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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야했나?"'심의 반려'또는 'B컷'이 된 포스터

13.07.08 17:37


영화 포스터에는 'B컷'이란게 존재한다. 말 그대로 메인 홍보 포스터로 사용되기 위해 촬영되었는데 메인화 되기에는 너무 심오하거나 느낌이 조금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공개가된 포스터와 스틸컷들이 있다. 하지만 이 포스터와 스틸컷들이 비공개가 된 대부분의 사유는 심의 기관에 의해 반려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올한해 에도 너무 선정적이었거나 잔인하고 기괴하다는 이유로 '심의 반려'되어 B컷이 되어버린 영화 포스터들이 많았는데 오늘 문제가 되었던 2013년 상반기 '심의 반려'포스터와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수영복이 너무 야했나요?"[스프링 브레이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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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누리 픽쳐스
 
[스프링 브레이커즈.2013]
감독:하모니 코린
출연:제임스 프랭코,셀레나 고메즈,바네사 허진스,애슐리 벤슨 
 
 
철없는 10대 소녀들이 봄방학 휴가를 위해 강도짓을 한후 겪게되는 이야기를 그린 [스프링 브레이커즈]. 헐리웃과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핫스타들이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고 무엇보다도 포스터를 봐도 알듯이 주연을 맡은 4명의 여배우가 몸에 딱 달라붙는 비키니 수영복을 영화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러닝타임 동안 입고 등장해 영화가 상영되는 기간동안 화제가 되었다.
 
문제가된 위의 포스터는 영화의 주인공들인 그녀들의 자유분방함과 젊음의 싱그러움을 잘 표현한 형형색색의 비키니차림의 포스터 컷을 사용하였고 이는 미국 개봉당시 사용했던 원본이었다. 그러나 이번 영상물등급심위위원회(영등위)는 "신체가 지나치게 과다노출된 포스터"라는 이유로 이 포스터에 '심의 반려' 판결을 내린 상태다.
 
수입사는 "수입영화들은 한국영화와 달리 국내에서 포스터 소스를 따로 제작할 수 없고, 해외에서 제공받는 소스 내에서 포스터를 제작해야 하는데, <스프링 브레이커스>같은 경우는 해외 공식 포스터로 받았을뿐더러, 영화 속 스틸컷 또한 모두 비키니차림의 주인공들이라 국내 심의 기준을 통과할 만한 대체 컷을 찾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며 현재 대체할 만한 컷을 찾고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이미 2월 예고편과 스틸이 공개되었을때 문제의 영상과 스틸을 먼저 접한 입장에서 국내 심의기관의 기준에서는 조금 어렵지 않을가 예상했었는데 역시나 영등위의 기준은 확고했다. 어찌됐든 영등위와 수입사가 서로의 입장차를 잘 이해해서 합의볼수 있는 '컷'이 나왔으면 한다. 7월 25일 개봉.
 

"포스터가 너무 기괴해" [웃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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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컴퍼니 엘
 
[웃는남자,2013]
감독:쟝 피에르 아메리스
출연:제라르 디빠르디유,마크-앙드레 그롱당,크리스타 테렛
 
 
[다크나이트] 조커의 과거라고 홍보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막상보니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웃는남자]. 하지만 원작의 설정은 '배트맨'의 악당 '조커'의 조상뻘인 것은 사실이며 19세기 전유럽을 충격에 빠뜨렸던 실화적 사건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해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특히, [웃는남자]는 조커를 연상시키는 충격적인 외모부터 화제가 되었는데 문제가 된 심의 포스터도 그러한 점을 강조해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으려 했다. 그래서 수입사는 주인공 '그윈플렌'의 찢어진 입을 강조한 부분을 티져 포스터로 사용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영등위의 반응은 '심의 반려'였다. 사유는 선정성이 아닌 "너무 기괴한 느낌을 받았다"라는 것. 여러 심의 관련 사유를 받게된 입장에서 '기괴하다'라는 사유는 너무나 생소했다. 선정적인 점에서 공통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몰라도 기괴함에 있어서는 그 개인적인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티저포스터에 사용된 그윈플렌 캐릭터 컷은 영화 내내 등장하는 주인공 얼굴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미지 자체를 수정할 수 없었기에 수입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결국 문제의 입 주변 부위를 어둡게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지만 영등위의 심의 규정에 다소 수긍하기 어려웠던 사례였다.
 

"포즈가 쫌…거시기 하네" [분노의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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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분노의 윤리학,2013]
감독:박명랑
출연:이제훈,조진웅,김태훈,곽도원
 
2월 개봉한 한국영화 [분노의 윤리학]의 경우는 메인이 아닌 캐릭터별 포스터에서 문제가 되어 반려가 되었다. 문제의 포스터는 극중 '도청남'으로 등장하는 주인공 이제훈이 영화속 살해되는 미모의 여대생의 여대생 허리에 올라탄 채 헤드폰을 귀에 대고 그녀의 가슴에 플러그를 꽂으려는 과감한 포즈 였다. 얼핏 봐도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포즈 때문에 심의기관이 충분히 '반려'판결을 내려도 뭐라할수 없었다. 포스터가 문제라기 보다는 심의기관이 아직은 이런 포스터를 허락해줄 시기는 아니었다.
 

"피가 너무 많아!" [장고:분노의 추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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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분노의 추적자,2013]
감독:쿠엔틴 타란티노
출연:제이미 폭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크리스토프 왈츠
 
 
남다른 개성과 스타일리쉬를 고수하는 쿠엔틴 타란티노도 '심의 반려'의 덫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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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수정 전/후 (사진=소니 픽쳐스)

[장고:분노의 추적자]의 경우에는 전단지 배포용 메인 포스터의 뒷배경에 사용된 핏자국이 너무 많이 사용되었다며 '심의 반려'판결을 내렸다. 타란티노의 스타일상 피가 강조된 비주얼이면 영화가 더욱 강렬하게 보였을 테지만 개봉된 영화는 원없이 수많은 피의 향연이 즐비한다. 
 

"우리 영화는 우리가 자체심의" [잠 못 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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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2013]
감독:장건재
출연:김수현,김주령
 
 
30대 신혼부부의 심리를 담아낸 영화 [잠 못 드는 밤]의 경우는 영화사가 직접 포스터와 스틸을 자체 심의를 통해 'B컷'을 만든 사례다. 문제의 포스터는 '포옹','응시','위로'라는 컨셉으로 나뉘어진 포스터 들로 'B컷'이 된 사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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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명 '포옹']
 
서로를 감싸안은 채 잠든 신혼커플의 모습이 애틋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에로틱하면서도 애절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에로틱한 이미지로 굳어질 것을 염려해 아쉽게도 B컷이 되었다고 한다. 자극적인 이미지를 통해 영화를 홍보하려는 의도와 달리 영화의 순수성을 해치지 않으려는 제작사의 진심이 담겨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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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명 '응시']
 
서로를 지긋이 바라보는 현수와 주희의 순간을 포착한 스틸을 활용했다. '결혼 2년째 현실이 찾아왔다!'는 카피와 함께 현수와 주희가 잠 못 드는 이유가 '현실'적인 고민들 때문임을 넌지시 암시하며 '과연, 그 현실은 무엇인가?'라는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화면 분할로 비주얼의 임팩트가 다소 떨어진다는 이유로 탈락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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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명'위로']
▲사진=인디스토리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는 이 포스터는 한국사회에서의 결혼생활에 관한 현실적인 딜레마를 담고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메인용 포스터로 유력했지만 세로형 포스터 레이아웃에 맞지 않아 아쉽게도 전단 뒷면을 장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 이유로 메인화에 탈락된 'B컷 포스터'와 스틸이지만 영화의 뒷이야기를 한층 풍부하고 재미있게 꾸며주는 에피소드 다.
 

(사진=배급사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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