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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스마우그의 폐허] 리뷰: '절대반지' 다시 돌아오다.

13.12.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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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스마우그의 폐허,2013]
감독:피터 잭슨
출연:마틴 프리먼,이안 맥켈런,리차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베네딕트 컴버배치,올랜도 블룸,루크 에반스
 
 
줄거리
사나운 용 스마우그가 빼앗아간 동쪽의 ‘외로운 산’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뜻하지 않은 여정을 떠나게 된 호빗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간달프’(이안 맥켈런), 난쟁이족 왕족의 후예 ‘소린’(리차드 아미티지)이 이끄는 13명의 난쟁이족. ‘레골라스’(올랜도 블룸)와 그의 파트너 ‘타우리엘’(에반젤린 릴리)이 속해있는 엘프족의 합세로 더욱 강해진 원정대는 외로운 산으로 가는 길에 어둠의 숲에서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베오른과 거대한 거미떼를 만나고, 난쟁이들에게 적대적인 엘프족에게 잡혔다가 도망쳐 호수마을을 지나는 등 다양한 모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에레보르의 외로운 산에 거의 다다랐을 때, 그들이 지금껏 만났던 그 어떤 존재보다도 위험하고 모두의 용기와 우정, 지혜의 한계를 시험에 들게 한 용 스마우그(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빠른 전개, [호빗]을 뛰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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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년에 개봉한 [호빗:뜻밖의 여정]에 관한 팬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방대한 원작을 풀어내려는 부담감과 자신만의 창작성 사이에서 피터 잭슨의 연출력은 방황하고 있었다. 돌이켜 본다면 [반지의 제왕]은 그렇게 어려웠던 작품은 아니었다. 문학적 문구 체를 고집하던 톨킨의 언어유희와 세계관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여겼기에 원작의 뼈대중 기승전결의 중요한 부분과 캐릭터만 빌려온 긴박한 전개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진짜 장점이었다.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그러한 전작의 미지근함을 의식했는지 스토리의 전개와 맥락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덕분에 의외의 전개와 독창적인 설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반지의 제왕] 시리즈 중 가장 극적이었던 [두개의 탑]이 연상시킬 정도로 빠른 전개와 흐름이 장점으로 다가오며 전편보다 더 볼만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전편에서 '아조그'의 추격을 받고 있는 '소린' 일행이 '엘프 왕국'과 인간계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게 되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은 고조되고 정체가 모호했던 강령술사와 용 '스마우그'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긴박한 전개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너무나도 산만했던 캐릭터들도 이번 시리즈에서는 각자에게 분담된 배역들이 고루게 분포되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시리즈의 최대 장점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심리전'에 있다. 이것은 전편 [호빗:뜻밖의 여정]의 후반부에서 빌보와 골룸의 '죽음의 수수께끼'의 연장선과 같은 맥락으로 '빌보 VS 골룸'의 심리전이 조금 질질끄는 구석이 있어 아쉬움을 준것과 달리 거대한 용 '스마우그'와 조그만 호빗 '빌보'의 조우와 대화는 그와는 전혀 다른 한편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비주얼과 규모적인 면보다는 느린 전개를 최대한 배제하고 긴박함을 추구한 이야기가 이번 시리즈의 장점이었다. 
 

*풍부해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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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듬어진 이야기만큼 영화의 규모와 영상미도 더욱 멋있어졌다. 스펙터클한 배경은 더욱 다양해 졌으며 규모가 커진 오크 군단과 '소린' 일행을 위협에 빠뜨리는 어둠의 숲 속 그리고 스마우그가 지배한 에르보르 왕국 내부의 묘사는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특히, 이 부분들에 있어서 어둠과 밝음의 배경을 잘 활용한 영상미가 가장 눈에띈다. 엘프들의 왕국은 극명한 밝은 빛의 세계를 만들어 내었으며 어둠의 숲과 에르보르 왕국의 극명한 어둠은 긴장감과 공포를 만들어 내면서 스크린속의 심리를 밖으로 전달하는 큰 장치가 된다.
 
빠른 전개만큼 더욱 역동적이고 타격감이 커진 화려한 액션도 장점으로 다가온다. 전작에서 드워프 특유의 처절하고 박력넘치는 액션이 컨셉이었다면 이번 시리즈에서 엘프들이 한몫을 했다. 이미 [반지의 제왕]에서 화려한 활 기술과 빠른 동작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레골라스의 엘프 액션이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오크 군단을 쓰러뜨리는 레골라스와 타우리엘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은 정점에 이르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와 규모가 커진 추격전의 설정탓에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의 비주얼과 영상은 [인디아나 존스]식 어드벤처 영화를 연상케 한다.
 
곳곳에 도사린 함정,주변의 도구들을 이용해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로 극적으로 탈출하는 설정과 스마우그와 대결하게 되는 후반부 배경은 어느 어드벤처 영화속의 장면을 떠오르기가 쉽다. 때문에 영화를 감상할때 보물을 찾아 나서는 어드벤처식 구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탐욕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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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우그는 한때 해외의 한 영화잡지에서 선정한 영화속 최고의 부자로 선정된 캐릭터 였다. 그만큼 탐욕스러운 괴물이면서 자신의 절대성에 빠져사는 암흑의 제왕으로 상징된다. 하지만 이는 스마우그 하나에만 편중된 것은 아니다. 영화속의 모든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욕망과 탐욕속에 빠져사는 존재들로 그려진다.  스마우그를 없애고 자신의 왕국을 되찾아야 한다는 '소린'의 목적은 정의로워 보이지만 그의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기적인 탐욕으로 그려졌으며 과거 드워프들의 도움을 거절한 엘프의 왕은 스마우그가 가지고 있는 보물을 탐내며 소린에게 거래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주인공 빌보는 점점 절대반지의 힘에 의지하게 되면서 이전과는 전혀다른 자신이 되어가기 시작한다. 이처럼 '탐욕'은 이번 시리즈의 공통적인 화두이자 주제로 그려지며 이로인해 긴장감을 드높인 중요한 장치가 된다. 이외에도 드워프 킬리,타우렐리,레골라스의 삼각관계를 결부시켜 삼각관계를 설정한 면도 눈에띈다.
 

*약간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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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의 아쉬움이 있다면 너무 시리즈를 의식한 속보인 연출력과 설정이 아쉽다. 애초 2부작을 기획하다가 3부작으로 변경한 탓인지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는 후반으로 가면서 전개는 미지근해지고 이야기는 급조해서 만들어서 그런지 늘어져 버린 느낌이 든다. 때문에 결말과 후반부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편차가 관객마다 클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3부를 의식한 탓에 중요한 부분들이 다시 다음 시리즈로 넘어간 점도 아쉽다. 여러모로 [반지의 제왕]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은 탓이었는지 전개와 구성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너무 빼닮아 예측 가능할 정도로 뻔해 [호빗] 시리즈만의 개성을 불확실한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이러한 아쉬움이 [호빗:스마우그의 폐허]를 즐김에 있어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 3D와 아이맥스에 특화된 비주얼과 스케일은 명불허전 이며, 전편보다 더 긴박한 이야기 전개와 어드벤처식 요소는 충분히 즐길만하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마틴 프리드먼의 호빗 연기와 용 '스마우그'를 사람처럼 의인화 시킨데 성공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리얼한 모션캡처 연기는 이번 시리즈에서만 볼수있는 특별한 재미다.
 
 
비주얼:★★★★ 
연기: ★★★★ 
스토리:★★★☆
연출력:★★★

 
총점:★★★★
 

(사진=워너 브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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