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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우다] '배우의 세상'을 보여준 주역들을 만나다

13.10.18 09:49

17일 2시, 왕십리 CGV에서 [배우는 배우다]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2008년 소지섭 강지환 주연의 [영화는 영화다] 후속편인 이 작품은 배우로는 신인에 가까운 엠블랙 출신 이준을 캐스팅,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준은 이번 영화에서 짫은 시간 안에 드라마틱한 삶을 살게 되는 오영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특히 이번 영화에는 파격 배드씬이 등장,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요. 더 효과적인 배드씬을 연출하기 위해 신연식 감독은 에로 감독의 거장 봉만대 감독에게 개인 과외까지 받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과연 24일 베일을 벗는 [배우는 배우다]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무비라이징이 신연식 감독과 배우로 돌아온 이준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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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첫 선을 보이게 된 소감은?
 
감) 여기까지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하다. 열심히 한 만큼 보람된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작품이 함께 개봉하는데, 다들 열심히 촬영하지만 조금 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많이 와 주셨으면 좋겠다.
이)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준,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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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감정 연기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멋지게 소화했다. 연기 할 때 무엇에 집중했는가? 배드씬 소감은?
 
이) 대본을 받고 정말 힘들었다. 힘든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된 것이 사실이다. 오영은 감정 기복이 심한 인물이다. 좋을 때는 좋았지만 타락하는 부분은 아직 겪어보지 못해서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게끔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배드씬(웃음) 부끄러움이 많아서 현장에 계신 다른 분들은 옷을 다 입고 있는데 혼자 벗고 있는 것이 민망했다. 그런데 베드씬을 찍는다고 하니 주변에서는 다 부럽다고 하더라. 정작 고되고 힘들었다.
 
Q) 인상적인 연기였다. 아이돌 이준이 아닌 배우 이준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파격적인 연기였는데 엠블랙 팬들이 충격받지 않겠는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만일 내가 좋아하는 여자연예인이 이런 영화를 찍었어도 팬의 입장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다. 이 영화를 보지 못하는 미성년자 팬 여러분들께는 다 크고 나중에 VOD 서비스로 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억지로 보려다가 7년 전 쯤 걸려서 많이 혼났다. (웃음) 요즘에는 미성년자가 19금 영화를 보는게 더 어렵기 때문에 다 크고 봐 주셨으면 좋겠다. 성인 팬 여러분들께는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다. 나도 같은 성인이고 정말 하고 싶었던, 좋아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싫어하거나 욕 하지는 않으실 것 같다.
 
감) 배드씬을 찍었던 여배우들이 엠블랙 팬들에게 비난을 받을까봐 걱정을 많이 하더라. 결론은 모든 비난의 화살은 감독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위안하며 안심했다.
 
이) 함께 배드씬 찍은 여배우 전화번호도 모른다.
 
Q) 배드씬이 세번이나 필요했을지에 대해 궁금하다.
 
감) 편집 과정에서 한 번의 베드씬이 빠졌다. 첫 배드씬은 본인보다 유명한 여배우에게 단역이라고 무시 당했다가 동등한 위치에 갔을 때, 일련의 폭력성을 표현하는 배드씬이다. 오영이 망가지는 계기이기도 하다. '홍지민'과의 두번째 배드씬은 동질감의 표현이다. '지민'은 거대한 힘에 의해 스타의 자리에 오른 인물로, 오영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이 배드씬은 지민과의 동질감을 몸으로 표현하는 장면이다. 마지막 배드씬은 오영의 몰락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사건이다. 사실 배드씬 촬영은 처음이라 많이 부담이었다. 때문에 봉만대 감독에게 개인 과외까지 받았다. (일동 웃음) 그런데 한 세번 해보니 다음에는 다른 감독 과외 해 줄수 있을 것 같다.
 
Q) 첫 주연작으로 김기덕 제작의 영화를 출연했는데. 헐리웃 진출에 대한 생각이 있는가? 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이) 헐리웃 진출, 솔직히 5년 전에 헐리웃을 갔을 때 '이젠 난 됐다' 라고 생각했다. 약 한달쯤 지나자 정신이 들더라. '시작도 안했다'라는. 헐리웃,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연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라면은 어디든 좋다. 최종 목표는 연기 실력을 떠나 연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래 계획표를 대강 짜 놨을 때 100살까지 살고 싶다. 살아 있는 한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99살까지는 많은 역할을 하며 연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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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의 핵심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사랑하기 보다는 욕망했다"라는 대사 같더라. 이준은 이 영화를 통해 간접경험을 했을 것 같다. 실제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이)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배우는 배우다의 '오영'이라는 인물과 저는 정 반대다. 실제 저는 인생 계획표를 짜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주변사람들에게 휘말리지 않고 열심히 잘 살 자신, 초심을 지킬 자신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힘드시거나 정신이 안차려지는 분들은 이 대본을 적극 추천한다. 딱히 살면서 실수한 것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대본을 읽는 순간 정신 차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예인은 큰 사랑을 받지만 한 순간 대중에게 배신당하기도 한다. 정신차리고 연예계 생활을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Q)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던 이유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어떤 공약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평소에 많은 시나리오들을 보고 있다. 작품을 하던 안하던 여부를 떠나서 좋은 작품을 찾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다. [배우는 배우다] 시나리오는 지금까지 읽어본 것 중 가장 빨리 읽어본 시나리오였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또 한가지 이유는 연기에 대해 목이 마른 상태였다. [닌자 어쌔씬] 이후 여러 좋은 작품이 들어왔는데 사정상 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 작품이 더욱 절실했고  잘 표현할수 있고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선택했다. 공약은 사실 잘 모르겠다. 영화는 정말 소중한 시간을 내서 돈을 내고 보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 한 분 모두에게 다 밥을 사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얼마전 컬투쇼에서 100만, 150만이넘으면 어머니 아버지 이름을 외치며 전화 연결을 하기로 했다. 흥행에 성공한다면 모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 관객분들이 좋아한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세포하나하나가 감사할 것 같다. (참고로 '배우는 배우다'의 손익분기점은 65만명이다)
 
 
2. 감독과 배우, 영화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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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된 걸까? 현실이랑 가까워서 연기하기가 쉬웠는가, 아니면 현실과 멀어서 연기하기가 어려웠는가?
 
이) 이 영화는 있을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 영화를 준비하며 주변, 소위 말하는 찌라시들을 많이 접했다. 연예계 있으면서도 잘 몰랐는데 영화 촬영을 준비하면서 이런 사람들도 있다고 믿으며 연기했다. 절대 없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감) 개인적으로 연예계나 배우들의 뒷 이야기를 소재로 포커싱을 맞춘 영화는 아니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사실적으로 존재하는지 여부는 개의치 않고 만들었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매니저들에게 영화 속 사례와 비슷한 경험들을 들었다.  실제로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사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말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Q) 초반과 마지막 장면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같은 대사로 180도 다른 역할이었는데. 어떻게 준비했고, 이 씬의 의미는?
 
이) 첫 씬과 마지막 씬.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었다. 촬영을 할 때 이 장면은 한 번에 찍었다. 때문에 감정 표현이 초 단위로 바뀌는 것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처음에 찍었기 때문에 경험도 부족했고 대사도 서투르게 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그 장면만 1000번 정도, 여러가지 버젼과 톤으로 연습했다. 마지막 씬의 의미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포스터에 보면 '정상을 날든 바닥을 기든 배우는 배우다'라고 쓰여있는데 오영이라는 인물의 초심과 , 모든 것을 잃고나서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되면서 처음에는 열정- 마지막에는 똑같은 열정으로 바닥을 기어도 똑같이 영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감)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어렸을 때는 모르고 당하는 것을 나이 먹으면서는 알고 당하는 것 같다. 어떤 일이 닥치는 것은 같은 결과지만 모든 일을 겪고 나서 오영의 연기, 그 많은 일을 겪은 후에 오영의 대사는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랐다.
 
Q) 서영희의 역할이 뭐였는지 궁금하다. 서영희가 천사인가? 후반부 연극 무대 장면을 마지막에 넣은 것에 대한 의도가 뭐였는가.
 
감) 영화의 전반부는 연극과 현실의 대비, 후반부는 영화와 현실의 대비이다. 물론 연극 무대가 카메라 앞에서 하는 것보다 진실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극장 무대든, 카메라 앞이든 혹은 길거리든 본연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장소에서 연기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서영희가 연기한 '오연희'는 최고의 위치에서 일순간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늘 연기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사는 인물이다. 그녀는 지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결국 톱스타의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오영 역시 결국 돌아갈 곳, 살아가야 할 곳은 연기판임을 보여주는 역할이다. 정리하자면 카메라 앞이든, 무대든, 길거리에서든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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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부산에서 공약을 걸었더라. 오영과 재력과 사모님의 배드씬을 편집했는데 200만이 넘으면 공개하겠다고. 그 것 말고도 아쉽게 편집된 장면들이 있는가?
 
감) 아쉬운 장면들이 꽤 많다. 액션씬들이 정말 많이 편집되었다. 이준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장면도 있었고 서영희와의 러브라인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공개하는 것을 마음에 품고 있다.
 
*MR질문*
Q) 감독과 배우가 꼽는 이 영화의 명장면은 무엇인가? 전작인 [영화는 영화다]의 주연이 소지섭, 강지환 등 인기 배우였고, 흥행에도 성공했는데. 여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가?

감) 역시나 명장면은 마지막 장면인 것 같다. 서영희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다. 사실 크랭크 인 하고 처음으로 찍은 장면이 마지막 씬이다. 아예 서로 익숙하지 않을 때 찍어버리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날씨가 너무 춥더라. 물이 바로 얼어버릴 것 같은 추운 겨울에도 힘든 내색 안하고 촬영에 열심히 임해준 서영희와 이준에게 감사하다.
 
이) 역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은 첫 씬과 끝 씬이다. 전작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었다. 실제로도 연기 연습을 할때 [영화는 영화다]의 대본을 보면서 연습했다. 처음 [배우는 배우다] 시나리오가 왔을때 [영화는 영화다]와 아예 별개의 영화라고 생각했고 관련짓지 않았다. 때문에 크게 부담은 없었다. 단지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Q) 내용 전개상에서 처음에는 배우 말고도 여러 사람이 나온다. 악역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그렇게 큰 악역은 없었다. 이준이 악인을 만나서 타락하는게 아니고 상황 논리 때문에 타락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나쁜 사람, 착한 사람에 대한 설정이 원래 구상할 때 부터 없었나?
 
감) 이번 작품이 5번째 장편 영화다. 채플린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사람은 멀리서 보면 선인, 가까이서 보면 악인, 그리고 조금 더 가까이서 보면 선인'이라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선인과 절대적인 악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럴 수 있고 또 나쁜 일을 하기 때문에 인간 사회의 분란이 일어나지 않는가 하고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의 갈등을 이야기할 때 그 갈등이 왜 생기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선인과 악인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Q) 이 영화를 관객들이 보면 여러가지 생각을 할 것 같다.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연예계 뒷얘기, 폭력이 아니라 그 이면의 어떤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부분이 있다면?
 
감) 누구나 성장기에는 인생에 목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일을 하면 상상했던 삶,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어떤 위치에 올라가고, 성공을꿈꾸며 살지만 막연히 바라고 동경했던 위치에 갔을 떄에는 내가 생각했던 삶과는 다르다고 느낀다. 관객들이 무슨 일을 하던 자기 중심을 잡고 살아갈 수 있는 기회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사진=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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