물들에 대한 부실한 설정은 이 영화가 추구하려 한 드라마에 대한 기대만 하락시키기에 이른다. 

그나마 이 영화가 활기를 띠는 대목은 에디와 베놈이 서로 대화하며 공존의 방식을 만드는 모습에서다. 살기 위해 서로 도우면서 나름의 법칙으로 정의를 유지하려는 에디와 브룩이 옥신각신 는 장면은 예상치 못한 유머를 남기며 <베놈>의 약간의 희망을 선사한다. <베놈>은 바로 이러한 두 캐릭터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를 유지해야 했다. 하지만 부실한 인물들에 대한 부각과 캐릭터의 개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밋밋한 볼거리와 초기 설정이 영화를 스스로 망치게 한 요소가 되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는 것은 이러한 베놈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전혀 연계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마블 원작 팬들에게 있어서는 받아주고 싶지만 받을 수 없는 버린 자식과 같은 작품으로 취급받을 것 같다. 지금의 이러한 애매하게 설정된 캐릭터로는 마블 유니버스에 생존하기란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이 캐릭터가 원래 있어야 할 <스파이더맨> 세계에 있어더라면 어느 정도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향후 언제라도 새 자식으로 태어나 스파이더맨 최강의 적수답게 마블 세계에서 볼 기회가 생기길 바라며…
 
<베놈>은 현재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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