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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합중국의 굴욕? 역대 영화속 백악관 침공 사례

13.07.02 16:58

 
한동안 극장가에 백악관이 때아닌 굴욕을 연속으로 당하고 있다. 국내 버전 제목으로 수정했다지만 너무나 적나라했던 제목인 [백악관 최후의 날]과 백악관 부수는것을 평생의 꿈(?)으로 간직했다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그야말로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백악관에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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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지도자가 머물고 있고 세계 최강의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백악관 이라지만 영화속에서는 이 모든것은 다 무용지물이 된다. 왜 영화는 백악관을 폭격하고 공격할까? 그것은 세계최강의 권력 수장이 공격을 받게 되었을때의 전세계가 느끼는 심리적 혼란과 미국의 힘의 추락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강압적인 권력을 사용했을때의 경고의 메시지 이기도 하다. 실제로 역대 백악관 공격 영화들이 제작되었을 당시는 냉전시대의 불안과 자본주의 이념의 성장으로 인한 윤리적 낙후, 9.11 테러의 불안감과 금융위기의 불안감등 미국 사회의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반영했다. 오늘은 백악관을 침공했던 문제의 영화들을 살펴보며 그 영화가 상징했던 시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지구 VS 비행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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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VS 비행접시,1956]
감독:프레드 F. 시어스
출연:휴 말로우,조안 테일러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의 후유증과 더불어 소련과의 냉전으로 인한 내부적 불안에 1947년 발생한 '로스웰 사건'이 더해지면서 1950년 대는 소련과 UFO에 대한 당시의 불안감이 만연한 시기였다. 그리고 이런 불안감에 착안한 헐리웃은 무수한 비행접시,외계인 소재의 영화들을 제작했다. [지구가 멈추는 날][우주 전쟁]과 같은 현대에서도 리메이크 한 무수한 걸작들이 영화화가 된 시기였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지구 VS 비행접시]였다.
 
현대 특수효과의 거장 레이 해리하우젠이 디자인한 UFO와 외계인의 형체에 당시 SF 영화들이 감히 시도하지 못한 유명 명승지 파괴등 현대 블록버스터물의 모든 특징은 전부 이 영화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로마 시내 파괴와 워싱턴 공습장면은 압권. UFO가 워싱턴을 공습하는 부분에서 국회의사당과 제퍼슨 기념관과 같은 미국의 민주주의의 상징적 건물들은 철저히 파괴되는 가운데 다행히 백악관은 등장만 하고 파괴되지 않는다.
 
아마도 백악관의 파괴장면은 그 당시의 혼란스러운 시대적 분위기와 비견되는 부분이라 표현상 제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파괴되는 워싱턴의 주변 모습만 봐도 그 당시 미국인들의 심리적 공포를 충분히 잘 표현해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2.슈퍼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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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2,1980]
감독:리처드 레스터
출연:크리스토퍼 리브,마고 키더,진 핵크만,잭 오할로랜
 
 
[맨오브스틸]의 원작격 작품인 [슈퍼맨2]에서 클립톤 행성의 범죄자로 추방되었던 조드 일행은 곧바로 지구를 침공한다. 그리고 지구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세계최강의 지도자의 항복을 받으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백악관으로 날아가 쑥대밭을 만들게 된다.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모든 최신 무기로 무장하고 대응하지만 슈퍼맨과 같은 힘을 지닌 그들의 파워앞에 군인들과 경호원들은 무용지물이 된다. 결국 대통령은 자진해서 항복하고 미국은 방송과 언론을 통해 미국과 지구가 조드 장군 일핼에게 항복했음을 공식 선언한다. 대통령이 영화의 적에게 굴욕당한 최초의 순간이기도 하다. 대통령과 같은 세계최고의 지도자가 항복하는 시각적인 충격만큼 가장 두려운 순간은 없을것이다.
 

3.화성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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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팀 버튼
출연:잭 니콜슨,글렌 클로즈,아네트 베닝,피어스 브로스넌
 
 
팀 버튼은 그 당시 백악관과 대통령에 무슨 앙심을 갖고 있었는지 96년 연출한 [화성침공]을 통해서 대통령을 외계인에 두번이나 당하게 하고 결국에는 죽임을 당하게 만든다. 처음 백악관이 뚫리는 부분부터 노골적인 풍자였다. 평소 여자를 밝히는 백악관의 비서실 직원이 그래머 여성으로 변신한 화성인을 백악관으로 데려오다가 결국 대통령을 죽음의 일보 직전까지 데려갈뻔 하기까지 하더니 나중에는 단 3명의 화성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전멸한다. 마지막 까지 말뿐인 '평화'만 외치며 화성인 들에게 화해를 주장하던 겉만 뻔지르한 '잭 니컬슨'대통령은 화해의 상징이라 생각한 '악수'를 하다가 잔인하게 살해된다.
[화성침공]은 여러모로 팀버튼 특유의 풍자성과 개성이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롤랜드 에머리히의 [인디펜더스 데이]가 미국의 자존심을 고취시킨 영화였다면 [화성침공]은 썩어빠지고 나약한 미 정부의 허영심를 노골적으로 비웃고 있었다.

이는 백악관을 넘어 당시 자본주의 사회의 풍자로 이어지기 까지 한다. 특히나 50년대 레이 해리하우젠이 설계한 UFO와 외계인에 대한 특수효과에 대한 오마주는 인상적 이었다. 
 

4.인디펜더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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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롤랜드 에머리히
출연:윌 스미스,빌 풀먼,제프 골드블룸,메리 맥도넬
 
 
1990년대 헐리웃 영화를 상징하는 몇 안되는 영화중[인디펜던스 데이]는 단 한번의 충격적인 장면으로 20세기 헐리웃 영화의 상징이 되었다. "왜 하필 거대 우주선은 백악관 바로 앞에 중앙부분을 위치해 둔 걸까?" 라고 생각할 때 문제의 중앙문이 서서히 열리며 신비로운 빛을 내뿜다 파괴적인 레이저 빛을 발사해 세계의 명소들을 파괴하는 당시의 특수효과는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나 백악관이 단번에 폭파되 워싱턴 불바다의 근원지가 되는 장면은 역대 '백악관 침공 굴욕 장면중 BEST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인디펜던스 데이]의 시각적 충격은 냉전과 이라크전의 승리 이후 지구상에 더 이상 적이 없다고 자부하는 미국의 자존심에 '태클'을 걸었던 장면이었다.
 

5.엑스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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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브라이언 싱어
출연:휴 잭맨,패트릭 스튜어트,이안 맥켈런
 
 
영화의 초반부. 순간이동 기술을 통해 백악관의 경호진을 순식간에 무능력 시키게 만들고 대통령의 목숨을 위협하던 '나이트 크롤러'의 침투 장면을 기억하시는가? 외계인의 침공도 아닌 [엑스맨]의 신붕으로 헌혈단신 세계최강의 경호원 이라 자부하는 백악관 경호진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 우아한 장면은 [엑스맨] 시리즈 최고의 명장면 이자 은근한 쾌감을 선사해 냈던 명장면중 하나였다. [엑스맨] 시리즈 자체가 소수억압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때 나이트 크롤러의 백악관 침투씬은 많은 의미를 담고있다. 어찌됐든 백악관은 대비 시나리오로 '뮤턴트'의 침략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6.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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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필립 노이스
출연:안젤리나 졸리,치에텔 에지오포,리브 슈라이버
 
 
오래전 소련이 육성한 특수부대의 일원 이었던 '솔트'(안젤리나 졸리)와 '테드'(리브 슈바이버)에 의해 백악관의 가장 안전한 벙커가 무력하게 뚫리게 되는 장면을 기억하시는가? 방탄 유리를 비롯한 모든 방어 요소를 모두 박살낸 이 두 인간 병기에 의해 미 대통령은 죽음의 문턱까지 갈뻔했고 세계는 멸망할뻔 했다. '솔트'가 변심만 안했어도 대통령은 죽었을 것이다. 냉전의 승자라고 생각했던 미국에게 소련의 마지막 반격이었다는 점에서 '끝나지 않은 냉전의 상흔'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오리지널 삭제 버전에서는 미 대통령은 본래 소련 스파이 였던 테드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실제 대통령이 적국에게 멱살을 잡힌채로 총을 맞고 죽는다는 장면을 지금의 관객들도 문제의 장면을 보고싶어 했을까?
 

7.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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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롤랜드 에머리히
출연:존 쿠색,아만다 피트,치에텔 에지오포
 
 
롤랜드 에머리히는 우연히 TV를 보다가 세계 최강 크기의 USS JFK 항공모함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저 항공모함을 백악관에 떨어뜨리면 어떨까?"
 
만약 마야 인들의 2012 인류멸망 예언이 없었다면 롤랜드 에머리히의 이러한 꿈은 물거품이 되었을 것이다. 모든 인류가 멸망하는 과정에서 에머리히는 그 와중에도 백악관 전복(?)기회를 노렸고 거대 쓰나미에 의해 항공모함이 백악관을 뭉개는 상황을 연출했다. 미국의 '자부심'으로 '자존심'을 파괴하는 이 장면은 황당하면서도 이상하게 의미가 있었던 장면같았다.
 
 
8.지아이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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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존 추
출연:브루스 윌리스,드웨인 존슨,D.J.코트로나,이병헌

만화같은 장면 이지만 (원작이 만화 였지만…) 코브라 부대에 의해 백악관의 성조기가 내려가고 코브라군의 깃발이 올라오는 장면은 나름 충격적 이라고 봐야할까? 가상의 적에게 백악관이 점령당하는 장면은 미국이 쿠데타를 당했을 때의 상황을 보는듯 했다. 코브라 군의 배너와 깃발이 백악관을 점령하고 워싱턴 주변을 독사처럼 노려보는 모습은 나름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한때 누군가로 부터 '악의제국'이라는 명칭을 듣기까지 했던 미국의 이면을 풍자한 장면 같았다. 어찌 되었든 반란 집단에 의해 국가가 전복된다는 설정은 허구라 해도 상상하는 것조차 위험천만한 부분일 것이다.
 
 
(사진=screenc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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