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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 리뷰: 왜 그들은 '엘리시움'에 가려 했을까?

13.08.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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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2013]
감독: 닐 블롬캠프
출연: 맷 데이먼,조디 포스터,알리스 브라가,윌리엄 피츠너,샬토 코플리
 
 
*줄거리
서기 2154년.
인구 폭등과 자원고갈로 버려진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가난,전쟁,질병이 없는 선택받은 1% 세상 엘리시움으로의 이주를 꿈꾼다. 불의의 사고로 앞으로 5일밖에 살수없는 맥스(맷 데이먼)는 생존을 위해 '엘리시움'으로 침투하기로 결정하고 불법이주단의 리더 스파이더(와그너 모라)와 손을 잡는다. 스파이더가 요구한 '엘리시움'의 중요 인사 칼라일(윌리엄 피츠너)의 뇌속 정보를 빼내기 위해 맥스는 칼라일이 탑승한 셔틀을 공격한다. 그리고 그의 뇌속에서 놀라운 내용을 접하게 되는데…한편 '엘리시움'의 국방장관 로데스 (조디 포스터)는 맥스 일행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부하 크루거(샬토 코플리)에게 명령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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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은 배우들의 타이틀 보다는 감독 '닐 블롬캠프'의 이름이 크게 다가온다. 2009년 충격적인 영상과 비주얼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한 데뷔작 [디스트릭트9]으로 한순간에 헐리웃이 주목하는 연출자로 성장한 블롬캠프는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성장할수 있었던 기반을 토대로 후속작에는 자신이 직접 제작,각본,연출을 총괄하는데 도전한다.
 
[디스트릭트 9]의 후속작과 베스트샐러 게임 [헤일로]를 영화화 할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그가 선택한 것은 순수 창작물인 [엘리시움] 이었다. 전작을 통해 단편영화 시절부터 쌓아온 비주얼의 강점을 통해 만들수 있었던 [디스트릭트9]과 달리 블룸캠프는 이번 작업을 통해 자신의 스토리텔러적 가능성을 실험하려 했다. 거대 데뷔작으로 차세대 '피터 잭슨'을 꿈꾸는 이 감독은 두번째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구축해 냈을까?
 
*[디스트릭트9] 이 되어버린 인류
데뷔작 [디스트릭트9]이 주목받을수 있었던 것은 전자의 비주얼적 요소외에도 이 영화가 담고있는 거대한 주제의식과 배경이었다. 자신의 조국 남아공의 어두운 역사적 흔적인 '아파르트헤이트 (인종 분리 정책)' 사상을 '인간 VS 외계인'의 대립에 적절하게 사용하며 자신의 작품속 세계관을 구축한 재능이었다. 충격적인 비주얼 속에 담겨진 강렬한 주제의식과 풍자는 그만의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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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의 배경도 블룸캠프가 구축한 이 세계관의 방향을 지향한다. [디스트릭트9]의 배경이 요하네스버그를 벗어나 전세계 인류로 바뀌며 현시대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황폐화된 지구에 난민처럼 살고있는 인류는 99%의 서민들을 상징하며 부유층들이 살고있는 우주도시 '엘리시움'은 1%의 소수를 이야기 하며 이는 현시대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병폐를 풍자한 것임을 대강 알게된다.
 
어찌본다면 이번 영화속 주제의식은 [디스트릭트9] 만큼의 묵직함은 없지만 어느정도 쉽게 공감할수 있는 배경과 세계관이어서 어렵지 않게 영화속 세계관을 이해할수 있다.
 

*콘솔게임 스타일을 지향하는 블롬캠프의 영화
닐 블룸캠프에게 항상 따라 다니는 타이틀은 인기 콘솔 게임 '헤일로'였다. 단편 데뷔작부터 로봇과 슈트를 입고 싸우는 기계적 액션물을 지향했던 그였기에 헐리웃의 제작자들은 그에게 '헤일로'의 영화버전을 담당시키려 했었다. 블룸캠프 본인도 '헤일로'의 팬을 자처하며 이 게임의 영화화를 꿈꿔왔지만 거대한 세계관과 비주얼을 지향하는 이 원작게임을 영화화 하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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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의 데뷔작 [디스트릭트9]의 로봇 슈튜를 입고 싸우는 액션은 '헤일로'와 같은 콘솔게임 스타일 같다는 평들이 즐비했는데 [엘리시움]은 그러한 감독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한 자리였다. 주인공 맥스가 우주 군인들이 입는 슈투를 착용하고 드로이드들과 대결하는 장면과 악당 크루거가 방패와 검을 사용하며 맥스를 위협하는 모습은 '헤일로'의 적 '코버넌트' 외계인 전사를 연상시켰으며 병력과 '엘리시움'을 오고가는 우주선 셔틀의 디자인도 영락없는 '헤일로'의 그것이었다.
 
이처럼 영화는 콘솔게임이 지향하는 화끈한 총기 타격과 파괴력을 지향하면서 [디스트릭트9]에도 유지되었던 건조한 영상톤을 그대로 계승했다. 이를통해 한층 진보된 스토리가 강화된 [디스트릭트9]의 후속편을 보는듯 했다. 따라서 영화는 콘솔게임의 비주얼과 [디스트릭트9]의 현실감 있는 스타일이 결합되어져 있어 이러한 방식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즐길수있다.

*깔끔한 편집과 빠른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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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무리 영화가 스토리가 좋다해도 영상을 통해 보여지는 이야기의 전개가 느리고 빨라지냐에 따라 관객의 이해는 달라지는 법이다. 블룸캠프는 자신의 스토리텔러적 가능성을 시험하려 했지만 그는 화려하게 꾸며진 이야기 보다는 안전히 가려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영화속 세계관은 간단한 자막으로 처리하며 현재 주인공들에게 처해진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그래서 영화속 캐릭터들의 부가설명은 생략되며 반전과 같은 첨가된 이야기도 없다.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은 섬세하게 잘 연결된 편집이 인상적 이어서 빠르고 간결한 스토리 전개를 느낄수있다. 그래서 였을까? 분명 감독 본인이 공들인 이야기라 하지만 스토리의 구성은 이상하게 [디스트릭트9]이 더 치밀해 보였다.

*But 무엇이 문제였을까?
데뷔작의 대성공으로 인한 과한 자신감 이었을까? 아니면 스토리텔러로서의 장점을 부각해 보고 싶었던 욕심탓 이었을까? [엘리시움]은 [디스트릭트9]의 장점을 가져왔지만 이상하게 데뷔작에 느끼지 못했던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해 씁쓸했다. 닐 블룸캠프가 창조한 건조한톤의 현실적인 비주얼 영상은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자재해야 했었다.
 
이 작품은 [디스트릭트9]이 아닌 전혀 새로운 SF 영화이기 때문이다. 데뷔작이 애초에 다큐와 허구적 픽션이 섞인 실험작 이란것을 강조하며 특유의 화면떨림과 영상미를 마음껏 실험하며 관객으로 부터 동감을 얻었지만 스토리가 중심인 픽션 영화의 관점에서 이러한 화면구성은 관객에게 불편함과 피곤함을 주며 이야기의 응집력을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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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구조는 전자에서 언급한 것처럼 캐릭터와 관객이 공감을 느껴야할 부가설명 요소를 생략함으로써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그래서 주인공인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 조디 포스터의 캐릭터의 행동에 공괌과 매력을 느끼는 것은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사건이 진행되는 배경 장소가 잘못된 것이었다. 영화의 주 배경이자 주인공인 우주도시 '엘리시움'에 대한 에피소드가 전혀 없다는 부분이다. '우주도시'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가지고 왔음에도 영화의 전체 배경과 이야기 진행장소는 이미 설명을 다한 지구이며 '엘리시움'은 그저 부유층이 살고 놀라운 의료기기가 있는 장소에 불과하다.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 호', [퍼시픽 림]의 '예거'에 대해 영화들이 각각 신비감을 부각한 것처럼 관객에게 '엘리시움' 내부에 대해 신비함과 매력적인 요소를 부각했어야 하지만 블룸캠프는 이러한 구체적인 세계관을 설계하는데 치밀한 스토리텔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결국, [엘리시움]은 훌륭하고 독창적인 소재를 일관된 영상과 부족한 이야기 구성이 기대이하의 범작으로 만들어 버린 평범한 SF 액션에 불과했다. 스토리,캐릭터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실망하겠지만 블룸캠프가 순수 창조한 특유의 매카닉 액션과 B급적 요소의 관점에서 본다면 무난하게 볼수 있을듯 하다. 개봉은 8월 29일.
 
 
비주얼(스케일):★★★☆
연기:★★★
스토리:★★★
연출력:★★★
 
총점:★★☆
TV,VOD 평점:★★★
 
 ☞ 맷 데이먼&샬토 코플리가 전하는 [엘리시움] 관전포인트
 
(사진=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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