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찾기! 큰 웃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13.09.16 17:57
영화를 고를 때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스토리를 주로 살펴보시나요? 아니면 스타 감독의 영화를 선호하시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주연을 맡은 배우를 살펴보시나요? 각자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다르지만 이제 한 가지 더 꼭 보셔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에 등장하는 '명품 조연'인데요. 러닝타임 내내 주연배우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감초'들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입니다. 이는 추석 연휴 맞붙는 영화 [스파이]와 [관상]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과연 두 영화에는 어떤 명품 조연들이 등장할까요? 무비징이 비교, 분석 해 보았습니다.
1. 데뷔
이름 맨 마지막 글자에 '석'이 들어간다는 것 말고도 이 배우들에게는 공통점이 참 많습니다. 올해 마흔 넷의 배우 고창석은 2001년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 창단멤버로 들어가면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의 사용], [웅녀 이야기], [보이첵] 등의 다양한 연극에 출연했던 그는 명실상부 대학로가 사랑하는 배우입니다. 고창석은 연극에 그치지 않고 뮤지컬에도 도전하여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2006년 작인 [사랑하면 춤을 춰라], 2012년 작 [벽을 뚫는 남자]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한편 그보다 딱 10살 어린 서른 넷의 조정석 역시 시작부터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무대를 밟으며 연기에 입문합니다. 이 후 [내 마음의 풍금], [피버 나잇], [헤드윅] 등 다양한 작품에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력과 무대장악력 모두를 인정받습니다.
2. 영화, 그리고 드라마
잔뼈 굵은 연극배우 고창석이 영화에 출연한 것은 2004년이었습니다. 황정민, 양동근 주연의 영화 [마지막 늑대]의 '실눈' 역할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 후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뛰어든 고창석은 [친절한 금자씨], [야수], [괴물], [예의없는 것들] 등 다양한 작품에서 비중 작은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 누구도 대처할 수 없는 개성있는 마스크와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그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 매 작품 최선을 다합니다. 이에 비례하여 출연작은 늘어났고 비중 역시 커졌습니다. 그의 존재감은 강동원, 송강호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의형제]에서도 단연 돋보였는데요. 배트남 보스 역으로 특별출연한 그는 정말 베트남 사람인 줄 알았다는 최고의 찬사(?)를 듣기도 합니다. 최근작은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와 함께한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는 이 영화에서 평범한 우편배달부로 분한 북한 스파이 서상구를 맡아 코믹함과 진지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합니다.
고창석은 드라마에서도 '명품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광고천재 이태백]에서는 전설의 광고인 마사장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최근 방영중인 [굿 닥터]에서는 소아외과 병동의 시니어 간호사를 맡아 웃음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훈남 배우'로 유명했던 조정석 역시 영화와 드라마로 눈을 돌립니다. 길지 않은 필모그래피 중에서 그를 주목받는 스타로 만들어 준 작품은 단연 [건축학 개론]입니다. 승민(이제훈 분)의 재수생 친구로, 공부보다는 여자와 노는 것에 관심이 더 많은 '납뜩이'를 조정석은 훌륭하게 소화 해 냅니다. 특히 승민에게 키스를 가르치는 능청스러운 모습과 "어떡하지 너?"를 외치는 장면은 개그 프로그램을 비롯 수 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습니다.
그는 드라마에도 활발하게 출연했는데요. 2012년 [더 킹 투하츠]에서는 국왕 이재하를 지키는 군인 은시경으로 출연했습니다. 타협이라고는 모르는 충성스러운 군인이지만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쑥맥이 되어 버리는 '은시경'은 뭇 여성들을 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드라마와 영화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조정석의 다음 행보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이었습니다. 까칠하지만 매력 넘치는 기획사 대표 신준호로 분한 그는 다시 한번 연기력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쾌거를 이룹니다. 비록 드라마 자체는 후반부로 갈 수록 지지부진한 스토리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두 주연배우, 조정석과 아이유라는 진주를 얻었다는 평입니다.
3. 스파이 그리고 관상
영화 [스파이]에서 주연배우 못지 않은 활약을 보이는 고창석은 이 영화의 숨은 보석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철수(설경구 분)과의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2% 부족한 웃음을 가득 채워줍니다. 영화 속에서 명품콤비로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고창석의 액션연기는 탁월하다. [스파이]에서 고창석의 약션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하며 그의 액션에 대해 극찬했습니다. 특히 총알이 빗발치는 레스토랑에서 선보인 포복장면은 많은 관객을 '빵 터지게' 했다는 평입니다. 또한 떨어지는 주가에 절망하고, 아이의 교육비 걱정에 술잔을 기울이는 등 희극과 정극을 오가는 생활밀착형 연기로 큰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한편 [관상]은 연기경력 10년차인 조정석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대작으로 손꼽힙니다.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를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백윤식,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조정석의 역할은 관상가인 주인공 내경(송강호 분)의 처남 팽헌. 그는 러닝타임 내내 줄곧 대선배인 송강호와 호흡을 맞추며 빵 터지는 코믹과 섬세한 내면연기를 동시에 선보입니다. [관상]의 배우 송강호는 기자간담회에서 "조정석은 희극적인 모습 외에도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타고난 연기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4. 그리고 미래
마흔 넷, 결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고창석은 여전히 도전하는 배우입니다. 그는 대중에게 열광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또한 '언젠간 뜰 거야'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이유가 '재미있어서'였던 것 처럼 끝까지 욕심 부리지 않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또 다시 도전하고 있습니다. 연극에서 영화로, 드라마로, 그리고 다시 연극으로 말이죠. 이미 대중에게 '명품 조연 고창석'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후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터. 하지만 그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너털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한결같은 모습보다는 계속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던 지난 필모그래피처럼 앞으로 고창석이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지 기대됩니다.
한편 아직 어린(?) 배우 조정석은 자신에게 찾아온 스타덤이 여전히 신기합니다. 사인 해 달라는 팬들의 공세가 어색하고 열광하는 팬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는 절대 자만하지 않습니다. 달려 온 길보다 달려갈 길이 더 멀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공연과 영화를 유연하게 오가는 것. 일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고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조정석은 또 어떤 변신을 꾀할까요. 그의 즐거운 변신이 기다려집니다.
(사진=영화 보도자료, 스포츠코리아, KBS, 온라인커뮤니티 )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