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토끼' 조셉 고든 래빗이 메가폰 잡은 사연은? 배우 출신 감독 열전
14.01.10 14:27
2013년 충무로의 화두는 바로 배우 출신 감독들이었습니다. [마이 라띠마]의 유지태를 시작으로, [롤러코스터]의 하정우, [톱스타]의 박중훈, [집으로 가는 길]의 방은진까지. 많은 배우들이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대신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배우 출신 감독'의 연출은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배우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촬영장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든다는 점이나 참신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은 기성 감독에 비해 훨씬 유리합니다. 그러나 자칫 이야기가 산만해 질 수 있다는 것, 배우들의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 등은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지요. 실제로 [톱스타] 기자간담회에서 박중훈 감독은 "배우들에게 절대 연기 시범을 보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 순간 지도가 아닌 시범을 보여 주고 있었다"라고 밝히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 1월, 헐리웃에도 배우 출신 감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벤 스틸러, 조셉 고든 래빗, 케네스 브래너 등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던 배우들이 이번에는 감독으로 나섰습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작품을 들고 스크린을 찾아올까요? 무비라이징에서 배우 출신 감독들의 최신작을 준비했습니다.
1. 벤 스틸러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촬영 현장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 스틸컷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트 페어런츠]의 벤 스틸러. 코미디언 집안에서 태어인기쇼 [세러데이 나잇 라이브](이하 SNL)의 코미디 작가를 거친 그는 이제 코미디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헐리웃 대표 배우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벤 스틸러가 5편의 장편 영화를 내놓은 중견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작가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연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함께 일하던 스탭 및 배우 존 쿠삭, 제레미 피번 등을 섭외해 첫 단편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그의 첫 연출작 [엘비스 스토리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편 그의 첫 장편 연출작은 94년 개봉한 [청춘스케치]입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로 손꼽히던 위노나 라이더, 에단 호크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의 좌충우돌 사회 적응기를 담고 있습니다. 90년대 청춘을 대표하는 이 작품은 복고 열풍과 함께 현재 리메이크를 위한 협상이 진행중입니다.
이후로도 짐 캐리 주연의 [케이블가이](1996), 감독과 주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쥬렌더](2001),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흑인 분장이 화제가 되었던 [트로픽썬더](2008)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연출하며 감독으로서의의 입지를 확보한 벤 스틸러는 명실상부 가장 잘 나가는 배우이자 감독입니다. 한편 그의 최근 연출작은 감독과 주연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입니다. 다섯번째 연출작이자 주연작으로, 인생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깊이 있는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2. 조셉 고든 래빗
▲ '돈 존' 촬영 현장
▲ '돈 존' 영화 스틸컷
그런가 하면 [다크나이트 라이즈], [500일의 썸머], [인셉션]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던 조셉 고든 래빗 역시 신인감독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조셉 고든 래빗은 1월 9일 개봉한 [돈 존]에서 감독, 각본, 주연 등 1인 3역을 맡아 재능을 십분 발휘했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은 인터뷰를 통해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촬영하며 이번 영화의 초안을 완성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연출 동기에 대해 "사람들이 서로를 어떻게 객관화 하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밝히면서, 많은 여자들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동에만 호기심을 갖는 '돈 존'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첫 연출작에 대해 국내외 평단과 팬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국내 한 평론가는 '배우 출신 감독으로서 할 말이 많을텐데 짧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만 명확히 표현 해 냈다'고 말하며 연출력을 극찬했습니다. 또 다른 평론가는 '처녀 연출작으로서 군더더기 없다'라고 평가하며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했습니다. 과연 조셉 고든 래빗은 그가 함께 작업했던 거장들 처럼 헐리웃을 이끌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
3. 케네스 브래너
▲ '토르: 천둥의 신' 촬영 현장
▲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 영화 스틸컷
[토르: 천둥의 신]의 감독 케네스 브래너 역시 배우 출신 감독입니다. 뛰어난 연기력과 연출력 모두를 지닌 그는 배우 출신 감독의 가장 좋은 예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의 첫 연출작은 89년 셰익스피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헨리 5세]입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감독과 연출과 주연, 각본 등 1인 3역을 해내며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다. 케네스 브래너는 이 작품을 통해 원작의 힘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기 잘 하는 배우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납니다. 이후에도 키아누 리브스, 엠마 톰슨, 덴젤 워싱턴 등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헛소동], 셰익스피어 연극 제작 과정을 그린 코미디 [햄릿 만들기], 4시간 30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찬사를 받았던 [햄릿]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영화화하고 주연 배우로 연기하며 '셰익스피어 전문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감독으로서 케내스 브래너는 창작 각본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선호합니다. 대게 원작이 있는 작품들의 경우 큰 설정들만 따 오는 것에 반해 그는 원작을 상당히 존중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를 전개 해 나갑니다. 이는 오는 1월 16일 개봉하는연출작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톰 클랜시의 소설 'Without Remorse'을 원작으로 잭 라이언이 어떻게 CIA 요원으로 거듭나는지 세부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4. 존 크래신스키
▲ '노바디웍스' 촬영 현장
▲ '노바디웍스' 영화 스틸컷
인기 미드 [더 오피스]를 통해 얼굴을 알린 존 크래신스키는 사실 연출에도 재능을 보인 인재입니다. [더 오피스]의 여러 에피소드 프로듀서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 [브리프 인터뷰 위드 히디어스 맨], 맷 데이먼 주연 [프라미스드 랜드]의 각본, 연출, 프로듀서를 맡으며 주, 조연으로서의 역할도 함께 수행했습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노바디웍스]에서는 주인공 '피터'를 맡아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한편 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연출한 [노바디웍스]는 28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드라마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연기 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두각을 드러내는 그는 과연 영화에 어떤 메세지들을 담았을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