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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는 청춘] 리뷰: 80년대 충청도판 [품행제로]

14.01.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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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는 청춘,2014]
감독: 이연우
출연: 박보영,이종석,이세영,김영광
 
 
줄거리
'영숙'(박보영)은 충청도를 접수한 여자 일진이지만,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을 바라보며 애만 태운다. 한편 홍성공고 싸움짱 '광식'(김영광)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영숙이 야속하기만 한데,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의 등장이 이들 관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다. 소희 꼬시기에 여념 없는 중길 때문에 속상한 영숙의 마음을 알아챈 광식은 급기야 소희에게 손길을 뻗친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중길을 지키기 위해 영숙은 눈 하나 꿈쩍 안하고 자신을 던지는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재미는 '충실', 복고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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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대 성인관객들의 시점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나는 작품은 아마도 류승범,공효진 주연의 2002년작 [품행제로]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장소적 배경이 서울과 충청도라는 차이점을 제외하면 비슷한 시대적 배경,현상과 함께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이 공통점으로 다가온다. 자연히 포스터를 본다면 80년대 초반의 '복고'이미지를 부각해 '공감'과'재미'를 동시에 잡으려는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80년'대 '충청도'라는 특수한 배경을 기반으로 둔 이 복고 영화는 전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한다. 물론 시대적 특성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영화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방식은 '복고'가 아닌 '다양한 유머'를 선보이는 데 있다. 극 중 주인공 '중길'은 [내 아내의 모든것]의 '장성기'의 청소년 버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카사노바'식 유머이며 '영숙'과 '광식'이 얽혀 있는 '일진 유머'는 8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의 특수성을 이용하는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같은 복고적 소재를 잘살렸던 [품행제로]와 [써니]와의 차이다. [피끓는 청춘]은 복고적 소재를 충분히 살릴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10대 청춘들의 이야기에서 나올법한 '이성관계' '방황,일탈' '학창시절'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재미있게 비트는 유머를 지향하고 있다. 한마디로 [피끓는 청춘]은 시대적 배경과 복고라는 특수성 보다는 '청춘로맨스'물의 범위로 보는것이 옳다.
 
물론 '복고'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빵집,중국집,롤러장,패션을 비롯한 시대적 특수성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화의 전면에 크게 부각되지 않은점을 볼 때, '복고'를 내세운 영화로 보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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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굳이 왜 80년대와 충청도일까?' 라는 의문점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러한 아쉬움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의문점을 매꿀 수 있는 장점이 충분히 빛을 바란다면 그것으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피끓는 청춘]은 유머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웃고 즐길수 있는 영화다. 주연인 박보영,이종석,이세영,김영광은 외모와 같은 외형적인 측면이 돋보이지만 그러한 장점을 걷어둔 채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유머를 발휘하는데 충실하다. 주연인 이종석은 그동안 브라운관과 CF를 통해 알려진 훤칠한 키와 외모를 장점으로 내세우기보다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 능청스러우면서도 약간의 비겁함을 가진 인간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며 안정된 주연 연기를 펼쳤다. 박보영과 이세영 또한 기존 작품들을 통해 보인 이미지와 전혀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함께 능청스러운 면모를 가진 캐릭터들의 활약과 각자의 개성에 맞게 연결된 스토리 진행방향과 상황설정이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이야기의 진행방식도 단조롭기는 하지만 적절하게 배치된 유머와 멜로적 요소들이 나름 소소한 재미를 주며 그러한 단점을 덮어주고 있다. 특히, 영화 내내 청순한 이미지를 선보였던 이세영이 돌연 본성을 드러내는 장면과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청춘드라마의 전형적인 형식인 화해,반성,감동을 의도한 부분이 밋밋한 아쉬움으로 느껴 질 때쯤 마지막 결말을 80년대 유명 로맨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의 패러디로 마무리하는 방식이 그러한 예이다.
 
소소한 유머와 배우들의 새로운 연기변신과 청춘영화 특유의 정서가 나름 잘 배치된 [피끓는 청춘]은 편하게 웃으면서 즐기는데 무리가 없어 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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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연기:★★★☆
스토리:★★☆
연출력:★★★
 
총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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