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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리뷰] '링컨'이 조연인 '링컨 영화'

13.03.02 15:28

 
 
*줄거리
미연방 역사상 가장 아픈 상처로 기억될 남북 전쟁. 그 사이에 노예제도가 있었다. 모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 링컨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 노예제 페지 역시 물거품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전쟁 종결 이전에 헌법 13조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하지만 수정안 통과까지 20표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남부군으로부터 평화제의가 들어온다. 전장에서 흘리게 될 수많은 젊은 장병들의 목숨,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모든 인류의 자유,그 무엇도 포기할 수 없는 링컨에게 위대한 결단의 순간만이 남아 있는데...
 

*미국 역사에 대한 이해 필요
우선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결정을 했다면 그전에 이 영화의 배경상황에 대한 이해가 좀 필요 할것 같다. 남북 전쟁의 시작은 노예제도 폐지여부를 놓고 찬성론자들이 모여있는 남부와 폐지론자들이 모여있는 북부로 나뉘어 1861년 에서 1865년 까지 4년동안의 전쟁인 사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링컨이 있는 북부가 승리하게 되는데 영화의 배경이 된 시기는 전쟁이 끝나기 4달전에 있었던 역사적인 정치적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바로 '헌법 13조 수정안' 인데 이 수정안 통과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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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쟁이 노예 해방을 전제로 달고 있었지만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합법적인 노예 해방에 관한 법안은 없었고 일부 북부인들도 흑인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들 파다했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과 갈등 같은 해결해야 할 일이 산재하자 링컨은 '헌법 13조' 를 수정해 흑인들의 합법적인 해방을 선포하려 한다. 그리고 기나긴 전쟁을 끝나기 위해 남부와의 협상도 동시에 비밀리에 진행된다. 이를 놓고 미국 국회는 거센 논쟁에 들어가고 이후 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통과를 위한 정족수는 20표가 모자른 상태다. 반대파인 민주당의 맹공과 더불어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 마저도 링컨이 남부와의 평화 협상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급진주의자들이 있어 '헌번 13조'에 대한 수정안 통과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바로 이 역사적인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즉, 이 영화에 스필버그가 자랑하는 특수효과나 스펙타클한 전쟁신이 나올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기대를 접어두는게 좋은 것이다. 이 영화는 정치 영화고 대통령 링컨의 인간적인 고뇌와 결단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한 영화다.
 

*진짜 주연은 '헌법13조 수정안'
영화 제목인 '링컨'에 비해 영화를 보면 이상하게 링컨 대통령에 대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것 같은 느낌이든다. 물론 링컨은 영화의 주연이고 비중은 가장크다. 하지만 이상하리 만큼 영화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영화의 제목을 '링컨'이 아닌 '헌법 수정안 13조'라고 바꿔도 무방할 정도로 영화는 이 문제적 법안 통과 과정에 관점을 두고 이와 관련된 주변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면 이 법안이 이렇게 대단하고 영향력 있었던 건지 의문이 들 정도지만 스필버그는 이를 긴박한 정치 스릴러와 드라마를 적절하게 사용해 이 법안의 의미를 크게 부여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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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찌보면 링컨은 정치 영화의 정점을 찍었다 봐도 무방하다. 우선 결론적으로 이 법안이 통과 되었으니 지금의 흑인들에 대한 자유와 인권중시가 생겼다. 하지만 영화는 이 통과 과정의 뒷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담게 되는데 과반 이상을 넘길 남을 20표를 얻기위해 링컨과 참모진이 20명의 의원들을 회유하고 거래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사실 이 과정을 놓고도 도덕적인 논란이 있었다고 하지만 영화는 이를 정의를 위한 결과로 담고있으며 이부분을 지루하지 않고 유머적으로 그려놓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19세기 미국 국회의 풍경이다. 이 부분은 현재의 우리에게 너무나 생소하고 재미있는 부분인데 민주주의 기초의 발상지라 해도 무색한 미국국회는 지금의 우리 국회의 모습보다 더 심한 '막장' 그 자체의 모습이다.
 
절차를 중요시 여기기는 하지만 이들이 발언하는 내용들은 여야를 넘어 서로에게 모욕과 비하를 주고받는 장면이 그것이다. 심지어 민주당의 한 의원이 링컨을 향해 "위대한 에이브라함 아프리카누스 1세 폐하 라고..." 비아냥 거리는 장면이 가관이다. (아프리카누스는 한니발로 부터 로마를 구한 스키피오 장군에게 내린 칭호로 '위대한 아프리카의 장군'이란 뜻. 여기선 링컨을 아프리카 흑인들의 일부라고 비하한 부분이다.) 난장판 이었던 19세기 미국 국회를 현실감 있게 그린 이 장면은 영화의 압권이며 특징이기도 하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문제의 투표 방식이다. 대게 비밀 투표를 지향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공개적으로 후보 한명한명에게 찬반 여부를 물어보는 방식이다. 그제서야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링컨과 참모진이 열심히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는지 알게된다. (하긴 우리나라 국회도 버튼을 누르면 찬반을 누른 의원의 모습이 화면에 표시되기도 한다.) 민주주의란 피를 먹고 자란다 라는 말과 논쟁과 논란을 통해 발전해 가는 과정이란 점에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19세기 민주주의 정치의 현실은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도 꾀 의미있는 부분이다.
 

*정치 영화의 정점
대게 우리에게 잘 알려진 <JFK><닉슨>과 같은 올리버 스톤의 정치영화나 <왝 더독>같은 영화들은 음모론과 특정 문제인물에 대해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과 다르게 '링컨' 은 이를 다르게 그리려 한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2시간 30분이 넘을 정도로 길다. 그래서 영화의 한장면 한장면의 의미를 생각하려거나 19세기의 풍경을 구경한듯 흥미롭게 감상하지 않으면 늘어지는 이야기에 지루해 할수있다. 그것보다 아직 우리 관객에게는 정치 소재의 영화가 제대로 대중에게 관심을 받거나 흥미를 가져본적이 없는게 서글플 뿐이다. 물론 실제 정치가 전자에 이야기 했던 난장판 국회 같으니 누가 좋아 하겠나? 그래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려면 철저히 링컨의 시선과 입장에서 봐야 흥미를 가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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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재 링컨에게는 두가지 미션적 상황이 주어져 있다. 기나긴 남북전쟁을 끝냄과 동시에 앞으로 흑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서 '헌법 수정안 13조'를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제 승기를 잡은 상태라 굳이 두 가지를 다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링컨은 이 둘을 모두 이루려 한다. 전쟁을 조기에 끝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하며 흑인들의 자유를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전세계와 더불어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서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는 이 두가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설득하고 방문하고 해결하는 링컨의 미션 수행을 반영하고 있다. 야당의 방해와 더불어 여당 내부의 적까지 등장하고 투표전 까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발생시킴 으로써 영화는 정치영화의 정점을 보여주려 하고있다. 폭력을 사용할수 없고 오로지 설득과 이해만으로 싸워야 하는 한 인간의 고군분투라는 점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에 관심을 가지건 안가지건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캐릭터 설정과 연기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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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해 질 수 있는 영화를 생동감 있게 살려낸 것은 명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캐릭터들의 설정이 더 한 몫을 했다고 봐야겠다. 이 캐릭터들은 영화속에서 모두 각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링컨>은 이번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 그만큼 '링컨'에 대한 상징성과 더불어 이를 연기한 명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우리가 생각 하기에 키크고 카리스마를 가진 링컨과 다르게 노쇠하고 가는 목소리에 심각한 상황에서도 농담과 유머를 즐기면서 때로는 피로감에 힘들어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갖고 있으며 아버지 이자 남편이기도한 여러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남자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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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토미리 존스가 맡은 '태디어스 스티븐슨' 의원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영화의 후반부 드라마를 책임지는 반전과 같은 역할을 하게되는데 토미 리 존스가 특유의 무표정하면서도 침착하고 냉정한 표정 연기를 시종일관 유지 하는 점이 압권이다. 그리고 '링컨'의 아내 메리 토드 역을 맡은 셀리 필드의 연기가 압권이다. 링컨의 아내로서 그를 보필하지만 때로는 그 앞에서 신경쇄약적인 증세를 보여 링컨을 힘들게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는 역할인데 그녀의 반응에 따라 영화의 전반 후반부의 상황이 달라진다는 점이 꾀 재미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상황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의외의 인물이란 점이 재미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짧게나마 맡은 링컨의 아들 역할도 그렇다. 짧은 배역이지만 그의 캐릭터는 링컨이 헌법 수정안 13조를 통과 시키도록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다.
 

*이 시대에 링컨이란..
1년전 <링컨: 뱀파이어 헌터>라는 영화가 등장했었는데 원작은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이라는 소설 이었다. 링컨이 미국내에 있는 뱀파이어들을 사냥하는 헌터였다는 설정을 가지고 만든 작품인데 영화가 액션물에 치중한 반면 원작이 말하고자 한 메시지는 뱀파이어 같은 미국의 화합을 방해한 세력들을 물리친 링컨을 헌터로 비유해 현재의 미국의 정의가 올바로 잡혀졌는지 우리에게 묻고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링컨'이란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정의와 올바른 일을 뜻한다. 스필버그의 <링컨>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바로 자신들의 선조들이 만들어낸 '헌법 수정안 13조'의 의미를 되새기는 동시에 자부심을 갖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록 미국의 역사이지만 링컨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의는 전세계를 위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연 우리는 우리 주변의 약자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지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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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But 재미있게 보기에는 지루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배급사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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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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