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표 고공비행 코미디, [롤러코스터]의 주역들을 만나다!
13.10.10 09:25
8일 왕십리CGV에서 하정우 감독, 정경호 주연의 [롤러코스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추격자], [더 테러 라이브] 등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는데요.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이야기 없이 러닝타임 내내 큰 웃음을 준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무비라이징이 하정우 감독, 주연배우 정경호와 한성천, 최규환, 이지훈, 고성희 등의 조연배우들을 만났습니다.
Q)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어제까지 부산에 있었다. 영화와 기자간담회 소감은 어떤가?
하정우 감독(이하 감) 처음으로 부산영화제를 통해 영화 시사회를 가졌다. 과분하게도 너무 많은 격려 보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서울에 왔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 해 주셔서 감사하다.
정경호(이하 정) 부산에서 처음 영화 보였다. 떨렸고 기대도 되었고 설레었다. 많은 분들이 응원 해 줘서 좋은 기분으로 서울 올라올 수 있었다.
Q) 대사가 착착 붙어서 뮤지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있었는데 배우 디렉팅을 할 때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었나?
감) 먼저 함께한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참여한 배우들 중 반 이상이 어릴 때 부터 연극무대에 함께 오르고 고민한 친구와 후배들이라서 작업할 때 도리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단지 인지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는 낯설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기에 참여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놀라운 대본 해석력과 배우로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하면 온전히 자신의 매력을 전달하게 해줄까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다. 나 역시도 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면 긴장이 될 때도 있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를 타파하는 방법은 '연습'이다. 온전히 캐릭터를 소화하는 힘은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어 촬영 3개월 전부터 배우들과 함께 모여서 연습하고 연극처럼 리허설도 진행했다. 실제로 영화 전체 분량의 30% 정도를 미리 카메라 촬영해가며 연습하기도 했다. 시나리오 작업도 배우들과 함께 리딩을 통해 만들어갔다. 이를 통해 촬영날 카메라와 100명 가까운 스탭들 앞에서 자신이 준비한 연기를 펼쳐보일 수 있게끔 도왔고 준비했던 것 같다.
Q) 정경호에게 묻는다. '마준규' 캐릭터는 배우로써 좋은 기회이자 어려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어떤 부분들을 중심으로 준비했나?
정) 촬영 4개월동안 재미있고 즐거웠다. 배우로서 하지 말아야겠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는 행동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흔히말하는 연예인병이나, 거드름, 남들에게 쌍욕하기, 가식적인 행동 등. 그런데 촬영을 하며 이런 것들을 원없이 할 수 있었다. 촬영 후 모니터를 보니 참 웃기고 재밌더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주안점을 둔 부분은'욕'이다. 영화 설정상 준규가 [육두문자맨]이 대박 나서 스타가 된 것이기 때문에 욕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촬영을 준비하는 4개월 동안은 감독님과 동료배우들에게 허락을 받고 장소와 남녀노소 불문하고 욕을 했다. 욕을 해도 "내 새끼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하셔서 개인적으로 참 시원한 시간이었다 (일동 웃음)
Q) 배우들에게 묻는다.'이제는 말할 수 있다!' 동료 배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는 현장에서 어떤 사람이었는가?
한성천(이하 한) 어떤 사람이었다기보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하정우가 배우 생활을 10년 넘게 해 오며 경험으로 터득하고 하나하나 터득해갔던 연기 비결들을 어떠한 조건도 없이 하나하나 다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살아가는 방법이나 길들도 자세히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최규환(이하 최) 몇편의 장편영화 작업을 하며 다양한 감독을 많이 만났다. 특히 달랐던 것은 현장분위기였다. 배우들이라는 사람들은 분위기를 잘 타고 반응한다. 그래서 하정우 감독이 씬에 맞는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큰 스피커를 가져와서 음악을 수시로 바꿔가며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 것도 다른 촬영현장과 다른점이었다. 대게 현장에는 배우와 감독이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촬영 현장에서는 티비 사이즈의 모니터를 가져다 놓았다. 배우와 스텝들이 다 함께 연기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가 긴장되거나 답이 없는 상황 속에서 디테일과 답을 선사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영화에서는 시도해 보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었다. 인상적인 촬영현장이었다.
이지훈(이하 이) 감독으로서의 정우형은 저에게는 태양과 같은 존재다. 보고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모르시겠지만 2003년부터 방송 매체를 통해 활동했다. 10년이 넘었지만 항상 카메라 앞에만 서면 위축되고 울렁증이 생긴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것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나를 좀 더 솔지가게 표현할 지를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고성희(이하 고) 저한테는 별 같은 존재다(웃음). 두 번째 작품이라 사실 부족한 점도 많고 연기적으로도 선배님들보다 부족한 점도 많았는데 감독님 덕분에 새벽같이 모여서 연습하고 모든 영화의 대사나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익히고 임할 수 있어서 더 잘할 수 있었다. 디렉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 것
도 하지 마라'라고 했던 것. 꼭 연기를 해야만 보여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Q) 감독님에게 묻는다. 영화 내내 금기된 것들을 참 많이 한다. 욕은 물론이고 기내에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이런 설정을 가지고 오게 된 의도는? 혹시 관객들 모르게 영화에 직접 출연한 장면은 없는가?
감) 성향이 장난치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 항상 비행기를 타면 생각하는 것이 왜 비행기에는 샤워나 반신욕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없을까 하는 것었이다. 물론 비행기를 타면 금연이다.공공장소에서 지나친 욕설을 하는 것도 당연히 금기이다. 그런데 재미를 위해서 그 것을 허락한다면 정말 웃기겠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영화를 시작했다. 정말 웃기고 싶다, 농담하자, 말장난하자 등의 생각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신명나게 장난치는 영화가 되었으면 해서 금기시되는 것들을 허용한 부분이 있다.
영화 출연과 관련해서 딱 한 부분 목소리 출연을 한다. 사실 제작사 측에서는 작은 배역이라도 출연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의를 했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연출작도 처음인데 연기까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고사했다. 첫 연출작이었기 때문에 보다 더 신인 감독의 마음으로 제작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Q) 대사 뿐만 아니라 음악도 매우 재미있었다. 참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나오더라. 클래식부터 시스타의 '나혼자', 팝송까지. 노래의 선곡 기준은 무엇이고 어떻게 영화에 넣게 되었는가? 영화 속 캐릭터들도 매우 다양하다. 이 캐릭터들의 탄생 배경도 궁금하다.
감) 음악감독을 맡은 김정남 감독님은 [멋진하루]에서 처음 만났다. O.S.T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좋아서 개인적으로 음악감독의 팬이 되었다. 그 후 [577프로젝트]를 지나 이번에 세번째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다. 사실 음악에 배정된 예산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음악만큼은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런 생각때문에 클래식 음악을 썼다. 퀸시 존스의 음악은 정말 천운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용한 것이다. 시스타의 '나혼자'는 에피소드가 있다. 시나리오 작업 중 유난히 시스타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마침 술자리에서 용감한 형제를 우연히 만났다. 그래서 밑도끝도 없이 얘기했다. 지금 시나리오 쓰고 있는데 영화에 '나혼자' 써도 되겠느냐. 그런데 용감한 형제가 너무 쿨하게 쓰라고 했다. 술자리에서 만취 된 상태였는데 그것 하나만 집에가면서 기억했다. 음악감독과 음악 감독과 친분이 있는 클럽 디제이, 용감한 형제에게도 조언을 구해 영화 씬에 맞춰서 편곡이 이루어졌다. 나머지는 뮤지션들 이야기를 하자면 홍대, 뉴욕에서 활동 중인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들의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보통 예산을 먼저 떠올리면 절대 쓸 수 없는 곡들인데 음악 외적으로 장비를 쓰는 것이나 스텝들의 헌신들이 블록버스터급으로 이루어져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캐릭터 탄생배경 역시 단순하다. '마준규'(정경호 분)를 중심으로 비행기 안에서 만났을 때 어떤 사연을 가지고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면 재미있을까를 고민했다. 마지막에 스포츠지의 기자를 만나게 한 것도 별다른 의미는 없다. 단지 착륙하기 직전 만나게 된 사람이 마준규를 곤란하게 만든 스캔들 기사를 쓴 사람이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항공사 자체가 국적이 불분명했으면 더욱 재미있을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장을 맡은 배우에게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외모를 주문했다. 이 밖에도 조종석 의자에는 동물 가죽이 걸려있고 자동차 핸들에 있을 법한 핸들 커버가 달려있다.팅이 이루어졌다. 그 친구들이 갖고 있는 배우로서의 매력과 엉뚱한 매력을 만나게 해서 표현을 하면 그 안에서도 작은 코미디나 재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MR질문*
Q) 배우들과 감독에게 묻는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인가?
한) 뭐니뭐니 해도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아닐까 한다. 마준규가 흥분하는 장면이 가장 재미있었다.
최) 사실 영화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계속 장면을 모니터했고 편집본도 많이 보았다. 때문에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기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명장면이라기 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이미 마준규가 어떤 사람인지도 알고 무엇을 의도한 장면인지도 잘 알지만 완성본을 보며 나도 모르게 '마준규'라는 캐릭터에 이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태풍 속에서 힘들어하고 절실하게 기도하는 모습에서는 나도 저럴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정) 가장 재미있었다기보다 신중하게 연기했던 부분은 예고편에도 등장했던 '아이에게 욕하는 장면'이 있다. 영화 속에서 육두문자를 처음 구사하는 장면이자 욕으로 한류스타가 된 마준규를 처음 그리는 장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강렬히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정말 실제상황이라면 그 아이가 40대, 50대가 되어서도 비행기에 탔던 한류스타의 욕 때문에 엄청난 트라우마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한장면을 위해 모든 스텝들과 감독님과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여러가지로 많이 연습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다.
감) 마준규가 폭발하는 장면에서 남자 승무원과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다. 아마 류승완 감독님이 보시면 폭소를 하실 것 같은데. 사실 그 씬은 내가 [베를린]에서 했던 연기와 액션의 합을 그대로 가져왔다. 마지막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화룡점정을 찍는 것 까지. 그 밖에도 얼굴과 상체에 온통 피가 묻은 채 괜찮다고 먹을 것좀 달라고 하는 기자의 모습은 [추격자]의 파출소 씬과 닮아있다. 또한 사무장이 감자를 먹는 장면 등 배우들이 먹는 장면도 많다. 하도 내가 먹방으로 유명하다 보니 이번에는 다른 배우들의 먹방을 보여주고 싶었다.(일동 웃음)
고) 양복쟁이 역할도 재미있었고 단발머리 의사의 "어디예요?"도 웃겼다. 내가 연기했던 장면중에는 와인을 병나발 부는 장면이 가장 웃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정경호에게 묻는다. 영화에서는 팬들의 진상스런 행동도 나오고 스타들이 보이는 진상도 나온다. 팬분들이 이런 행동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스타로서 다른 스타들의 이런 행동은 꼴볼견이다 하는 행동은 있는가?
정) 사실 나는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 않는다. 슬리퍼 신고 명동도 다니고.(웃음) 팬 분들이 사인을 부탁하실 때는 정말 감사한데 조금 난감한 경우도 있다. 속옷이나 가슴 등 맨살에 사인해달라는 팬 분은 살짝 난감하다. 예전에 자명고를 찍었을 때에는 한 술자리에서 지금 당장 칼싸움을 하자고 하신분도 계셨다. 내일 승마하러 포천 내려가자고 하고. 그럴 때는 재미있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다.스타들에 대해서는, 영화를 촬영하며 한류스타가 입어야 할 옷들을 많이 공부했다. 아직도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이 있다면 정말 그런 옷을좋아서 입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공항 패션 아후.... 정말 궁금하다. 좋아서 입으시는 건지 아니면 누가 시켜서 입는 걸까. 마인드가 열려있고 개방적이게 패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일동 웃음)
Q) 감독님은 정경호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지하겠다. (일동 웃음)
Q) 영화를 재미있게 즐겁게 이끌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어떤 등장 인물과 관련되어서는 유쾌하지 않은 부분도 등장한다. 이러한 장면에 대한 의도가 있었는가?
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큰 사건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 순간의 성찰과 깨달음이 있을 뿐이다. 안전한 두 땅에 발을 딛었을 때 그래도 바뀔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던지고 싶었다. 유쾌하지 않다고 말한 장면도 사실 재미를 위한 장면이다. 물론 죽음을 재미로 보면 안되겠지만 욕이 쌓여서 죽음에 이른다는 것은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Q) 영화를 보면서 마준규의 여자친구 이름이 수영이라는 점이 인상깊었다. 정경호 최근에도 소녀시대 수영과 열애설이 났는데. 웃음을 위해 일부러 사용한 이름인가?
정) 감독님이 이름짓는 것에 대해 자부심도 많고 자격증도 많이 가지고 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오는 이름들이 다 특이하다.
감) 전혀 관련 없다. 이 시나리오는 작년 가을에 만들었던 것이다. '수영'이라는 이름도 중학교 때 흠모했던 친구 이름이다. 그런데 영화 촬영 후 정경호씨와 수영씨 열애설이 나서 빵 터졌다. 여기에 정경호가 친한 교회 오빠-동생 사이라고 해명해서 더 웃겼다. (영화에서도 스캔들이 터진 마준규가 친한 교회 오빠-동생 사이라고 해명한다)
Q) 감독으로서 첫 데뷔작이다. 향후 연출 계획이 있는 작품이 있나?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의 연출과 주연을 계획하고 있다. 촬영은 내년 3월부터 진행될 것 같고 현재 초반(스태핑 작업)중이다.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계속 영화 관련 작업을 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