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10월 3, 4일 개봉작 별점, 간단평 모음
18.10.04 17:15
마블의 버린 자식으로 기억될 <베놈>
[베놈, 2018]
감독:루벤 플레셔
출연:톰 하디, 미셸 윌리엄스, 리즈 아메드, 제니 슬레이트
줄거리
진실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는 정의로운 열혈 기자 '에디 브록' 거대 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뒤를 쫓던 그는 이들의 사무실에 잠입했다가 실험실에서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의 기습 공격을 받게 된다. '심비오트'와 공생하게 된 '에디 브록'은 마침내 한층 강력한 '베놈'으로 거듭나고, 악한 존재만을 상대하려는 '에디 브록'의 의지와 달리 '베놈'은 난폭한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간단평
괴수에 가까운 캐릭터 베놈은 절대로 히어로로 그려져서는 안될 캐릭터다. 하지만 영화는 이 괴수를 너무나 애매하게 정의했고, 그로인해 이 영화가 히어로물인지, 안티 히어로 작품인지를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폭스가 <데드풀>을 19금 히어로 캐릭터로 정의했듯이 <베놈> 또한 그에 못지않게 잔인하고 거친 면모를 지닌만큼 안티 히어로적인 성향을 지닌 캐릭터가 되어야 했다. 그것이 지나치게 정의로운 히어로만 등장하고 있는 코믹스 원작 영화 시장에서 이 영화가 부각될 수 있는 방식중 하나였다. <베놈>은 그러한 캐릭터가 지닌 장점을 저버린 채, 15세 관람가 수준의 볼거리를 선보이게 되면서 부조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발판을 마련한다. 톰 하디를 비롯한 등장 인물들 모두 당위성이 불분명한 막무가내적인 모습을 보이기에 이르며, 시각효과는 베놈이 지닌 괴수성을 표현했어도, 이를 매력있게 담지못했다. 그나마 이 영화가 활기를 띠는 대목은 에디와 베놈이 서로 대화하며 공존의 방식을 만드는 모습에서다. 살기 위해 서로 도우면서 나름의 법칙으로 정의를 유지하려는 에디와 브룩이 옥신각신 는 장면은 예상치 못한 유머를 남기며 <베놈>에 약간의 희망을 선사한다. 영화가 애초부터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했더라면 어땠을까?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연쇄살인 사건을 이렇게 착하게 다룰 줄이야…'암수살인'
[암수살인,2018]
감독:김태균
출연:김윤석, 주지훈, 진선규, 문정희, 허진
줄거리
수감된 살인범 강태오(주지훈)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추가 살인을 자백한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하게 된 형민은, 태오가 적어준 7개의 살인 리스트를 믿고 수사에 들어간다. 태오의 추가 살인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사건. 형민은 태오가 거짓과 진실을 교묘히 뒤섞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만 수사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가오는 공소시효와 부족한 증거로 인해 수사는 난항을 겪게 되는데…
간단평
연쇄 살인이라는 실화를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암수살인>에는 흔하게 느껴질 만한 자극적인 시각화와 거친 대사가 없다. 마치 이 사건을 최초로 알린 '그것이 알고싶다'의 재연 버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철저히 현실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다루려 한다. 증거 없는 살인사건임을 부각해 무사히 감옥을 빠져나오려는 범인의 지능에 형사는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과 용의자들의 주변인을 만나게 되고, 그들로 인해 인간적인 고뇌와 착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암수살인>은 사건이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범죄 드라마다. 살인범 강태오의 실질적인 살인을 과거 회상을 통해 보여주지만, 살인 장면과 잔혹한 시각화를 완전히 배제한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연쇄살인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칭찬할 만 하지만 스릴러 영화다운 장르적 기준에서 보자면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기, 승, 전, 결의 과정 없이 일관적으로 흘러가는 듯한 심심한 전개와 사건 중심에서 느닷없이 인물이 부각되는 흐름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진행돼 영화의 초점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형사물과 스릴러 영화의 흥미를 기대했다면 다소 기대감을 낮추며 이 영화의 정서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먹보 곰돌이가 사람을 위로합니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2018]
감독:마크 포스터
출연:이완 맥그리거, 헤일리 앳웰, 짐 커밍스, 마크 게티스, 브론테 카마이클
줄거리
어른이 된 나 로빈(이완 맥그리거)은 가족도 일도 모두 완벽해 보이지만, 한편 지쳐가는 일상 속에 서있다. 어느 날, 눈 앞에 가장 행복한 시간을 함께했던 비밀 친구 ‘곰돌이 푸와 일행’들이 다시 찾아오게 되고 뜻하지 않게 놀라운 모험 속에 빠져들게 되는데…
간단평
영화는 일상에 지친 성인이 된 로빈에게 옛 친구 푸가 갑작스럽게 나타나면서 벌어지게 되는 상황을 잔잔한 유머와 판타지가 섞인 잔잔한 드라마로 담아낸다. 로빈의 모습을 우스꽝스러운 망가짐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성인이 동심을 찾게 되는 의미 있는 변화로 그려낸다. 삶과 현실에 지쳐 내일을 걱정하는 어른이 된 로빈에게 "오늘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이야!" 라고 말하는 푸의 긍정적 대사들은 이 영화를 보게될 '과거의 소년, 소녀' 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해주는 요소이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설정된 로빈이 푸와 숲속 친구들과 함께 소꿉놀이 하듯 노는 대목은 바로 그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장면이다. 다소 느린 전개와 덜 역동적인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아쉽지만 어른들을 위한 힐리 동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시리즈 본연의 정체성과 디즈니가 추구하는 긍정적 메시지를 무난하게 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형식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자신의 인생과 싸우는 것 같은 호아킨 피닉스의 美친 연기! '너는 여기에 없었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 2017]
감독:린 램지
출연:호아킨 피닉스, 예카테리나 삼소노프, 알렉스 마넷, 알렉산드로 니볼라
줄거리
끔찍한 유년기와 전쟁 트라우마로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 ‘조’. 유력 인사들의 비밀스러운 뒷일을 해결해주며 고통으로 얼룩진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어느 날, 상원 의원의 딸 ‘니나’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소녀를 찾아내지만 납치사건에 연루된 거물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다시 사라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간단평
정신적 트라우마를 지닌 염세적 킬러의 내면 탐구와 치유를 그의 임무가 담긴 이야기를 통해 그려냈다. 킬러물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총이 아닌 칼과 망치로 상대를 처치하는 맨몸 액션이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킬러의 내면세계를 대변하는 독특한 행동과 화면 연출 방식 또한 인상적이다. 지나칠 저도로 개성이 강한 작품이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의 모든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호아킨 피닉스의 내면 연기 덕분일 것이다. 임무를 수행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내면 안에 담긴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분을 품는 모습과 죽음 앞에서 처연하게 대하는 모습은 킬러라는 직업이 지닌 의미를 깊이 있게 돌아보게 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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