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너스] 리뷰: '대작'스릴러를 꿈꾼 '장시간' 영화
13.09.27 16:45
[프리즈너스, 2013]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휴 잭맨, 제이크 질렌할, 바이올라 데이비스, 마리아 벨로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휴 잭맨, 제이크 질렌할, 바이올라 데이비스, 마리아 벨로
줄거리
한가로운 휴일, 보스턴의 한 평화로운 마을 두 부부의 딸이 사라졌다. 세상이 모두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용의자로 10살 지능의 청년 알렉스(폴 다노)가 붙잡힌다. 그러나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는 용의자는 풀려나게 되고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완벽한 용의자를 의심하는 아빠 켈러(휴 잭만)는 홀로 그를 쫓기 시작하고, 형사 로키(제이크 질레할)는 세상에 숨겨진 진범을 찾기 위해 추적을 시작한다. 이들의 이러한 집요한 추적끝에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되는데…
*'블랙리스트' 그 자체의 영화 [프리즈너스]
'블랙리스트 영화'는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중 최고로 꼽히는 작품을 선정한 리스트를 말한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도 이에 속했으며 [킬링시즌] [소셜 네트워크] [주노]도 이에 속한 작품들로 영화화 되어 큰 성공을 거두는데 큰 기초가 되었다. [프리즈너스]의 각본은 '블랙리스트'에 오른만큼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을 자랑한 작품이다.
여타의 유괴소재 스릴러 영화들이 유괴범과 형사들의 추적과 대결에만 초점을 맞춘것과 다르게 당사자인 아이의 부모를 이야기의 중심에 넣는 방법을 택하며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야기가 두개의 방식으로 나뉘어진 것이다. 유괴범의 정체가 불확실한 상황. 용의자인 범인이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지만 그의 정황이 의심스러운 아버지(휴 잭맨)는 그를 추적해 딸의 행방을 알아내려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고 다른 범인의 행적을 추적한 형사(제이크 질레할)도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 가지 소재에 두개의 시선이 생기며 영화의 긴장감 또한 배가 된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주제도 함께 생기게 된다. 딸의 유괴에 부모는 10살 지능을 가진 청년을 위협하게 되고 이로인해 심한 도덕적 갈등을 느끼게 되며 이에대해 질문을 던진다. 휴 잭맨의 캐릭터가 그러한 메시지를 담당하는 감정적인 캐릭터라면 제이클 질레할의 역할은 범인을 추적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냉철한 시선을 가신 형사의 역할이다. 이처럼 서로의 역할을 양분한 캐릭터들이 충실히 자신들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유괴라는 사건을 다르게 정의하는 '시선'들의 대립이라는 독특한 스릴러다.
때문에 영화는 한치앞도 예상할수 없는 서스펜서와 함께 묵직한 드라마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영화를 지배하고 있는 분위기는 묵직하면서도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마도 격한 감정의 과잉을 보일수도 있지만 절제스러운 분노 연기를 감행한 휴 잭맨의 노련한 연기가 돋보였다. 미국내 평단에서도 "최고의 아버지 연기였다" 라는 찬사답게 켈러 캐릭터는 딸이 납치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수밖에 없는 부모의 내면을 냉철하게 연기했다. 이에 못지않은 제이크 질레할의 형사 연기도 훌륭했다. 냉철한 형사면서 잔혹한 사건과 켈러의 압박적인 제촉에도 형사로서의 의무를 잃지 않으려는 의지가 돋보인 캐릭터다.
이처럼 [프리즈너스]는 연기력에 있어서 어느 배우도 튀려고 하거나 과장된 연기를 선사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영화의 긴장감과 묵직한 분위기가 2시간 30분이 넘는 긴 러닝타임 속에서도 끝까지 유지되는 힘을 발휘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없는 묵직한 분위기와 스토리의 흐름이 장시간인 영화의 러닝타임 때문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으며 감칠맛 나는 조연들이 등장해 분위기를 조금 가볍게 해주는 한국형 스릴러와 다르다. 때문에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려면 영화의 묵직한 분위기가 있는 영상의 디테일과 캐릭터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영화를 관람하기 바라며 심도높은 두뇌싸움을 삼가는 편이 좋다.
[프리즈너스]는 여타의 오락적 스릴러들이 추구하는 잔인한 비주얼과 충격적인 결말로 관객을 자극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허망한 작품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영화의 시작을 기독교의 '주기도문'으로 시작하며 중간중간 마다 성경적인 구절과 말씀이 언급되면서 종교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영화의 마지막 결말에서는 신과 구원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암시하고 있다. 두 아이의 유괴로 큰 혼란을 느끼게 된 두 가정의 운명과 평범(?)하지 않은 용의자들의 정체와 범죄 행각의 이유가 밝혀지는 장면이 그점을 의미한다.
분위기와 메시지 그리고 긴 러닝타임 때문에 [프리즈너스]는 '대작'을 꿈꾸는듯 하지만 그러기에는 후반부에 늘어지는 구성과 설정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프리즈너스]는 명품스릴러의 자격을 가지기에 충분하며 올해 등장한 스릴러 작품 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다만 긴 러닝타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바는 틀릴것이다.
비주얼:★★★
연기: ★★★★☆
스토리:★★★☆
연출력:★★★☆
총점:★★★☆
연기: ★★★★☆
스토리:★★★☆
연출력:★★★☆
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