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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사상 가장 어정쩡한 영화 '간첩'

12.09.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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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서 이목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으로 서로간에 죽고, 죽이는 전쟁과 냉전시대의 산물인 간첩들의 이야기들이 영화의 소재로 단골처럼 등장하곤 한다.
 
1999년 흥행신화를 이루었던 <쉬리>를 시작으로 꾸준히 제작되어왔는데 하지만 최근 이 영화를 제외하고도 원신연 감독의 <용의자>, 류승완감독의 <베를린>, 박홍수감독의 <동창생>, 장철수감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같은 영화들이 간첩을 소재로 현재 열심히 촬영 중에 있다.
 
상반기 <연가시>로 흥행배우 반열에 오른 김명민이 이번엔 힘을 쫙 빼고 편하게 촬영하였다던 <간첩>을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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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에 누구나 겪는 전세금인상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이면서, 불법 비아그라를 판매해서 가정을 꾸리는 남파 22년 차 간첩, 암호명 '김과장'으로 나오는 김명민, 아이를 키우며 억척스럽게 사는 동네 부동산 아줌마, 여간첩 암호명 '강대리’ 염정아. 공무원으로 명퇴 후 탑골공원에서 시간 때우는 독거노인, 신분세탁 전문 간첩 암호명 '윤고문' 변희봉. 소 키우면서 FTA반대에 앞장선 귀농청년, 해킹전문간첩 암호명 '우대리'가 이 영화의 주된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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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고정간첩으로 북한의 공작금을 받지 못해 스스로의 생계와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공감은 충분하지만 그것을 설명함에 있어 김명민을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영화초반 자막으로, 인위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끝으로 각 역할에 대한 기본내용만 배치를 해 놓았지 특별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못할뿐더러 그렇다고 웃음을 주는 요소 또한 거의 없어 영화초반 지리멸렬한 흐름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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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간첩은 코믹, 액션이 적절하게 가미한 영화는 틀림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김명민이 고정간첩으로 숨어 지내다가 국정원에 노출되는 장면이 있는데, 김명민이 촛불시위에 참가해서 간첩으로 발각되는 장면과 정겨운이 한우지킴이를 자처하며 한미FTA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과연 간첩이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행동을 할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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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이들은 간첩이라는 본연의 사명과 생활고라는 현실을 전면에 배치하여 그것에 대한 고민과 사연을 다뤄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영화의 소재로써만 활용하며 추석개봉이라는 대 전제아래 코미디적 요소를 삽입하려고 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그들의 사명에 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반쪽자리 영화이며 코미디적 요소를 넣어야 한다는 강박관점은 있을지언정 영화에서는 전혀 웃을만한 공간을 찾을 수 없는 어정쩡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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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추석시즌에 맞춰서 나름 '생활형 간첩'이라는 소재로 공감을 유도하고, 감동+코믹하게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어정쩡한 영화,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김명민은 이번에도 역시 영화를 선택하는 안목은 절망적으로 없는 것 같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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