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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씬] '인연'의 시작을 알리는 [500일의 썸머]의 엔딩

14.10.10 13:04

 

*[500일의 썸머]의 엔딩과 관련된 스포가 담긴 기사입니다. 영화의 결말을 알고 싶지 않은 독자분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영화를 보며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왜 주인공은 저런 행동을 하고, 이름은 특이하고, 왜 이런 장면을 넣은 것일까? 하지만 이 모든 의문은 영화의 끝에 등장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복선'이란 사실을 깨달았을 때 '아' 라는 탄성을 자아내는 '깨달음'으로 바뀌게 된다. [500일의 썸머]의 엔딩은 수많은 '의문형 영화'에 있어서 가장 극적이면서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던 장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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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주이 디샤넬)와 결별 후, 새 직장에 면접을 보러 간 톰(조셉 고든 레빗)은 같은 시각에 면접을 보러와 대기 중인 여성과 대화를 하게 된다. 짧은 대화였지만 관심사가 통했던 것에 톰은 그녀에게 면접 후 데이트를 신청한다. 영화를 보는 이들은 톰이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장면이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게 된다.
 
'운명의 대상'이라 생각했던 썸머와의 이별을 통해 톰은 깨닫게 되었다. "우연 항상 일어나는 것이다. 톰은 마침내 기적이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운명 같은 건 없다.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건 없다."라는 굵직한 내레이션이 말해주듯이 톰은 이제 그 스스로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도전하려 한다.
 
우리의 삶과 인생은 수많은 우연이 지나쳐 온다. 그리고 그 순간을 통해 운명이라 생각한 순간을 맞이하지만 그것은 수많은 우연적 일에 의해 생긴 일부에 불과하다. 운명과 같은 사랑, 운명과 같은 인연… 이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 우연이자 허상에 불과하다. 결국, 우리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운명이 될 수 있는 '인연'이 찾아오게 돼 있다. 톰은 결혼한 썸머를 벤치에서 만나고 그녀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듣게 되고 지금의 면접 장소에 만난 여성과 대화를 하며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썸머는 진정한 '인연'을 만나기 위한 수많은 우연의 일부였고, 결국 그 인연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얼마든지 만들어 질수 있음을 말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그동안 내레이션을 통해 움직이던 톰은 내레이션 성우의 말이 시작되려는 그 순간 과감하게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한참을 망설이던 그녀는 선약을 취소하면서까지 데이트를 승낙하고 간단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장면에서 영화 속 톰을 비롯한 스크린 밖의 관객들은 '아'라는 탄성을 자아낸다. 왜 이 영화의 제목과 여주인공의 이름이 '썸머'였는지를…
 
사실, 톰과 그녀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그녀는 톰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으며, 만약 톰이 조금만 늦게 왔어도 그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이 순간은 운명이란 단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결국 '인연'이란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자신의 결심과 판단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며 톰은 자신의 판단을 믿었다. 이제 그가 새롭게 맞이한 500일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500일의 썸머]의 엔딩은 사랑을 소재로 한 수많은 영화 중 가장 큰 공감과 함께 오랜 여운이 담긴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지나간 운명과 사랑에 너무 아파하지 않기를, 이 또한 스쳐 지나간 우연에 불과하며 '인연'은 우리의 의지에 의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유쾌한 방식으로 위로해준다. 우리는 그 아픔을 통해 성숙해 질 수 있음을 말이다.
 
이 기사를 읽은 독자들 모두 아름다운 '가을'과 같은 인연과 운명을 만나시기를 기원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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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00일의 썸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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