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동석이 다작하고, 근육을 키우고, 주변인들을 돕는 이유
18.12.02 22:14
<성난황소>를 통해 오랜만에 흥행 타이틀을 쓰게 된 마동석과 이번 영화의 비하인드와 모두가 궁금해 한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다작하고, 근육을 키우며 운동을 하는 이유와 주변인들을 돕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은 일문일답.
-결과물을 보신 소감은? 최근 어떻게 지내셨나?
지금 <나쁜녀석들> 영화 버전을 촬영 중이다. <성난 황소>는 통쾌하게 봤다. 그 전에 완성이 덜 된 버전을 보다가 언론시사회로 완성판을 보니 다행히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다. 시간도 빨리 가고 그래서 참 만족스러웠다.
-액션을 기대하고 보는데 코미디가 참 많다.
액션 영화지만 오락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와이프가 납치되기 전의 소시민적인 모습을 우선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의 의도였겠지만, 코미디의 통쾌함이 강하면 그 여운이 오래 갈 것이라 생각하셨던 것 같다.
-<성난황소> 이전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같은 저예산 작품들에 연달아 출연한 배경이 있다면?
사실 그 작품들은 5, 6년 전 선택된 작품이었다. <원더풀 고스트>는 <부산행> 다음으로 촬영되었다. 배급 시기가 몰린 탓에 연달아 개봉될 수밖에 없었다. 참 아쉽고 안타깝다. 두 작품이 있었기에 다음 내가 <범죄도시>에 출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두 영화가 아픈 손가락과 같은 소중한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대중들이 보기에는 마동석은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 같다. 왜 그럴까?
2013년에 개봉한 내 영화가 9편이었다. 이번이 많이 몰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별로 없다. (웃음) 그때 6편 작품이 주연이었고 나머지는 특별 출연이었다. 역할도 달랐다. 아무래도 내가 쉬는 시간은 기사로 나오지 않으니 잘 몰랐을 것이다. (웃음) 내가 연기를 처음 접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교회 연극을 통해서였다. 운동하던 사람이다 보니 연기의 기초가 부족하다. 그래서 현장에 가서 직접 경험해 봐야 연기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은 작품에 출연해 실력을 쌓고 최선을 다해 더 단련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주연을 맡은 지 얼마 안 되었다. 주연으로 나온 작품들이 이슈가 되면서 지금 막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영화 <공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대사 만으로도 긴장감을 주었고, 배우들도 너무 멋있었다. 그런데 그런건 나한테 안들어온다. (웃음)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 제의가 들어오는 작품들이 액션물이 대다수다. 물론 나도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고맙게도 근래 확정된 차기작중 확정된 작품이 그동안 해보지 못한 다른 역할이다. 바로 <백두산>에 등장하는 과학자다. (웃음) 사실 내가 10년 전 사고로 척추와 어깨가 부러져 철심을 많이 박은 수술을 받았다. 처음 한국에서 연기 할때는 슬림해서 그때는 배역이 많았는데, 수술 후 의사 선생님이 철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체중과 근육이 붙어야 살 수 있다고 해서 체중을 늘리고 근육을 늘리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내 기준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기해야만 한다.
-원펀치로 모든 걸 해결하는 액션 히어로 캐릭터로 소비되는 게 아쉽지는 않은가?
악역들의 액션이 사실 많이 없다. 액션을 표방한 모든 캐릭터를 보면 선한 쪽이 많다. 얼마 전 영화 <악인전>을 했는데 굉장히 쎈 누아르의 악당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악역을 하면 좋을텐데 왜 정의의 주인공만 하냐고 물으면, 그런 역할 제안만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악역 제안이 들어오면 좋다. (웃음) <범죄도시> 이후 다행인 건 또 다른 시야를 지닌 감독님들이 새로운 작품 제안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마동석화된 캐릭터를 어디에 담느냐가 중요하지 내용이 재미있으면 계속할 의향이 있다.
-그럼 진부할 수 있지만 마동석의 원펀치 히어로 캐릭터의 장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사실 내가 무술가가 아니다. 물론 여러가지 무술을 했지만 원펀치로 사람을 쓰러뜨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판타지 같지만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장면들이다. 실제로 뺨을 쳐도 사람이 기절할 수도 있다. <범죄도시>의 한 방에 해결하는 형사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즉, 내 캐릭터는 어느 정도 리얼리티를 감안했다고 봐야 한다.
-'마동석의 장르화' 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사람인 나도 피폐해 질 때가 있다. 그와 달리 액션 영화는 내가 생산하는 느낌이라고 본다. 액션 배우들은 그런 에너지로 연기를 한다. '마동석의 장르화' 라는 말은 표현만으로도 감사하다. 나는 그저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쓰임새에 따라 사용될 따름이다. 각본 쓰시는 작가님들도 거의 다 내 캐릭터에 맞춰서 한다. <백두산>의 캐릭터가 의외라 볼 수 있지만, 예전부터 내 캐릭터에 맞춰서 출연 이야기를 한 거라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에는 로맨틱한 캐릭터여서 색다르지 않았나?
그래서 이번에는 정의의 주먹이 아니다. 감독님께 "시나리오가 재미있는데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게 뭐냐?" 라고 물으니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의 순정이라고 말하는 거였다. (웃음) 감독님께서 나름 순정파 캐릭터를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욕을 하지 않고 액션을 하는 캐릭터가 참 새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여러 배우들이 너무 잘해줬기에 내 캐릭터도 살 수 있었던 거라고 본다.
-통쾌한 액션이 가중된 데에는 악역 김성오의 얄미운 존재감이 컸다고 본다. 실제 촬영 중 김성오가 참 얄밉게 느껴졌던 순간은?
현실에서는 너무 착한 친구다. 그래서 연기를 잘한 거 같다. 얄밉게 느껴진 대목은 마지막 촬영때였다. 내가 동철이었을때 애를 쫓아가서 앞만 보고 왔는데, 난데없이 이놈이 갑자기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빈다. (웃음) 그 비열한 악역이 그렇게 미안하다고 하니 너무 얄미웠다.
-신인 감독들과 주로 함께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에 다쳤을 때 다시는 연기를 못할 것 같았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대소변도 제대로 못 보던 때였는데, 그때 나에게 도움 주던 사람들이 바로 지금의 신인 감독들이자 영화 기획에 도움을 준 분들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분들을 위해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분들과 함께 영화를 찍으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금의 팀고릴라의 구성원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다. 계속하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모인 사람들이라고 할까?
-액션 전문 배우인 마동석에게 롤모델이 있다면?
배우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실전을 통해 연기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누구는 알파치노,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롤모델로 삼고 있지만, 나는 <록키>의 실베스타 스탤론을 롤모델로 삼고있다. 근데 스탤론이 람보를 해도 여전히 록키처럼 보인다. (웃음) 그리고 예전 장동휘 선생님 같은 액션 배우들을 좋아한다. 수 백편이 넘는 작품을 찍으시며 많은 후배들의 길을 터주신 분인 만큼 그분과 같은 길을 걷고 싶다.
-근래 드라마 <플레이어>의 태원석 처럼 '제2의 마동석'으로 불리는 후배 배우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등장을 어떻게 보는가? 이들이 영화계에 생존하기 위해서 조언을 하자면?
드라마를 못 봤지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친구다. 그런 친구들의 등장은 너무나 반갑다. 나는 뺐는데, 그 친구는 역할을 위해 무려 30kg을 찌웠다고 한다. (웃음) 나와 함께 작업하는 금광산, 승현이라는 친구도 나와 같은 체형의 친구들이고 액션을 좋아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글쎄, 조언이라..(웃음) 나 살기도 바쁜데 어찌 내가 감히 그들에게...(웃음) 다 잘될 것이다.
-해외 진출 의사도 들어오고 있다. 한국 작품이 해외에 나가는 걸 하고 싶은가?
기회가 되면 할리우드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한 것은 궁극적인 목표이고, 외국 박스오피스에서 한국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얼마전 대만에서 <챔피언>이 흥행이 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과 함께> 홍보차 대만을 방문했는데, 현지 기자분들이 계속 <챔피언>에 대해 묻는거였다. 평소 나는 가족 액션 영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왕이면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유치하고 오그라들겠지만, 대만의 사례처럼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동석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지그 생각해 보면 혼자 무엇을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전자에 했던 질문처럼 영화의 만듦새를 물어보면 내가 답변하기 어렵다. (웃음) 그런 것을 답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감독이며, 협업을 통해 잘될 수 있는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작게 만드는 게 작업이라 생각하며, 함께 호흡을 맞추는 사람들이 지금의 나를 살려주고 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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