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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생일을 맞은 브래드 피트. 영화와 함께한 그의 삶

13.12.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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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知天命)'. 말 그대로 이제 하늘의 뜻과 이치를 깨달았다는 의미로 50세 나이를 맞이한 성인을 뜻한다. 이 단어의 주인공이 '빵 오빠' 브래드 피트가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비록 주름살과 수염은 늘어났지만, 여전히 그를 보자면 20대의 서글서글한 미소와 탄탄한 육체가 연상된다. 미국 시간으로 12월 18일 오늘, 브래드 피트가 5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여전히 동안 외모와 건강한 신체로 다양한 영화들을 소화하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있는 그지만 지금의 대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만 않았다. 배우가 되기위해 안정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입성한 헐리웃은 그에게 좌절과 실망을 안겨다 주었다. 스타가 되었지만 스캔들은 언제나 그의 꼬리표 처럼 따라왔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오랜 꿈인 '배우'가 되기위해 다시 노력했다.
 
이렇듯 무명이 되지 않기 위해 '스타'로서의 삶을 유지하고 모두에게 기억될 '배우'가 되기 위한 그런 노력 덕분에 그는 헐리웃 최고의 '엔터테이너'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남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언제든지 광기적 본성까지 가지고 있는 남자. 그것이 바로 인간 브래드 피트의 여러개의 자아이자 배우로서의 특징이었다. 아마도 이러한 자신의 특성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장기로 만들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연기를 할수 있었던 작품들 덕분 아니었을까? 그의 영화 인생은 재미있게도 브래드 피트 인생 그 자체였다. 노력 끝에 정식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고 매순간 새로운 '타인'이 되었고 여러개의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 번의 사랑과 제작자의 길까지…그의 인생과 함께해온 영화들을 순차적으로 돌이키며 추억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1.그의 존재를 알린 작품 [델마와 루이스](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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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리들리 스콧  
출연:수잔 서랜든, 지나 데이비스
 
페미니즘 여성들에게 상징적인 영화가 되었던 작품이었지만 동시에 극 중 J.D 역할을 맡은 브래드 피트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극중 델마와 한 침대에 누우며 자신의 맨몸을 드러내며 헤어드라이어와 모자만 갖고 즉흥적인 연기를 하는 한순간의 장면에 델마는 물론이고 영화를 보던 모든 여성의 마음까지 사로잡기에 이른다. [델마와 루이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인배우 브래드 피트는 헐리웃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다. 
 

2.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꽃미남'의 등장 [흐르는 강물처럼](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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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로버트 레드포드
출연:크레이그 셰퍼,브래드 피트,톰 스커릿,브렌다 블레신
 
[델마와 루이스]가 그의 섹시함을 부각 시켰다면 브래드 피트의 잔잔한 꽃미남 이미지를 완성한 대표적인 작품은 [흐르는 강물처럼] 일 것이다. 그가 연기한 '폴'은 반항적인 데다가 천진난만하면서 낚시를 통해서 자유로움을 얻는 캐릭터다. 낚시질을 할 때마다 드러나는 그의 천진난만한 여린 미소는 영화의 감독이었던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했다. 이러한 브레드 피트의 연기에 감성 어린 관객들은 열광했고 너나 할것 없이 메인 포스터가 박힌 액자를 구입해 자신들의 방에 걸어두고는 했다. 이 영화를 통해서 브레드 피트는 '꽃미남 스타'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할수 있었고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서 [칼리포니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가을의 전설]과 같은 작품들에 출연할 수 있었다. 
 

3.완벽하게 망가지며 가능성을 보였던 [12 몽키즈](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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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테리 길리엄
출연:브루스 윌리스,매들린 스토우,브래드 피트,존 세다
 
[12 몽키즈]를 브래드 피트가 나온다는 이유로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우리가 알던 꽃미남의 대명사가 아니었다. 정신병자 제프리로 등장한 그는 시종일관 흥분하고 소리를 지르고 아무 이유도 없이 폭동을 일으키는 '문제아'다. 정신병원에 풀려난 이후에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음모를 계획하며 모두가 미쳐가기를 원하는 이 광인을 연기하기 위해 브래드 피트는 자신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망가졌으며 어두워지기를 마다했다. 덕분에 그는 자신에게 꼬리말 처럼 다가왔던 '미남 스타'를 버리고 '배우'로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수 있었다. 
 

4.그만의 카리스마를 들어낸 [파이트 클럽](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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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데이빗 핀처
출연:브래드 피트,에드워드 노튼,헬레나 본햄 카터,미트 로프
 
브래드는 이미 여러 전작을 통해서도 거칠면서도 터프한 '상남자'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중에게 가장 강렬하게 그의 남성적 카리스마를 인식시킨 작품을 꼽으라면 [파이트 클럽] [트로이]라 생각한다. 그가 연기한 [파이트 클럽]속 '타일러'는 폭력으로 썩어빠진 세상을 정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일대일 맨주먹 대결 비밀 조직인 '파이트 클럽'을 결성하고 이를 통해서 사람들을 지휘하는 리더가 된다. 그러나 그의 극단적인 성향은 테러로 연결되고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파이트 클럽] 속 브래드 피트는 인간의 극단적 성향을 오고가면서 시종일관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대며 스크린 밖 관객들을 압도하기에 이른다. 악이라 규정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무서웠던 캐릭터이자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
 

5.'상남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트로이](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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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볼프강 페터슨
출연:브래드 피트,올랜도 블룸,에릭 바나,다이앤 크루거
 
[파이트 클럽]속 카리스마가 매니아들을 양성했다면 [트로이]의 '아킬레스'는 대중들에게 그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근육질에 강인한 용기와 명예를 존중할 줄 아는 인품과 여성들을 매료시키는 남성적 카리스마 까지. 아킬레스는 정녕 신화 속에서나 걸어 나온 불멸의 전사이자 남성들의 이상향 이었다. 팬들은 완전한 '상남자'가 된 그에게 열광했고 이는 브래드 피트에게 새로운 제2의 전성기를 선물했다.
 
P.S: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의 두번째 촬영이 끝나고 보고회 형식의 기자간담회가 열리던 날. 맷 데이먼은 브래드 피트와 관련해 농담조 이야기를 했다. "우리 모두다 수트 복장을 입고 점잖게 도둑질 하는 역할들 이잖아요. 그런데, 브래드 혼자서 [트로이]의 아킬레스 복장을 가지고 와서 자기는 이걸 입고 도둑질을 하겠다고 해서 얼마나 민망했는지…"
 

6.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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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더그 라이만
출연: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빈스 본,아담 브로디
 
브래드 피트는 [트로이]로 성공한 이미지를 다음 작품들에도 계속 이어간다. 어느새 그는 자신의 외모가 확 드러난 짧은 머리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며 영화들에 출연했고 그의 이러한 스타일에 적합했던 최고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이름하여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이 영화는 브래드 피트의 이력상 그냥 그저그런 평범한 영화였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지금 모든 영화팬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브래드 피트의 평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안젤리나 졸리와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 졌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기네스 펠트로, 제니퍼 애니스톤과 같은 여러 유명 여배우들과 결별과 이혼을 반복하며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했던 그는 안젤리나 졸리와 연인 사이가 되면서 스캔들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브란젤리나'라는 신조어를 만들정도로 지구 최고의 커플 조합을 만들어낸 그들은 기부와 입양과 같은 여러 선행을 더하며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한편 그들은실제 부부보다 동거 개념의 연인으로 8년이란 오랜 시간동안 함께 지내고 있다. 실제로 결혼 할것이란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들려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루머만 무성하다. 그럼에도 안젤리나 졸리와 많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그에게 다정한 남편이자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어색하지 않다.
 

7.연기인생의 방점을 찍은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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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앤드류 도미니크
출연:브래드 피트,케이시 애플렉,샘 록웰,제레미 레너
 
국내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생소한 제목의 영화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브래드 피트의 연기력을 언급할 때 비평가들을 비롯한 일부 팬들은 이 영화속 제시 제임스를 그의 최고의 연기라 평한다. 그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상의 영웅'을 연기하며 전설이라는 '허구'가 만들어낸 진실이 얼마나 추악한지를 보여준다. '로빈후드'라 불리었던 그가 실제로 얼마나 더럽고 비겁한지를 보여줘 그를 동경했던 로버트 포드(케이시 애플렉)가 그를 암살하게끔 한다. 하지만 거짓된 제시 제임스는 그럼에도 '영웅'이자 인간다웠고 진실을 확인하고 이를 심판했던 로버트 포드는 어딘가 모르게 불쌍해 보였다. 허상과 진실의 여파가 바뀌게 되는 순간이었고 이를 브래드 피트의 카리스마가 바꿔 버린 것이었다. 브래드 피트는 이 작품으로 2007년 6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그의 연기인생에 있어 최고의 방점을 찍게 되었다.
 

8.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소유하게 된 [머니볼](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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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베넷 밀러
출연:브래드 피트,요나 힐,로빈 라이트,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머니볼]의 브래드 피트는 감정적이지 않고 시종일관 침착하다. MLB의 오클랜드 애틀릭스가 '머니볼' 전략을 쓰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킨다. 영화는 일반 스포츠 영화들이 보여주는 팀웍을 통한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지 않고 실제 주인공인 빌리 빈 단장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의 시선에 집중한다. 침착하면서도 인내하며 부하의 목소리에 경청하며 특유의 고집으로 승부사기질을 가진 남자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는 그동안의 영화에서 보기힘든 따뜻한 카리스마를 지닌 중년의 남성을 연기한다. 영화의 후반부, 아무도 없는 초록색 그라운드에 누우며 순간의 고요함을 즐기며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는 모든 멸시와 비난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이상주의자들에게 보낸 헌사와 같은 장면이었다. 
 

9.제작자로서의 명성을 알린 [월드워Z&노예 12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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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브래드 피트는 배우로서의 활동과 함께 '영화 제작자'로서의 명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판권 경쟁 끝에 승리하며 [월드워Z]의 영화화를 추진할수 있게 되었다. 비록 촬영 도중 감독과의 불화로 재촬영의 굴욕을 감수해야만 했지만 영화의 대성공으로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최근 박스오피스 TOP 10에 장기 체류하며 화제를 모았던 그의 제작&출연작 [노예 12년]은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과 골든글로브 7개에 동시에 노미네이트 되어 내년 아카데미의 전망또한 밝게 만들었다. 이로써 그는 헐리웃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작자로 우뚝 솟을 수 있게 되었다.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에서 최고의 배우, 성공한 제작자 그리고 다정다감한 아버지로 제2의 삶을 살아가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그에게 '엔터테이너'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가 좋아하는 브래드 피트로 다음 10년 이후에도 영원히 기억될수 있는 사람이 되길 희망해본다.
 
P.S: [월드워Z]는 현재 후속편 제작에 돌입했으며 1편의 감독 마크 포스터는 하차하고 [더 임파서블]의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가 감독의 물망에 올랐다.
 

 
(사진=IMDB,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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