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악동 영화감독들의 철없던 시절의 문제작들

13.03.07 09:48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의 출연진인 '악동 뮤지션'이란 팀이 인기다. 그만큼 기존의 음악과 다른 참신함과 특유의 개성으로 자신들의 남다른 끼를 발휘하게 되었을때 대중들은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계에도 이들 못지않은 악동들이 있었다. 이들은 8,90년대 '비디오 키즈'시절의 영웅들이었고 기존의 영화를 보고 평하던 관념을 모두 무시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고집하며 논란의 문제작들을 들이대며 굳센 의지를 자랑했었다. 그들이 내놓은 작품들은 수많은 논쟁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영화라는 예술은 지금도 진보되어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대중매체로 발전할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 그들은 젊었을 때의 혈기가 사라졌는지 상업영화와의 연장선에 서 있어 예전의 패기를 많이 잃어보인듯 하지만 그들이 남긴 문제작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뇌리와 기억속에 언급될 정도로 전설이 되었다. 최근 샘 레이미와 쿠엔틴 타란티노가 잇달아 신작을 발표했다. 한 감독은 대중과의 소통을 또 한명은 여전히 철없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의 두려움이 없던 '악동' 본질은 영화의 곳곳에 살아있었다. 한때 악동이었지만 지금은 성숙한 거장이 되었던 악동 감독들에 대해 알아보며 우리들에게 큰 충격과 더불어 수많은 매니아들을 양성했던 문제 악동 감독들의 대표적인 문제작들에 대해 알아보며 이 작품들이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1.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 '3류 철학' 수다쟁이의 탄생
 
4.jpg

 
쿠엔틴 타란티노는 뼈속부터 깊이 '영화광'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본인 스스로가 감독이 된 인물이다. 영화광이었던 모친을 따라 어렸을 때부터 극장을 전전한 그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영화에 빠지다가 LA의 비디오점 점원으로 취직하고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의 꿈을 키우며 파란만장한 영화인의 삶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탄생한 전설적인 문제작 <저수지의 개들>은 단 돈 15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일주일 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만든 데뷔작 이었다.
 
 
5.jpg


1992년/상영시간: 99분/ 출연: 하비 카이텔,팀 로스,마이클 매드슨,스티브 부세미
 
 
*줄거리
LA의 어느날. 폐허의 텅빈 창고 안. 대규모 보석 강도를 위해 서로를 전혀 모르는 6명의 프로갱들이 한곳에 모인다.
이들을 한곳에 불러 모은 장본인은 프로패셔널 도둑인 죠 캐봇과 그의 아들 나이스 가이 에디.

다이아몬드 도매상을 강탈하는 보석강도의 전 과정을 지휘하는 이 두 사람은 6명의 갱들에게 각각의 가명을 지정한다. 미스터 화이트, 미스터 오렌지, 미스터 핑크, 미스터 블론드, 미스터 블루, 미스터 브라운. 서로의 신분을 노출시킬 어떠한 정보 교환도 하지 말 것을 지시한다. 피로 뒤범벅이 된 보석 강도의 현장. 죠 캐봇과 에디가 지정한 장소에서 지정한 방법으로 거사에 대성공한 갱들은 그들 앞으로 돌아올 거액을 꿈구며 환호성을 지른다. 그러나 환호성은 잠시, 그들의 강도짓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을 발견한 그들은 경악한다.
 
*설명
영화는 초반부터 검은 슈트를 입은 남자들의 수다로 시작한다. 공교롭게도 오프닝 첫 대사를 날린이가 타란티노 본인이었다. 마돈나의 노래 'Like a virgin' 에 대한 노래 해석에 대한 수다를 비롯해 막판에는 식당 직원에게 팁을 줄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하는 하찮은 이야기에 긴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이 장면은 이후의 타란티노 작품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영화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대사들이 많고 수다쟁이 들이며 하찮은 날강도나 3류 마피아에 지나지 않다. 그러나 이들의 대사 하나하나에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철학들이
내재되어 있다. 말 그대로 '개똥철학'이지만 결론적으로 본다면 이들 모두는 인격체며 본인들만의 세계를 갖고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검은슈트를 입고 한껏 멋을 부리고 품위를 보이려 하지만 이들이 갖고있는 3류 본성은 변하지 않아 언제나 비극적 최후를 맞거나 황당한 사건을 당하기 마련이다.
 
타란티노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독특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고 이들 모두 각자의 잡스런 이론을 설파하며 자신을 들어내고 이야기 하고는 한다. 그런 독특한 캐릭터들의 대사는 관객들로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긴 썰을 읊은다 한들 전혀 지루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엄청난 수다쟁이라 불리는 타란티노 답게 자신의 생각과 철학 그리고 시덥지 않은 농담을 캐릭터들에 주입하는 이 방식은 현재의 <장고-분노의 추적자>로 옮겨지면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그만의 매력이다. 타란티노는 이야기 구성순서 마저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작자다. <저수지의 개들>은 시간순의 전개를 거부하고 각 캐릭터들의 시점과 회상으로 화면 전환을 하며 영화를 보던 관객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결국 이것이 영화의 결말에 들어오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게 되니 잠시나마 이야기 순서를 갖고 장난하던 이 방식은 이후의 그의 작품과 영화 후배들의 귀감이된다. 특히 그 다음 작품 <펄프픽션>의 의도된 에피소드 순서를 영사기 기사가 착각해 직접 편집해 상영시킨 국내의 사례는 유명한 일화다.
 

2. 샘 레이미의 <이블데드>- 전기톱으로 고정관념을 썰어버린 '강인한 똘끼'
 
 
6.jpg

 
샘 레이미는 대중에게 <스파이더 맨><사랑을 위하여>같은 액션,멜로물 감독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전세계 호러팬들을 열광시킨 '공포영화의 제왕'이라 불려도 무방한 감독이다. 전자의 타란티노처럼 '영화광'인 그는 무려 10대 시절부터 감독 데뷔를 했고 전설의 문제작 <이블데드>는 22살에 완성하게 되었으니 그 당시 그의 겁었는 '똘끼 충만한 패기'를 마음껏 뽐낼수 있었던 시기였다. 재미있게도 이 당시 그의 이 패기를 인정하고 영화를 처음 공개한 장소가 거장 감독들과 예술혼이 충만한 예술인들이 모이는 칸 영화제 라는 점이 흥미롭다.
 
 
7.jpg


1981년/상영시간: 85분/ 출연배우: 엘렌 샌드와이스, 브루스 캠벨, 리차드 드매닌코
 
 
*줄거리
여행을 떠난 애쉬(브루스 캠벨 분), 스콧(리차드 드매닌코), 세릴(엘렌 샌드와이스), 셸리(테레사 틸리), 린다(벳시 베이커) 등 5명의 친구는 테내시 경계를 지나 자신들이 머물 깊은 산 속에 있는 집을 찾아간다. 낡은 집을 발견하고 여장을 푼 일행에게 밤이 되자 집 안에 점차 이상한 현상들이 일어난다. 이들은 지하실에서 그림이 있는 오래된 책과 총, 그리고 녹음이된 테잎을 꺼내온다. 테잎에는 이상한 얘기가 녹음되어 있었다. 녹음의 주인공은 아내와 조그만 통나무 집에 은신하면서 칸도르의 옛터를 발굴하는데, 이곳에서 고대 수메르의 매장과 장례식 주문에 대한 책을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죽은 자의 책'으로 직역되는 이것은 귀신들의 부활을 다루고 있으며, 이 책에 대한 주문을 암송하면 귀신들이 되살아난다고 녹음되어 있었다. 이런 내용에 이어 테잎에는 주문을 외는 소리가 이어지고, 이때 겁을 먹은 쉘리가 카세트를 끈다. 테잎을 듣는 것에 대해 옥신각시하던 중, 밖에는 형체 불명의 괴물이 이들을 노리고 세릴이 흉칙한 얼굴로 변한다. 하나 둘 흉칙한 모습으로 쓰러진 친구들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다른 친구를 덮쳐 결국 마지막에 애쉬만 남는다. 총을 쏘아도 죽지않고 살아나는 친구들과 피를 뒤집어쓰는 사투를 벌이던 애쉬. 결국 그 문제의 책을 난로에 집어넣어 태우자 흉칙한 모습으로 달려들던 친구들이 썩어들면서 없어진다. 곧 날이 밝아지고 온통 피투성이인 애쉬리가 밖으로 나갔을 때, 돌연 괴음을 내는 괴물이 달려와 애쉬를 덮친다.
 
*설명
<이블데드>는 현재까지 3편이 나왔을 정도로 호러팬들은 물론이고 컬트 영화팬들에게는 교본이 된 시리즈 물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로에 연극으로 까지 나와 유혈이 낭자한 액션무대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 이제는 당당한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영화팬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에게는 악취미가 나는 작품에 불과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악마들은 <엑소시스트>의 귀신 모습에 온갖 흉축한 모습으로 변형되어 주인공들을 괴롭힌다. 주인공들은 악마들을 죽이기 위해 전기톱 절단과 도끼질 같은 다양한 종류의 잔인한 방법으로 그들을 제거하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괴물악마들에 속수무책일 뿐이다. 솔직히 <이블데드>는 정식으로 공포물이라고 하기에는 참 애매할 정도로 '샘 레이미' 특유의 장난기와 위트가 넘친다. 악마는 재미삼아 웃으며 인간들의 몸을찢고 자신들의 신체를 자해하고 목을 길다랗게 뽑아내며 조롱한다. 그리고 어쩔때는 주인공 애쉬의 모습을 본따 '소인'으로 등장해 귀엽게(?) 주인공의 신체를 망가뜨린다.악취미를 공포와 유머로 바꿔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건 샘 레이미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이다. 이후 <스파이더 맨>,<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같은 상업적인 블록버스터물에서도 그의 깨알같은 악취미는 악당과 크리처로 부활해 영화의 재미를 돋구워 주고 있다. 그의 진짜 재능을 <이블데드>를 통해 확인하고 싶지 않다면 그나마 온전하게(?) 볼 수 있었던 <드레그 미투 헬>을 보기 권한다. <이블데드>의 여성 주인공 버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3. 피터잭슨의 <고무인간의 최후>- 신체해부의 '끝장'을 보여주다
 
 
8.jpg


피터잭슨의 생일은 할로윈 데이다. 그만큼 심상치 않은 날에 태어난 이 아기는 8살때 부터 영화를 찍는 재능을 발휘하더니 성인이 되어 신문사에 일하면서 진짜 영화를 찍기에 이른다. 피터잭슨이 좋아하는 감독들은 래리 하리우젠,조지 로메로 그리고 전자의 악동 샘 레이미였다. 괴상한 감독들의 작품들을 좋아한 만큼 그는 이들의 적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심상치 않은 저예산 데뷔작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9.jpg


1987년/상영시간: 90분/출연배우: 피트오헨,테리포터,마이크 미네트
 
*줄거리
외계인의 침입으로 폐허가 된 카이호로 마을. 죽음의 그림자가 뒤덮인 그곳에 여섯 명의 인간이 도착한다. 지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외계인들은 흐물거리는 몸짓으로 인간에게 다가와 인간들을 사정없이 먹어치우고 있다. 여섯 명의 인간들은 외계인의 씨를 말리기 위해 생사를 무릅쓴다. 수십 발의 총알과 머리를 두 조각 내는 도끼, 30cm가 넘는 징, 나무톱. 상상할 수조차 없는 잔인한 방법으로 외계인을죽이는 지구인들. 거기에는 더 이상의 대화도 감정의 교류도 존재하지 않는데...
 
*설명
샘 레이미와 같은 비슷한 정신세계를 가진 인물을 대라면 과감하게 피터잭슨을 추천하고 싶다. 그 또한 <이블데드>못지않은 전설의 컬트작 하나 만들었으니 위의 포스터만 봐도 엄청난 괴작 포스가 느껴질 <고무인간의 최후>가 바로 그것이다. 외계인과 인간의 전쟁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조악한 특수효과들이 눈에 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계인들의 신체절단을 리얼하게 담아 온갖 악취미의 끝장을 보여주는 정도는 정점에 이른다. 특히나 전기톱을 이용해 외계인의 신체를 들어가 '인체의 탐험'(?)을 즐기는 장면은 이 영화가 얼마나 막장 액션의 정점을 보여줬는지 알만하다. 이 영화의 주제와 의미를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오로지 B급 비주류의 끈기 있는 도전정신과 포기하지 않고 영화를 완성하려는 집념만 보더라도 이 영화가 가지고 가치는 충분히 가상하다. 이후 그가 만든 또다른 악취미의 절정인 <데드 얼라이브>는 그야말로 악취미 상상력의 절정을 보여준 괴작이다. <반지의 제왕>의 골룸과 오크들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는 이 두 작품들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4.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엘 마리아치>- 막장 액션의 탄생을 알리는 첫 포화
 
 
11.jpg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소망은 아주 소박했다. "그냥 영화 대충 찍어서 멕시코 비디오 가게에 팔자." 그래서 1991년 텍사스의 대학교에서 단돈 7,000달러로 장편영화 데뷔를 하게된다. 그게 바로 아래의 작품이었고 로드리게즈는 곧바로 TV스튜디오와 헐리웃에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야심없었던 남자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순간이었다.
 
10.jpg


1992년/상영시간: 81분/출연배우: 카를로스 갈라르도,콘수에로 고메즈
 
 
*줄거리
기묘한 정적이 감도는 한 마을에 마리아치 가수 엘 마리아치와 악당 아주르가 나타난다. 그들은 공교롭게도 둘다 검은 옷을 입고 검은 기타 케이스를 들고 있다. 엘마리아치의 기타 케이스 안에는 그가 가장 아끼는 기타가 들어 있고 악당 아주르의 케이스 안에는 무기로 채워져 있다. 악당 아주르는 그 지역 폭력 조직의 두목 모코의 부하였으나 그에게 배반당하고 자신을 죽이기 위해 감옥으로 부하들을 보낸 모코에게 복수하고 자신의 몫을 차지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선다. 한편 기타 하나만 들고 마리아치를 부르며 방랑 생활을 하는 엘 마리아치는 마을에 들어와 노래할 곳을 찾아 다니는데...
 
*설명
<엘 마리아치>는 로드리게즈의 소박한 소원만큼 너무나 저예산 영화의 절실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다른 감독이라면 아예 사고치는 컬트나 심오한 예술작품에 올인을 하겠지만 로드리게즈의 머릿 속에는 오로지 멋진 액션 영화였다. 이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로드리게즈는 제작과 연출은 물론이고 편집,촬영,미술등의 1인 10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재주를 발휘하기에 이른다. 물론 배고픈 헝그리 정신에 의한 거였지만 말이다. 그러나 로드리게즈의 저예산 액션영화는 헛되게 완성 되지 않았다. 세계 독립영화의 시작과 끝은 <엘 마리아치>가 기준이 된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 영화는 독립영화의 기준과 개념을 한순간에 바꿔버린 걸작이 되었다. 기존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아트'한 영화들만 만들려는 것과 다르게 로드리게즈는 독립영화도 '액션'을 할수 있으며 '막장 액션'같은 독특함이 있다면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었다.
 
낭만적인 히스패닉계 기타리스타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연주를 하며 온갖 휘황찬란한 액션을 하는 장면은 무대포 액션을 선보이던 헐리웃 마저 비웃어 버리기에 이른다. 애사롭지 않은 구성에 개성넘치는 유머와 설정 그리고 무엇보다 '낭만 액션물'이라 불리우는 음악과 자유자재로 총을 사용하는 액션 장면들은 바다건너 오우삼도 울고가게 만들 멋진 이미지를 만들게 되었다. 훗날 로드리게즈는 이 영화의 블루레이를 통해 촬영이 얼마나 투박하고 힘들었는지를 고백했다. 그것이 실제 총기와 콘돔에 이물질을 넣어 잔인한 효과를 유발했다고 하니 헝그리 정신이 만든 이 걸작은 이후 절친인 쿠엔틴 타란티노가 종종 언급하고 사용하는 교과서가 되었다. 이후 이 영화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한 <데스페라도>로 멋지게 부활하며 전세계의 영화팬들에게 다시한번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  이후 로드리게즈 영화는 상업화 속에서도 본래의 괴짜 액션의 본질을 잊지 않는데 최근작인 <플레닛 테러>와<마세티>와 같은 막장 액션물만 보더라도 알수있다. 그는 아직도 악동이다.
 

5. 가이 리치의 <록스탁 앤투 스모킹 배럴즈>- 우연의 일치라 보기힘든 천재적인 연출력
 
 
12.jpg

 
가이리치에게 언제나 붙는 수식어는 '영국의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그 만큼 타란티노 같은 보물을 부러워 하던 영국영화계에 가이 리치 같은 범죄느와르 장르를 성공의 괴도에 올린 감독은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본인은 정작 그런 비교를 당하는걸 거부한듯 남다른 개성을 이 작품에서 발휘했다. 타란티노가 말 장난과 이야기 순서를 바꿔놓고 극적인 액션장면을 취하는 것과 달리 가이리치는 뮤직비디오, CF를 통해 쌓은 내공을 통해 멋진 영상미와 독특한 편집방식을 보여주며 복잡하지만 탄탄하게 계산이 잘 된 각본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완벽 그자체로 끌어올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13.jpg


1998년/상영시간: 105분/출연배우: 제이슨 스타템,제이슨 플레밍,닉 모런
 
 
*줄거리
베이컨(제이슨 스테덤), 소프(덱스터 플렛쳐), 톰(제이슨 플레밍)과 에디(닉 모란) 패거리는 포르노 거물 해리가 여는 포커판에 끼려는 에디에게 가진 돈을 모두 준다. 그러나, 이길 줄 알았던 에디가 졌을 뿐만 아니라 해리에게 빚까지 지게 된다. 일주일 안에 돈을 갚지 않으면 손가락이 잘릴 위기에 처한 에디는 대마초 패거리를 털려는 덕의 계획을 알고 덕 일당의 돈을 뺏기로 한다. 덕 일당이 돈과 대마초를 털어오자 집에서 기다린 에디 일당이 돈과 대마초를 빼앗는다. 에디 일당은 해리에게 빚을 갚고 대마초를 팔아 돈을 챙기기만 하면 된다고 기뻐하지만..
 
*설명
영화를 보게 된다면 위의 인물관계보다 훨씬 복잡하고 방대한 주인공들의 등장에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영화속 사건들은 본의 아니게 꼬이게 되고 머릿속은 복잡해 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정말 집중하고 다신본다면 이 모든 일련의 꼬인사건들이 너무나 절묘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통일되고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믿지 못할정도로 정교한 각본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통쾌한 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일어난다. 가이 리치는 이 복잡하고 수없이 꼬인 이야기를 <펄프픽션>못지않은 영국식 유머로 멋지게 풀어낸다. 그리고 범죄물이 갖고있는 특유의 액션과 배신이 난무하는 장면까지 절묘하게 잘 풀어냈다. 제목 만큼 복잡한 영화 <록스탁 앤투 스모킹 배럴즈>는 가이리치의 정교한 계산과 잘 설정된 캐릭터들이 혼합된 잘 만든 작품이다. 어찌본다면 타란티노의 장점을 잘 활용한듯 하지만 상황을 재치있게 설정하고 꼬이게 하는 재주와 치밀한 각본은 타란티노 본인도 감히 따라하기 힘든 구조다. 이 영화는 90년대 말의 범죄영화의 정점을 보여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위에 언급된 몇몇 악동감독들도 어느새 중년을 바라보고 있고 예전의 과감하고 용기있던 패기력 넘치던 연출력은 더이상 볼수 없게됐다. 나이도 나이거니와 상업영화의 틀에서 안정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후배들을 지원,조력의 역할을 하며 영화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게 이들의 현재의 활동이다. 한때 철없고 막나가던 악동영화 감독들 이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러한 폐기들 덕택에 지금의 영화계는 발전하고 새로운 증흥기를 맞았던것 같다. 심지어 위의 다섯 감독들은 현재 충무로의 내로라 하는 감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니 이들이 우리 영화계에 적지않게 준 영향 또한 매우크다.  지금은 성숙해졌지만 내면에는 항상 '악동의 본심'을 가지며 살아갈수 있기를 이들에게 기대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무비라이징
movierising@hrising.com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