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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메트리 리뷰] 구원의 '손길'이 절실한 영화

13.02.2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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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밥 3년차의 강력계 형사 양춘동(김강우)의 관할 구역에서 여자아이가 유괴되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 중, 자신이 우연히 보았던 거리의 신비로운 벽화와 사건 현장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춘동은 그림을 그리던 준(김범)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그를 체포하지만 준이 손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만지면 과거를 볼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준은 자신의 능력을 자책하며 혼자 살아왔지만, 그 능력을 통해 알게 된 범죄 사건의 단서를 그림으로 그려왔던 것. 하지만 결국 그 그림으로 인해 아동 유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준이 사건의 열쇠를 쥔 유일한 목격자라고 확신한 춘동은 그의 능력을 이용해 사건의 진범을 추척하기 시작한다.
 

*소재는 훌륭했는데...
손이 사물에 닿으면 과거나 형상을 볼 수 있다는 '사이코메트리'는 실제로 FBI와 같은 범죄 기관에서 참고하고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러한 '특별한 능력'의 소재를 잘 발굴해 컨텐츠화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문제는 이렇게 나쁘지 않은 컨텐츠를 얻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면 큰 문제다. <사이코메트리>의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이 영화가 의지하는 것은 사이코 메트리 라는 능력이 있고 김강우와 김범 두 미남 스타가 주연한 영화라는 점이 전부이다. 사실 이 영화에 불안한 느낌을 감지 했을때는 첫 장면 의외의 까메오를 등장시켜 코믹적인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부터였다. 물론 스릴러 장르라고 까메오와 코믹적 요소를 빼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 가벼움이 지나치다 싶어 영화의 긴장감을 잡아먹을 정도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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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전에 리뷰를 했던 <잭 더 자이언트 킬러>의 브라이언 싱어감독의 방식과도 대비가 된다. 그의 연출이 유머와 긴장감의 비율을 적절하게 계산한 것과 다르게 <사이코메트리>는 뜬금없이 등장하는 가벼운 요소들이 방해가 될 정도다. 특히, 양춘동 캐릭터가 보여주는 가벼운 면모를 감독이 약간 자재해줄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에 대한 지나친 간과다. 물론 이 능력에 영화에서도 언급하리 만큼 대단하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게될 관객이 느끼기에는 '대체 이게 어느정도 대단한데?' 정도에서 끝날 정도로 사물을 통해 과거를 보는 거에만 끝난다. '사이코메트리'에 대한 에피소드와 정보가 한정적 이다 보니 관객이 이 소재에 매력을 느끼기에는 요소 하나하나가 너무 부족했다. 주인공이 '사이코메트리'를 하는데 제한을 두거나 패널티같은 요소를 적용하거나 아니면 이러한 능력에도 등급과 같은 진화적 요소를 추가했으면 어땠을까? 그러나 그러기에는 역시나 부족해보이는 각본과 감독의 연출력이 문제였다. 이와같이 너무많은 단점을 영화가 노출했는데 우선은 캐릭터들의 설정 부터 살펴보겠다.
 

*캐릭터들이 잘못했네
우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캐릭터에 대해 관심과 정을 가져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사실 너무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작품의 비슷한 장면과 설정이 나오면 실망하기에 이른다. 우선 김범이 맡은 주인공 '사이코메트리'의 설정을 보자. 이 캐릭터는 능력이 생기면 눈이 변해 락카를 이용해 벽에 그래피티 그림을 그리는 특징이 있는데 혹시 이 캐릭터 어디서 많이 봤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미드를 조금이라도 봤다거나 관심이 있다면 이 캐릭터는 [히어로즈 시즌1]에 나왔던 마약을 하면 미래를 예언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 아이작을 모티브 했다는 것을 알수있다. 그것도 너무 적나라 하다는 것을 직접 보면 알게 된다. 물론 둘을 비교하기에는 설정에 다소 차이가 있다. 아이작은 어느날 약물을 했더니 갑자기 문제의 능력을 얻게 되었고 준은 태생부터 그런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작은 인과의 과정이 충분한 방면 준에 대한 에피소드는 언급이 전부다. 왜 이 주인공이 이러한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배제시키고  오로지 이 능력때문에 상처받은 과거만 부각시켜 캐릭터들의 특별한 능력에 대한 매력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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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영화의 중심축인 두 주인공에 대한 심리적 묘사도 단순한 선에서 그치고 만다. 특히 이들이 영아살해범을 잡으려는 이유에 대해 각각 인과관계를 설정해 두었지만 그것은 캐릭터들에 대한 과한 감정이입 수준에 그치고 만다. 그래서 이들은 감정만 앞서고 이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결함많은 주인공들 인지라 긴박해야할 스릴러의 분위기를 스스로 갉아 먹는다. 때문에 관객이 이들에게 정을 붙이고 보기에는 적잖이 불편할 뿐이다.형사와 사이코메트리를 연기하는 두 남자 배우의 연기도 평범할 뿐이다. 김강우는 다혈질에 감정적인 인물이고 김범은 드라마에서나 보여주던 평범한 연기를 답습하고만 있다.
 

*각본도 잘못했네
영화를 보면 이상하리만큼 긴장감이 없다. 아무리 캐릭터들을 버린다 하더라도 이야기의 맥락은 살아있게 마련인데 영화는 이 중점 맥락에 대한 갈피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다. 대체 관객이 사이코메트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아니면 영아살해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각본 스스로도 '사이코메트리'에 대해 간략한 설명으로 만 넘기고 부가설명과 세부적인 스토리를 피하는 마당에 살해사건으로 관점을 옮기려 했더니 이 부분도 어딘가 모르게 개연성이 부족하다. 미스터리 요소가 강해야 할 범인은 중반 쉽게 정체를 들어내버리니 그렇다면 어디에 흥미를 붙여야 하는 것인가? 긴장감을 즐기기에는 전자에 언급된 캐릭터들의 성격이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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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큰 실수는 영화가 너무나 쓸때없는 군더더기 같은 요소에 시간낭비를 하고있는 부분이다. 특히, 문제의 아이가 납치되는 부분을 긴박하게 살리지 못하고 굳이 아이의 가정사와 연계시켜 이야기를 늘어지게 하는 장면과 사건의 흐름과 관련없는 전 사건에 납치된 아이의 부모 이야기를 왜 굳이 넣어서 줄거리의 흐름을 방해했는지 의문이다. 이럴 시간에 사이코메트리에 대한 부가 설명과 미스터리를 강화해 관객이 영화에 집중하도록 방향설정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소재를 못 받쳐주는 부족한 각본이 문제였다.
 

*감독도 잘못했네
사뭇 이 영화의 감독이 궁금해진다. 알고보니 전작인 <평행이론>을 연출한 권호영 감독이었다. <평행이론>과<사이코메트리> 모두 다 B급적인 이론과 초현실적인 공통적인 소재를 가지고 있는데 감독은 이를 그럴듯한 주장인것처럼 제시하며 영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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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작인 <평행이론>도 각본과 설정면에서 허점을 노출했고 이론과 사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허무하게 종결지은 범작에 불과한 작품이다. 감독은 이러한 실수를 왜 되풀이 하고 있었던 것일까? 분명 권 감독이 비슷한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찍으려는 것을 본다면 본인만의 개성과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좋은 소재를 갖고도 완성도에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은 좋은 각본에 대한 부재가 잔재하고 있는것 같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 와 감정선 마저 통제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 감독 스스로도 영화의 향방을 잡고 있지 못했던것 같다. 다음에 권 감독이 다시 연출 기회를 잡는다면 영화의 관점과 방향을 하나로 통일시켰으면 한다. '사이코메트리'를 만든다고 하면은 여기에 대한 에피소드에 메인테마로 잡고 미스터리를 부가적인 이야기로 넣어서 긴장감을 조금씩 높여주면 되는 것이다.  때로는 너무 완벽한 작품을 원했거나 욕심이 작품을 망칠때가 있다. <사이코메트리>는 그러한 잔재가 낳은 아쉬운 사례이며 또 하나의 반성과 교훈을 남겨준 작품으로 기억되어질
것 같다.

평점: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배급사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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