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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8년 활동이 가장 남다른 배우 '암수살인'의 주지훈

18.10.2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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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인과 연><공작> 그리고 이번 <암수살인>까지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만든 남자, 주지훈과 <암수살인>의 비화와 연기적 고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아주 아주 감사할 따름이다. 큰 사랑을 받고 영화들이 잘되고 있으니 관객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무대인사 할 때 반갑게 맞아드리는 것밖에 없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참 좋아하셔서 뿌듯하다. 그래서 요즘 지출이 많다. (웃음) 


-처음 시나리오를 마주했을 때 느낀 감정은?

기존에 있던 소재를 좋게 활용하는 방식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살인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새롭게 느껴졌다. 때문에 새로운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이 이 영화에 있었다.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배우로서는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결이 일정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편이어서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도가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고민도 컸다. 사투리를 해야하고, 내가 연기한 살인범이 자극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것 같았다. 다행히 김윤석 선배님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선배님을 믿고 가자는 자신감이 생겼다. 


-김윤석과의 첫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다. 마치 졸업식, 반장선거 나가서 떨리는데 친한 선배나 친구가 응원해 줘서 안심하게 되는 느낌이라고 할까? 선배님과의 호흡이 바로 그랬다. 나는 거의 두 달 넘게 잠자는 시간 빼고 사투리에 매진할 정도로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그런데 선배님하고 카메라에 함께 섰을 때부터 그 압박감과 긴장감이 덜했다. 선배님께서 안정적으로 잡아주신 데 이어 함께 연습을 하니 실력도 쌓아갈 수 있었다. 여기에 감독, 작가님이 꼼꼼하게 설정해 둔 부분도 있어서 설정해 준 대로 따라가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영화는 태오의 살인장면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로도 살인 장면은 촬영하지 않았나? 

결과물을 보니 처음 찍을 때부터 편집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리고 장면 자체적으로 살인장면을 찍은 건 없었다. 실제로 촬영한 살인 장면은 직접적이지만 은유적이라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메시지를 잘 전달한 지금의 최종본이 참 좋았다. 그래서 이 영화에 잘 참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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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오가 충동적이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연기로 힘들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나는 극과 현실을 잘 구분하는 편이다. 초반에 대본을 보고 선택하기까지가 고민이 컸지만, 이 역할을 하기로 하면서부터 이 캐릭터를 받아들이려 했다. 현실에서도 강력 범죄가 일어난다는 것은 안타까운 순간이다. 작품을 위해 참고한 살인자들과 관련한 인터뷰 도서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계획적인 모습보다는 본능에 따라 살인을 자행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너무나 무서웠다. 근래 등장한 살인범들의 모습을 보면 더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너무 깊게 이해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오히려 나는 이 캐릭터가 치밀하지 않고 성격에 따라 움직여서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다. 사람이 자신보다 낮은 사람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듯이 형민과의 대립전도 그런 관계라고 생각했다. 


-내가 봐도 나 자신이 참 얄밉게 느껴졌던 장면은?

아마도 취조실 장면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전까지 태오의 허술한 모습을 보던 관객들이 취조실에서 갑자기 뻔뻔하게 돌변하는 태오의 모습에 참 약 오를 것이다. 게다가 그것을 숨기지 않고 형민에게 조용하게 밝힌다. 그 모습에 관객들이 분개했을 거라 생각한다. 


-<신과 함께><공작> 때도 그렇고 선배들과 함께 붙어 있으니 시너지가 더 붙는 것 같다.

나는 형들하고 함께할 때 더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키가 크다 보니 동생들이 나를 어려워할 거라는 혼자만의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 때문에 약간의 부담을 갖게 되고, 나름대로 동선을 지키려 하다가 지키지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에 비해 형들은 베테랑들인 데다 내가 뭘 해도 잘 받아주는 분들이라 그런지 배울 게 많다. 아직은 나이가 괜찮으니 동생으로 더 살고 싶다. (웃음) 


-태오라는 인물이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살인범의 전형은 없는 것 같다. 연기할 때 참고한 게 있다면?

많은 학습이 되었고 공감이 된 게 많았다. 연극처럼 하나하나 잡아 나갔고, 이번에는 감독님이 직접 각본을 쓰셔서 방대한 자료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감독님을 많이 만났다. 사투리를 잡고 디테일을 잡을 때마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다. <아수라> 때 형사 역할을 맡기 위해서 직접 형사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형식을 취하지 않았다. 잘못하다가는 우리가 갖고 있는 직업과 관련한 관념에 갖힐까 봐 아예 안 만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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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노력은 없었나?

우리 영화가 참 휘몰아친 성격이라고 해야 할까? 생각보다 아주 합리한 예산 분배로 촬영되다 보니 촬영 기간도 짧았고 그러다 보니 몰입도가 높았다. 아까 말했듯이 이 캐릭터는 치밀한 캐릭터가 아니다. 이 작품 끝나고 바로 <킹덤>이라는 작품을 작업했는데 사극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참 용이했다. 


-다작하게 되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나?

아주 감사한 부분이다. 다작하고 있지만 대본을 받을 때 마다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쉬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여행 가는 게 생각보다 귀찮듯이, 일해야 여행도 재미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할 때 일하고 계획하고 휴식을 정한다. 작품이 들어왔을 때 너무나 하고 싶다는 상황들이 생긴다. 장르도 다르고 캐릭터도 다르니 나도 참 신기할 따름이다. 최근 계속 안 쉬고 작업을 하다 보니 내가 공백기가 이는 것처럼 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웃음)


-대본을 들어오게 만드는 주지훈의 매력은?

편안하고 불편하지 않아서? (웃음) 그러다 보니 대본의 양이 많고, 이런저런 이유로 대본을 거절할 때도 있다. 


-<신과 함께> <공작>에 이어서 본다면 이번 작품은 주지훈의 연기적 정점이 올랐던 작품인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이라 생각되나?

아직 정점에 올라선 안된다. (웃음) 나에게는 이보다 더 큰 꿈이 있다. (웃음) 나를 더 크게 봐주셨으면 한다. 이번에 <신과함께><공작>에 이어서 계속 작업을 하니까 어떤 의미가 있나 돌아봤는데, 개인적으로 배우가 어떤 이미지에 갇히지 않아서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한 해 셋 다 다른 매력과 캐릭터를 선보여서 관객들이 이 영화도 사랑해 주셨으면한다. 이 작품을 통해 나라는 배우를 더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암수살인>은 배우의 입장에서 일종의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삭발도 했으니 스스로 뿌듯함도 느꼈다. (웃음) 덕분에 좋은 경험도 쌓았다. 이 영화는 내 인생에 있어서 첫 악역 연기라는 점에서 더욱더 남다르다. 기존 캐릭터들이 피해자에 가까웠다면, 이 캐릭터는 진정한 악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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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청사진이 있다면?

그 청사진을 그려놓지 않 는게 청사진이다. 형들이 이야기 하는 게 배우는 스스로와의 긴 경쟁이니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 했다. 그 말만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나도 모르는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나도 앞으로가 기대될 따름이다. 


-주지훈표 멜로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꽤 있다.

나도 하고 싶다. 그런 것들이 자극이 되고 공부가 된다. 현실적으로 멜로물이 많이 없고, 드라마도 장르물이 강세다. 멜로 하려고 해도 이미 멋진 후배들이 다 꿰차고 있다. (웃음) 지금의 나도 콜라겐도 많이 사라지고 있으니…(웃음) 그걸 보면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본인이 러브콜 많이 받는 이유는?

진짜 감사하게도 좋은 감독과 사람들에게 둘러쌓여서 그런 것 같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살아온 환경이나 취향이 쏠려있지 않다. 묵직한 사람도 집에 가면 추리닝을 입고 다녀서 매우 가족적일 때가 있다. 나는 그런 면을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만약 선배 김윤석의 재능 딱 한 개만 뺐어온다면?

단호함, 그리고 우직하게 시간을 내면서 까지 감독님과 고민하고 회의하는 우직함을 베우고 싶다. 그것도 진지하고 매너 있게 하셔서 품위 있으셨다. 무엇보다 그분의 중저음을 뺐고싶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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