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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리뷰] 한국 최고의 액션영화 '베를린'

13.01.3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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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베를린>. 감독과 배우, 시나리오까지 다 마음에 들어 2013년, 가장 기대하게 했던 영화였다. 1월 30일 개봉을 앞두고 29일 전야개봉을 해 바로 예매해서 영화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국내의 액션 영화는 해외에서 만들어진 리얼 액션 영화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액션신도 대부분 대역이 맡아서 하기 때문에 그 역할에 대한 몰입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베를린>은 확실히 다른 국내 액션 영화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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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배우, 영화의 배경, 대역 없이 리얼한 액션까지, 영화 <베를린>은 2013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불러들이기에 충분히 매력 있다. 액션 장르에 있어 단연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류승완 감독이 2013년 상반기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 <베를린>으로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류 감독은 촬영 전, 직접 액션 연기 시범을 보였고 액션 연기를 할 때 공간이라든지 동선 등을 고려해 최고의 장면들을 만들었다. 거대한 국제적 음모가 숨겨진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라는 당대 최고의 배우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담아내며 전에 없던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의 진수를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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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극 중 캐릭터들의 복잡한 관계도가 별다른 설명 없이 진행되기도 하고, 외국어가 많이 나와 자막을 따라가다 보니 영화의 초반에는 이 영화를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지나간 부분을 계속 생각하다 보면 그 다음 장면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영화의 분위기와 흐름을 그냥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간단한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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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불명, 지문마저 감지되지 않는 일명 ‘고스트’ .북한의 비밀요원 표종성이 반제국주의 아랍연맹과 무기 거래를 한다. 그 무기 거래의 현장을 한국 국정원 요원인 정진수가 추적하며 쫓고 쫓기는 액션으로 극은 시작된다. 하지만 정진수는 결국 표종성을 잡지 못하고 복수를 다짐하며 본부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정권 교체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베를린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된 동명수는 재 베를린 북한 대사의 통역관이자 표종성의 아내인 연정희를 반역자로 몰아간다. 동명수는 이를 빌미로 숨통을 조여가며, 표종성의 모든 것에 위협을 가한다. 표종성은 동명수의 협박 속에서 연정희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녀를 미행하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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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 요원 정진수, 북한의 비밀요원 표종성, 베를린을 장악하려 북한에서 온 동명수, 북한 대사의 통역관 연정희, 이 네 인물을 중심으로, 시작부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영화의 캐릭터 및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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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 국정원 요원 정진수는 극을 이끌어나가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얽히고 설킨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누가 어떻게 배신을 하게 되는지 정진수를 통해 알게 된다. 극의 후반부에는 이념을 넘어선 인간적인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진수 역할을 맡은 한석규는 한국 국정원 요원을 충실히 표현했다. 그 동안 쌓아왔던 탄탄한 연기력으로 약간 능청스럽고 어떤 때는 허당 같지만, 의리 있고 카리스마까지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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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밀요원인 표종성. 당의 명령이라면 죽는 시늉까지도 할 만큼 충성스러운 요원이다. 북한에서 제일 능력 있는 영웅으로 간주되지만 아내보다 당이 우선시된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동명수의 배신과 음모로 위협을 당하며, 아내 연정희를 지키는 남자 중의 남자라고 할 수 있다.
표종성 역할을 맡은 하정우는 정말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정우는 극을 이끌어 나가는 가장 중심적인 역할로서 표정, 몸짓, 액션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표종성 그 자체였다. 대역 없이 소화한 리얼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강렬한 눈빛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어떠한 특정 장면이 떠오른다기보다 그냥 하정우가 영화 자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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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명령으로 베를린을 장악하려고 북에서 온 동명수, 극 중 가장 비열하고 악랄한 인물이다. 자신이 계획한 일이라면 앞 뒤 생각하지 않고 배신과 음모를 꾸민다. 자신의 일에 방해되는 것이 있으면 사람을 죽이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동명수 역할을 맡은 류승범은 정말 카멜레온 같은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유쾌하고 코믹한 연기에서부터 소심한 천재수학자, 비열하고 광기어린 배신자까지, 어떠한 역할을 맡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극 중 캐릭터에 너무 몰입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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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사관의 통역관이자 표종성의 아내인 연정희, 상사의 명령으로 접대까지 하게 되는 그녀이다.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꼭두각시처럼 들려오는 말을 그대로 전하는 통역관 역할을 한다. 본인에게 무심한 남편 때문에 여자로서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연정희 역할을 맡은 전지현은 최근 영화 <도둑들>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베를린>에서도 전지현의 액션 연기를 기대한다면 실망이 클 것이다. 나 역시 그랬기 때문에. 북한말도 살짝 어색했고, 단지 청순한 여인인 연정희를 표현하기에 전지현라는 배우가 너무 아까웠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역할이었지만 그다지 존재감이 크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영화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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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남북 첩보 액션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남북 간의 이념적 차이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그린 영화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극의 전개는 그렇지 않았다. 북한의 정권을 잡고자 하는 배후의 세력이 북한 내부의 갈등과 배신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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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영화의 초반부터 숨 막히는 총격전과 추격전으로 긴장감을 조성했으며, 웃음기 하나 없는 블록버스터 첩보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숨을 고를 잠시의 시간도 주지 않았다. 영화의 초반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긴장하게 한 영화, 솔직히 액션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스토리의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저 장면은 왜 저렇게 된 것일까’ 궁금한 것은 많았지만 생각할 겨를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극의 전개 때문에 모든 장면을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약간의 코믹적인 요소들이 가미될 줄 알았지만 끝까지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은 없었다. 단지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들이 많이 연출되었을 뿐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와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개봉 첫 날 27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베를린>. 하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다 보면 실망이 큰 법이다. 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진정한 액션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이다.
 
별점 : ★★★☆
 
 
박주혜 인턴기자 (juhye1024@happyrising.com)
 
(사진=영화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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