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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리뷰] 영화 [잡스]에 대한 불만어린 '디스'

13.08.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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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2013]
감독: 조슈아 마이클 스턴
출연: 애쉬튼 커쳐, 더모트 멀로니, 조시 게드
 
 
*줄거리
맨발로 교정을 거니는 괴짜, 자유로운 영혼의 히피였던 젊은 시절의 잡스.
대학을 자퇴하고 절친 스티브 워즈니악과 자신의 집 차고에서 '애플'을 설립해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세상에 내놓는다. 그 후 남다른 안목과 시대를 앞선 사업가적 기질로 애플을 업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며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CEO로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혁신과 완벽주의를 고집하던 그의 성격으로 결국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내쫓기게 되면서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감에 사로잡힌다.
 

*철저한 스티브잡스 전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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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를 보며 떠올랐던 한 편의 영화가 있었다. 오래전 TV 영화로 제작된 [실리콘 밸리의 신화]라는 작품으로 스티브 잡스(노와 와일)와 빌 게이츠(안소니 마이클 홀)의 등장과 경쟁을 통해 당시의 실리콘밸리의 부흥기를 그린 영화였다.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와 관련된 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아마도 감독과 연출진은 이 영화를 참고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역시나 영화의 진행방식은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빌린 서사적인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스티브 잡스가 스스로 자각하기 시작했던 대학교 시절에서부터 존 스컬리(매튜 모딘)와의 갈등으로 인해 쫓겨난 시절까지의 이야기는 [실리콘 밸리의 신화]의 과정과 흡사하다. 이후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면서부터의 최근의 이야기를 첨가한 부분만 다를 뿐 영화는 철저히 잡스의 전기영화적 방식을 추구한다.
 
잡스에 대한 에피소드는 이미 수많은 관련 저서와 자서전 형식의 도서,다큐를 통해 익히 들었던 대로 그 수많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감독과 제작진이 이 영화에 담은 잡스의 이야기는 그의 청년 시절 괴짜적 행동과 함께 친구,동료들과 함께 PC및 다양한 기기개발에 몰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영화는 잡스라는 인간과 7,80년대 미국에서 불고 있었던 실리콘밸리의 IT 1세대의 활약에 대한 헌사적 의미와 세상을 바꾸는 '괴짜 정신'을 강조하려 하고 있다.
 
잡스 역할을 맡은 애쉬튼 커처는 젊은시절의 스티브 잡스에서 중년의 외형적 모습까지 완벽하게 연기했으며 심지어 그의 걸음걸이와 행동을 철저히 분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But 너무나 흔해빠진 잡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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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왜 굳이 서사적인 관점을 고집했나이다. 물론 시간 대적인 이야기가 관객에게 더욱 큰 흥밋거리를 줄것이며 '스티브 잡스'라는 신화적 인물을 담은 첫 전기영화 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의는 크기에 그 과정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자에서 언급한 대로 너무나 유명한 잡스의 일화를 영상화 했다는 점 외에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친구인 워즈니악(조시 게드)이 개발한 PC에서 가능성을 보며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한 스토리와 동료들을 배신하는 내용 그리고 애플내에서 벌어진 사내 정치 논쟁은 알사람은 다 아는 흔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감독은 이 흔한 이야기를 어떻게 구성하려 했을까? 감독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잡스]는 2시간이라는 제한된 러닝타임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서사적인 구성만 따를뿐 핵심적인 주제와 특별하게 강조하는 부분도 없었다. 그때문에 영화는 잡스가 다시 '애플'로 복귀한 부분을 비중있게 그리지 못하고 마치 중간에 편집된듯이 끝나버린다.
 
한 사람의 전체적인 인생사를 그리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있다. 그것도 혁신의 대명사이자 굴곡 짙은 인생사를 산 잡스를 전부 이야기 하기에는 2시간은 너무 짧다. 그럼에도 감독은 이 무리한 강행군을 감행했고 그것은 '최초의 잡스 전기 영화'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작품에 스토리와 드라마를 분산시켜 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But But 이야기의 초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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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많은 실화 에피소드를 2시간의 스크린에 담을수 없다면 방법은 주제와 초점을 설정해 그 부분에 맞춰 이야기 하면 된다. 같은 IT 동종 업계의 이야기를 그린 [소셜 네트워크]를 생각해보자. 마크 주카버그의 이야기를 '인간관계'라는 부분에 맞췄는데 그가 만든 '페이스북'의 세계와 현실에서의 부정적인 인간관계의 아이러니함을 이야기하며 온라인과 현실의 역설적인 관계와 주카버그라는 한 사람의 내면을 표현했다.
 
그렇다면 잡스는 어떻게 해야 했나? 영화의 흐름이 활기 넘치고 안정적이었던 시점은 잡스와 동료들이 '애플2'와'매킨토시' 개발에 열의를 쏟는 장면이었다. 이 영화는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영화가 잡스가 자신과 같은 '괴짜'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클라이맥스를 장식한 것처럼 '괴짜'였던 잡스의 시각에 초점을 맞춰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적어도 영화의 주제가 두드러지며 단점이었던 스토리라인과 드라마가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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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과 구성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잡스] 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줄만한 작품이다. 윤태호의 웹툰 '미생'이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어내 '국민 웹툰'이라는 수식어가 붙은것 처럼 이 영화에 등장한 IT업계의 일화와 제품 개발과정 장면과 영화가 강조하는 이상주의적 관점은 지금의 IT업계 종사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IT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동종업계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를 권하는 바이다.

비주얼(스케일):★★★
연기:★★★
스토리:★★☆
연출력:★★
 
총점:★★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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