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최고? 최악?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들

13.07.26 16:28

재미있어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며 웃고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때, 내 자신이 조금은 바보같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터무니 없는 전개, 개연성 없는 대화, 조잡한 액션들까지. 총체적 난국인 이 영화들은 그러나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유의 유머코드와 중독성 있는 전개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우리는 영화 [화이트하우스 다운]에서 존 케일(채닝 테이텀 분)이 수천발의 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지키는 경호팀에 무장 군인 하나 없는게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요. 1급 보안 시설인 백악관은 촬영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어린 딸은 휴대폰 카메라로 대통령 인터뷰 영상을 녹화합니다. 그러나 관객들이 [화이트하우스 다운]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설정과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철학적인 메세지가 아닙니다. 빵빵 터지는 시원한 액션과 '미국이 최고'라는 영웅주의죠.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 영화는 관객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이트하우스 다운] 처럼,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재미있는 영화들에는 뭐가 있을까요? 무비라이징이 모아봤습니다.
 
 
1. 사하라
 
5.jpg
 
감독: 브렉 에이즈너
출연: 매튜 맥커너히, 페넬로페 크루즈 외
개봉: 2005.06.23
 
인류 최대의 보고, 서 아프리카의 라고스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에 일생을 건 모험가 더크 핏(매튜 맥커너히 분). 더크는 금화를 가득 싣고 사라진 '죽음의 함선'을 찾기 위해 비밀의 땅으로 떠납니다. 비밀의 땅에서 더크 일행은 암살 위험에 빠진 에바(페넬로페 크루즈 분)을 구합니다. WHO 소속의 의사인 그녀는 서 아프리카 지역에 퍼진 원인 모를 전염병이 오염된 물과 관계있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우여곡적 끝에 더크 일행은 사막 밑 어디에선가 흐르는 물의 근원지가 죽음의 함선이 숨겨진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지만, 사하라의 물은 이미 치명적인 독극물로 변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한달 뒤면 이 물은 전 세계로 퍼져 인류의 생명까지도 위험하게 만들게 됩니다. 과연 그들은 성공적으로 모험을 마치고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요?
 
클라이브 커슬러의 소설 '사하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로맨틱 코메디의 대가 메튜 맥커너히와 [오픈 유어 아이즈]로 혜성처럼 등장한 스페인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주연을 맡은 메튜 맥커너히는 강인한 인상을 주는 네이비 씰 출신의 탐험가를 연기하기 위해 금발이었던 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하는 열정(?)까지 보였습니다. 그러나 어설픈 액션과 개연성 없는 전개, '보물 찾기'라는 식상한 주제는 관객들에게 사랑받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배경으로 등장하는 아프리카의 자연 환경과 배우들의 액션만은 일품이었다는 평입니다. 배우들의 유머와 만담도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중 하나인데요. 중간중간 적절하게 버무려진 유머들이 '빵 터지게' 했다는 평입니다. 비록 영화는 제작비도 회수하지 못하는 흥행 참패를 맛봤지만 남녀 주인공이었던 메튜 맥커너히와 페넬로페 크루즈 커플는 영화를 계기로 사랑에 골인합니다.
 

2. 아일랜드
 
7.jpg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 외
개봉: 2005.07.21
 
좋은 영화의 기본 요소는 진지한 스토리에 유머 코드를 혼합해서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아일랜드]의 '인간 복제'라는 주제 선택은 성공적이었습니다. 극도로 발달한 과학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주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게 사실입니다.
 
지구에 일어난 거대한 재앙으로 일부만이 살아남은 21세기 중반, 링컨 6-에코와 조던 2-델타는 수백명의 주민들과 함께 유토피아에서 빈틈없는 통제를 받으며 살고있습니다. 그들의 바람은 하나, 지구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희망의 땅 '아일랜드'에 추첨이 되어 뽑혀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던 링컨은 '아일랜드'의 실체가 장기를 제공하고 무참하게 죽음을 맞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결국 링컨과 조던은 살기 위해 탈출을 감행합니다.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과 결별 후 마이클 베이 감독이 홀로서기를 한 작품 [아일랜드]는 흥행 보증수표라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하고 들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개봉하자 미국 관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비평가들은 이 영화가 주제가 가진 심오함을 잘 드러내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시도는 좋았으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는 면에서는 실패했다는 것이죠. 또한 현 사회를 비판하는듯한 시각이 일부 관객들에게는 거북하게 받아들여졌다는 평입니다. 결국 아일랜드는 미국 내에서 1억달러가 넘는 제작비의 약 30%만 회수하는 3천 5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정작 아시아 권에서는 큰 흥행에 성공합니다. 우리나라만 보아도 재미있게 보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특히 심도있는 주제와 화려한 액션씬에 대해 많은 관객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습니다. 여기에 당시 아시아권에서 한창 인기를 쌓아가던 '스칼렛 요한슨'을 캐스팅했다는 것도 관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3. 딥 블루 씨
 
6.jpg
 
감독: 레니 할린
출연: 세프론 버로우스, 토마스 제인, 사무엘.L.잭슨 외
개봉: 1999.09.11
 
바다 위에 떠 있는 수상 연구소 아쿠아티카. 수전 맥켈레스터 박사(새프런 버로우스 분)를 비롯한 연구팀은 지구상 동물 중 가장 빠르고 완벽한  살상무기 상어를 이용, 인간의 손상된 뇌 조직을 재생시키는 방법을 연구중입니다. 그러나 연구 도중 수전은 상어의 DNA를 조작하고, 이 실수로 상어는 훨씬 지능이 높고 무서워진 살상괴물로 변해버립니다. 한편 투자사는 연구소 폐쇄를 결정하고 검시관 러셀(사무엘 잭슨 분)의 감시 하에 상어 중 가장 큰 놈의 뇌조직을 떼내는 실험에 착수합니다. 그러나 상어들은 자신들을 없애려드는 인간에게 무자비한 보복을 가하기 시작하고 설상가상으로 폭풍우가 시작되 도피도 불가능한 상황이 됩니다.
 
7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 후 깊은 바다와 상어는 최고의 스릴러 주제로 꼽혀왔습니다. 때문에 [다이하트2]를 성공적으로 연출했던 레니 할린 감독이 이 작품의 메가폰을 잡는다고 했을 때 많은 팬들이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큰 흥행에 실패합니다. 혹평 또한 이어졌는데요, 터무니 없는 주제와 어설픈 설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습니다. 물 속에 전기가 흐르는데 아무도 감전되는 사람이 없고, 초 대형 상어를 실험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하지 않는 장면은 비웃음을 사기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의외의 반전과 긴장감에 열광하는 관객도 많았습니다. 특히 마지막까지 누가 살아남을지 모른다는 점이 이 영화의 긴장감을 더욱 높여줬다는 평가입니다. 공포영화의 진부한 법칙들을 깼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4. 퍼시픽 림
 
8.jpg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찰리 헌냄, 론 펄먼, 이드리스 엘바 외
개봉: 2013.07.11
 
2025년, 일본 태평양 연안의 심해에 커다란 균열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 균열에서 엄청난 크기의 외계 괴물 카이주가 나타납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일본 전역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호주까지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전 지구적인 비삿ㅇ사태에 돌입하여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지구연합군 '범태평양방어군'을 결성하고 각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로봇 예거를 창조합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퍼파워와 특유의 능력을 가진 예거들은 카이주에 맞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퍼시픽 림은 괴수영화의 대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트랜스포머 로봇들의 10배에 달하는 로봇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은 한번쯤 로봇을 가지고 놀아본 적 있는 전 세계 남성들의 가슴을 뛰게하기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11일 개봉한 퍼시픽 림은 혹평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연성 없는 전개와 등장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 뻔한 여자주인공, 어디서 본 것 처럼 짜집기한 스토리까지. 그러나 또 다른 관객들은 이 영화를 최고라고 손꼽고있습니다. 무엇보다 액션과 CG부분에서는 따라올 영화가 없다는 평입니다. 스토리 부분에서는 많이 빈약하지만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배급사 보도자료)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