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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들] 개봉 특집! 감시를 소재로 한 영화들②

13.07.04 10:49

하반기 최고 기대작 [감시자들]이 어제 드디어 그 베일을 벗었습니다. 범죄 대상에 대한 감시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예매율 1위를 석권하며 '감시 돌풍'의 스타트를 알리고 있습니다.
 
영화 속 황반장(설경구 분)의 대사처럼 공권력의 감시는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범죄 예방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이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감시자들]이 '불법'과 '준법'의 경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반면 오늘 소개 해 드릴 영화들은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는 감시자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개봉 당시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던 작품들이기에, 여러분들도 한번쯤 들어보신 영화일거라 생각합니다. [감시자들] 개봉 특집. '감시'를 소재로 한 명작 2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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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애너미 오브 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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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니 스콧
출연: 윌 스미스, 진 핵크만 등
개봉: 1998.12.24
 
거대한 카메라가 당신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는 당신이 어디에서 출발하여 누구를 만나고 또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모두 비추고 있습니다. 핸드폰에 몇 글자만 입력하면 순식간에 내가 서 있는 이 곳의 위성 사진이 전송됩니다. 이제 길 어디에도 사각지대는 없습니다. 범죄 예방이라는 공적 목적과 개인의 사생활 침해라는 사적 목적 사이에서 '이것이 정의다'라고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위들이 잘못된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최악의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애너미 오브 스테이트]는 국가가 개인을 감시하려고 할 때,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로버트 딘(윌스미스 분)은 강직한 변호사입니다. 그는 자신이 맡은 노조관련 사건의 의뢰인을 위해 마피아 보스 핀테로와 협상하는 것도 서슴지 않죠. 한편 국가안보국의 수장인 라이언 레이놀즈(존 보이트 분)는 감청 및 도청 행위를 법적으로 승인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압력을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필'은 이에 맞서 강력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유일한 국회의원입니다. 라이언은 눈엣가시처럼 거슬리는 그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리죠. 그런데 살인의 현장이 우연히 로버트 친구의 무인카메라에 촬영되었습니다. 국가 안보국은 촬영 디스켓을 찾으려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 쫓기던 친구는 다급했던 나머지 로버트의 쇼핑백에 몰래 디스켓을 집어넣습니다. 국가 안보국의 타켓은 이제 로버트로 바뀌었습니다. 로버트는 직장에서 퇴출당하고 모든 금융거래를 차단당하며 종래에는 아내에게까지 의심을 받습니다.
 
이제 로버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 시절 그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던 에드워드 (진 헥크만 분)밖에 없습니다. 두 사람은 거대한 국가에 맞서 정의와 자신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위험한 작전을 시작합니다.
 
지난 '감시자들 특집'에 소개 해 드렸던 [컨버세이션]이라는 영화가 기억나시나요? 그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진 핵크만이 이번에는 조력자로 출연, 주인공을 돕습니다.98년 개봉 당시 이 영화에서 사용되는 감시 장치들을 두고 꽤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첨단 도청장치, 초고화질 CCTV, 위성추적기 등이 실현 가능하겠냐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한대만 하나면 몰래카메라, 도청, 위성추적까지도 가능합니다. 정보통신의 눈부신 발전은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을 일상으로 바꿔놓았지요. 과연 정보통신의 발전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요? 영화는 공권력이 당신을 감시하는 최악의 상황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높입니다.
 
 
5. 브이 포 벤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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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임스 맥티그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외
개봉: 2006.03.16
 
단순히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하기엔 상징성이 너무 많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입니다. 세계 3차 대전이 끝나고 영국은 지금의 미국처럼 최강대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처럼, 평온해 보이는 영국은 사실 거대한 권력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대법관 '셔틀러'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독재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당하고 감시당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자유는 너무나 먼 이야기입니다.
 
[브이 포 벤데타]는 사실 '감시'를 주제로 한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억압받고 제한된 현실 속에서 유일하게 혁명의 정신을 잊지 않고 있던 한 사람의 신념을 다루고 있죠. 그러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대다수의 영화들이 그렇듯 [브이 포 벤데타]에도 시민들을 감시하는 세력이 등장합니다.
 
'밀고자'라고 불리는 그들은 셔틀러의 명령에 따르는 공무원들입니다. 국가나 셔틀러에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거나 11시 통금시간 넘어서 돌아다니는 시민 등을 잡아내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지요. 권력의 끄나풀이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위치를 매우 자랑스러워합니다. 최후의 혁명이 시작되는 것도 바로 이 '밀고자'때문이지요. 분노하는 시민들 앞에서 밀고자는 자신의 신분증을 내보이며 "나를 건드리면 죽는다"라고 고함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지 못한척, 듣지 못한척 살아왔던 대중들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에서 국가는 마치 '빅 브라더'처럼 국민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들죠. 이 과정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인간성은 철저히 무시되고 파괴당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과연 한 인간의 신념과 자유의지 마저 통제하려 드는 국가의 감시를 '정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국가의 안정과 인간의 존엄성 중 어떤 것이 더 크고 더 작은 가치일까요? 영화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6. 이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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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D.J.카루소
출연: 샤이아 라보프, 미쉘 모나한
개봉: 2008.10.09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통장으로 7억원이 입금됩니다. 놀랄 틈도 없이 걸려온 전화는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는 협박성(?) 멘트와 함께 말이죠. 심지어 친절한(?) '그 분'은 함께할 수 있는 동료도 내려줍니다. 갑작스레 동행하게 된 그녀는 아들의 목숨을 담보로 전화의 지시에 따르고 있죠. 둘은 이유조차 모른 채 거대한 사건 속으로 빠져듭니다.
 
제리(샤이아 라보프 분)와 레이첼(미쉘 모나한 분)은 '목소리'의 모든 지시를 이행합니다. 심지어 그들은 강도 짓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도대체 왜, 누가 이런 짓을 저지르는걸까요. 사건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지시에서의 이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존재'때문에 어떠한 액션도 취할 수 없죠. 심지어 이 '존재'는 이미 두 사람에 대한 파악이 모두 끝난 상태입니다. 어떠한 행동반경을 가지고 있는지, 성향은 어떠한지, 과거 행적은 어땠는지 등.
 
이글아이는 [트랜스포머]시리즈로 유명해진 샤이아 라보프가 주연을 맡아 개봉 당시 큰 화제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감시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들이 '메세지'나 '스토리'에 집중했다면 [이글아이]는 블록버스터급의 액션을 더하며 관객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합니다. 비록 영화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주었던 '존재'의 정체가 밝혀지며 힘이 빠지기는 하였으나 정보가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되고 있는 현 시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입니다.
 
 
P.S. 천공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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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유내해
출연: 양가휘, 임달화, 임설 등
개봉: 국내 개봉 일정 없음
 
영화 [감시자들]의 원작은 홍콩 유내해 감독의 작품 [천공의 눈]입니다. 감시자들 마지막 장면에서 까메오로 출연했던 임달화가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천공의 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사반의 뒤에서 용의자를 눈으로 쫓는 추적조에 신참이 들어옵니다. 지하철에서 테스트를 무사히 테스트를 마치고 드디어 '추적조'가 된 신참. 그녀의 앞날은 상상했던 것 처럼 평탄하지 않습니다. 검거율 100%를 자랑하던 '추적조'는 신출귀몰한 범죄자 진중순(양가휘 분)이 나타나며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소개해 드렸던 '감시'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빅 브라더'와 관련된 이야기들 한다면 이 영화는 다른 이야기 없이 추적조와 범인의 술래잡기에 집중합니다.
 
[천공의 눈]은 [감시자들]과 비슷한 주제와 플롯으로 흘러갑니다만 그렇다고 두 영화를 '같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감시자들]을 좀 더 재미있게 보고 싶으시다면 [천공의 눈]을 먼저 보시는 것을 추천 해 드립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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