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사랑에 열정을 일으킬 두 편의 영화.
13.01.14 12:55
<나의 로맨틱 가이드> 감독 : 도날드 페트리 / 니아 빌다로스, 리처드 드레이퍼스
요즘 ‘힐링’ 열풍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 ‘힐링’이 된다고들 한다. 여행은 여유를 갖고 나를 돌아보게 하고, 그 속에서 나만의 자유를 얻으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해준다. 그러고 보면 지금, 사람들은 여유가 없나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빠름’을 좋아하는지 이제는 광고에서마저 ‘빠름~, 빠름~’을 외치고 있다. 여행은 빠른 인생에서 ‘쉼표’와도 같으니 ‘쉼표’가 필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쯤은 여행을 꿈꾼다. 그런데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일로 하면 여러모로 손해다.’라는 말처럼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에 나오는 여행 가이드 ‘조지아’는 그 아름다운 그리스에서 기계처럼 관광객들을 가이드하며,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낸다.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주인공 ‘조지아’를 통해 열정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사는 인물이 진정한 자신을 찾기까지의 힐링 과정을 보여준다. 그 치유 과정에는 괴로운 인생을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자 지루한 농담을 달고 사는 할아버지 ‘어브’와 말없는 운전사 ‘푸피’가 있다. 특히 ‘조지아’가 마법의 바위 앞에서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이 있다. 가이드 일에 회의를 느끼고 그리스를 떠나리라 결심한 그녀에게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진정한 사랑 즉, 행복이 눈앞에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을 하는 그녀. 이 모습을 본 ‘어브’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마법이 아니라 장애물을 찾고 있어." 그는 원하는 것을 앞에 두고 안 될 이유만 찾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던 것이다.
‘조지아’가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법, 어울리는 법을 배워 자신의 일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며 영화는 해피엔딩이 된다. 여행 중에서 발견되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영화는 그 가치에 대해 확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어떤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여행과 만남이라는 과정을 통해 그 해결책까지 제시해주었다. 때문에 주인공이 미소를 되찾을 때 과정을 따라간 관객도 진심어린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가 힐링 과정을 통해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면 <If only>
‘사만다’의 남자친구 ‘이안’은 같이 있어도 상대가 외로움을 느끼게 할 만큼 일에만 몰두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는 어느 날 의문의 택시기사를 만나고, 마법처럼 악몽 같은 일을 겪으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된다. 주제가 사랑이니만큼 그 소중한 사랑에 대해 깨닫고, 그를 지키기 위해 결국 죽음을 택하지만 ‘사만다’에게는 그의 진심을 전할 수 있게 된다. 그에게 가장 소중한, 그녀를 가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계산 없이 사랑하는 모습을 몸소 실천한 ‘이안’. 사랑을 테마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곧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라는 넓은 의미로도 확장시킬 수 있다.
'하루'라는 시간적 배경, 그리고 '런던'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영화를 극적이고 로맨틱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 즉 소중한 것이 죽음으로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극적인 요소를 사용할 만큼 인생에서 계산 하지 않는 행복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시간은 어쩌면 사랑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뿐일지도 모른다. 영화 속 택시기사의 말처럼 “운명, 참 얄궂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