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9년만에 자기 출연작을 보게 되는 소녀 배우 김새론
18.11.13 19:14
이제 한 달 후면 20살이 되는 소녀 배우 김새론. 인터뷰하던 시기는 10월 말로 마지막 남은 십 대의 두 달을 의미 있게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곧 성인이 될 그녀지만, 김새론은 여전히 우리에게는 영원한 소녀, 아역 배우로 기억될 것 같았다. <동네사람들>을 통해 십 대 시절의 마지막 여고생 연기에 도전한 그녀와 영화, 그리고 앞으로의 연기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영화 속 주인공 유진에게 끌렸던 이유는?
내가 십 대인 지금에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십 대 캐릭터를 골라야 했다. 다른 것들보다는 지금의 나를 담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어서 연기하고 싶었는데 유진이가 성격적인 면에서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십 대 마지막 캐릭터란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촬영이 끝나고 나니 진짜 나를 보내는 느낌이 들었다.
-유진과 본인의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
일단 성격을 본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게 비슷했다. 같은 여고생이다 보니 소녀 감성과 사소한 행동들을 이해가 갔다.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부분들도 비슷했다. 다행히 내 친구 지인들도 유진이를 보면서 '진짜 너 같아' 라고 이야기해줬다.
-<이웃사람>에 이어 두 번째 동네 사람으로 만나게 된 마동석 배우는 어땠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선배님이 변하신 것부터 말씀드리자면 팔뚝이 더 커지셨다. (웃음) 6년 전 <이웃사람> 촬영 때 위염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약까지 챙겨줄 정도로 나를 많이 아끼셨다. 6년 만에 만났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덕분에 어색하지 않았다. '마블리'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귀여우시고 에너지가 넘치시는 멋진 선배님이시다.
-그동안 어두운 성향의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이번 작품도 약간 그런데 그에 대한 반감은 없었나?
아무래도 그동안 내가 어둡고 평범하지 않은 작품들에 출연했다. 그런 작품들만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고, 피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시기에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고 캐릭터도 좋았다. 그럼에도 유진이는 꿋꿋하고 당찬 캐릭터로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김새론만의 작품을 정하는 기준은?
영화든 드라마든 잘 읽히는 것들이 있다. 머릿속에서 동화책처럼 그려지고 상상이 될 때가 있다. 읽고 나면 떠오르고 여운이 남는 작품은 두 번 보고 세 번 보게 된다. 그것을 기준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되는데,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부모님, 친구, 제3자의 조언을 듣게 된다.
-<아저씨><이웃사람>에 이어 이번에도 연이어 납치당한다. 곧 성인이 된 만큼 이제는 반격할 수 있는 걸크러시 성향의 작품에 출연해 보고 싶은 의향은 있는가?
(크게 웃음) 그런 생각보다는 반대로 내가 액션을 해서 사람들을 구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러고 보니 의도치 않게 납치를 많이 당했다. (웃음) 걸크러시 작품은 언제든 대환영이며, 대본만 좋다면 해보고 싶다.
-납치되는 장면을 찍을 때 마다 내가 반격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데라는 생각은 없었나?
'반격을 할 수 있다'는 감정을 가진 적은 없지만 평소다닐 때 '밤길이 무서우면 만약에 내가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손이 묶일 때 이래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는데, 돌이켜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웃음) 결국 다 설정이니까. 그러니 절대 납치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웃음)
-아역 배우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고민이 크기 마련이다. 그런 적은 없었나?
예전에 그런 고민을 했었다. '나에게 그런 시기가 온다면 얼마나 고민이 많을까?' '얼마나 해쳐나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그때가 되니까 '내가 왜 그것에 집착을 하고 내 발을 잡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하고 있는 일과 연기에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러운 역할들이 오게 될거라 봤다. 그래서 되도록 그런 걱정에 억매이지 않으려 했다. 그럴 때 마다 나보다 먼저 연기를 한 언니들의 조언을 받았고, 그때마다 도움이 되었다. '너무 어른이 되려 하지 말고 보여주려고도 하지 말라'라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것 같다.
-어릴 때부터 천재란 말을 들었을 때 부담은 없었나?
연기 천재 타이틀에 대한 부담은 늘 있었다.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했고, 그럴 때 마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 낯을 너무 많이 가렸고, 사람들에게 집중 받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오디션을 볼 때도 부담이 컸다. 그래서 오디션 때 대사가 나오지 않은 적이 있어서 떨어진 작품들도 많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우리 부모님이 내게 주신 적절한 자유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놀고,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가고 안전만 확인되면 부모님께서 어느 정도의 관심과 자유를 주셨다. 그 대문에 반항, 탈출 욕구와 같은 모난 마음이 잘 생기지 않았던 것 같다.
-취미가 낚시라 했는데 어떻게 그런 취미를 갖게 되었나?
이것저것 하는 것을 좋아했다. 촬영을 쉬는 기간이 있다면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경험을 쌓으려고 했다. 바로 그 전에는 게임이었다가, 그 전에는 베이킹을 했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그러다 이번에 접하게 된게 낚시였다. 지인이 좋은 취미라 해서 해보게 되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웃음)
-어떤 종을 잡았을 때 가장 뿌듯한가?
농어를 잡은 적이 있었는데, 내가 생각해본 괜찮은 사이즈가 나와서 정말 좋았다. (웃음)
-얼마 전 <도시 어부>에 출연했는데 소감은?
너무 긴장되었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긴장했는데, 온전히 내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 너무 떨렸다. 그런데 이번에 나간 메인 MC분들이 너무 잘 챙겨 주셔서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럼 나중에 영화계 선배분들과 낚시를 해볼 의향은?
낚시를 좋아하시는 선배님들을 잘 알고 있다. (웃음) 그런데 우선 내가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중에 실력이 되면 감히 함께 하고 싶다고 감히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웃음)
-이제 연기적 희열을 느끼는 시기인가?
확실히 아역시절 보다 표현하는 범위가 더 넓어져서 그런지 그런 기분이 많이 느껴진다. 느낌만으로도 그 감정을 이해할 때가 있는데, 지금은 경험하지 못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면 내 경험에서 되도록 감정을 찾아오려고 한다. 그런 조급의 팁들이 있었기에 연기적 희열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역할을 위해 참고한 게 있다면?
자료를 찾기보다는 우정을 위해 자기 위험까지 감수하는 캐릭터이다 보니 내 친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조세휘 언니와 친하고 재미있게 찍었지만 우리가 보내온 시간의 추억들이 많지 않았기에 그런 추억을 나눈 장면에서는 친구들과 전화해서 웃겼고 재미있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캐릭터에 어느 부분에 중점을 뒀나?
유진 캐릭터가 당차고 솔직한 면이 있지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만큼 무모한 캐릭터다. 람들이 봤을 때 왜 저렇게 행동하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유진이라는 캐릭터가 그럴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 유진이의 행동이 반감이 들지 않도록 표현하려고 애썼다.
-성인이 되면서 함께 하고 싶은 선배가 있다면?
첫 작품부터 너무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했기에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분들과 또 연기를 다시 하고 싶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 굳이 한 분을 꼽자면 배두나 언니와 함께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사이지만 친한 언니, 동생, 선배로서도 존경하고 있다. <도희야> 때 엄마와 딸 같은 관계였다면 이번에는 다른 역할로 만났으면 한다. 그리고 마동석 선배님이 한 번더 하자고 했는데, 나는 언제든 환영이다. (웃음)
-현재 여고생의 기준에서 '선생' 마동석은 솔직히 어떤 이미지인가? 교복 입은 여고생들 사이에 서있는 마동석 배우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는데 현장 반응은?
현장에서 같이 연기해주시는 배우들도 있지만 실제 재학생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마동석 선배님이 우뚝 서있으니 그림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사람들도 워낙 이미지가 사이다 같으면서도 웃기기도 하는 매력이 있으니까 다들 좋아했다. 여고생들도 좋아했지만, 오히려 남자 친구들이 너무 좋아했다. (웃음) 주변에서는 마선배님 같은 몸을 꿈꾸는 친구들이 꽤 많다.
-로코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평소 재미있게 본 로코 영화와 캐릭터는?
(웃음) 너무 어렵다. 로코 장르는 다 봐서...굳이 로코가 아니어도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많다. 남자 캐릭터도 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드라마 <도깨비>를 봤을 때 저 역할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너무 밝고 러블리한 역할이었고, 내 성격과 비슷하다고 느낀 부분이 많았다.
-십 대 시절이 이제 두 달 남았는데, 지금 당장 해보고 싶은거와 20대 때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우선 친구들을 계속, 많이 만나고 싶다. 지금 나와 같은 시기를 맞이한 친구들과는 큰 보물 같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우선 성인이 되기 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래서 동네 친구들을 거의 매일 본다. 그게 성인이 되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다. 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고, 성인이 되면 일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PC방도 가보고 싶다. (웃음) 작품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여가가 많지 앟았지만 최대한 학교를 다닐 때도 수련회, 운동회를 전부 참여하고 계주도 뛰어보고, 전교 학생회도 간 적이 있었다. 그러다 떨어진 기억이... (웃음) 밤새 학원 다니고 버스 타고, 몰래 학원도 째보기도 했다. (웃음) 그런 소소한 행복이 참 좋다.
-교복 입은 십 대 연기를 언제까지 해보고 싶은가?
기한은 없는 것 같다. 내가 그것을 소화할 수 있고 여건이 들고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시기에 상관없이 도전하지 않나 생각한다.
-혹시 아직도 <아저씨>를 못 봤나?
이제 두 달 후에 정식으로 볼 수 있다. (웃음) 그때 보고 소감을 말씀 드리겠다. (웃음) 사실 케이블에 몇 번이나 <아저씨>가 나와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어 <아저씨> 하는구나' 라고 그냥 넘기고는 했다. (웃음) 20살 때 되면 영화관 극장을 빌려서 내 지인과 팬들을 불러서 내 아역 배우 시절을 돌아보는 상영회를 해보고 싶다. 그 상영회서 소리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나로 아시면 된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리틀빅픽처스/데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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